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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단신도시 조감도.
 검단신도시 조감도.
ⓒ 인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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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가 인천 검단신도시에서 추진하는 '누구나집' 사업의 땅값이 원가보다 2배 높게 책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토지 원가 대신 주변 시세를 반영하는 감정평가를 통해 가격을 매기면서 땅값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국토교통부가 이달 시범사업을 시작한 누구나집 사업은 입주민들이 10년간 시세 85~95% 수준의 월세로 거주한 뒤, 분양 받을 수 있는 아파트를 말한다. 분양가는 입주 시점 정해진 감정평가액(매년 시세 상승률 1.5% 반영) 이하에서 정해진다. 시범 사업지는 인천 검단과 경기 화성, 의왕의 공공주택지구로, 지난 8일부터 토지 공모를 통해 사업에 참여할 민간업자를 모집하고 있다.

<오마이뉴스>는 누구나집 시범 사업지인 인천 검단의 공공택지 4곳(AA-26~27, 30~31)에 대한 토지매각공고 가격과 토지조성원가를 비교했다. 토지조성원가는 올해 1월 5일 정부 관보에 게시된 검단지구 개발계획 자금투자계획(용지비+개발비)과 검단신도시 유상 토지면적(판매용 토지)을 토대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택지 조성원가 산식에 따라 산출했다.

3000억원에 조성한 토지, 6000억 받고 팔아
 
누구나집, 인천검단 토지조성원가와 판매가 비교
 누구나집, 인천검단 토지조성원가와 판매가 비교
ⓒ 고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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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산 결과, 검단신도시 4곳 토지의 매각가격은 토지 조성원가(아래 원가)보다 2배나 높았다. 검단 4개 토지의 총 원가는 3345억원이지만, 판매가격은 6473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우선 인천 검단신도시의 면적당 토지원가부터 보자. 공공(LH와 인천도시공사)이 검단신도시 토지 조성에 들인 원가(조성비에서 유상용지면적을 나눔)는 ㎡당 152만4103원이다. 이는 공공이 토지 조성에 쓴 예산 총액(8조3868억원, 조성계획 3단계 총합)과 유상용지(도시계획시설용지를 제외한 유상용지 550만2775㎡) 면적을 나눈 값이다.

그런데 인천 검단 공공택지 4곳의 매각 공고 가격은 ㎡당 288만~306만원으로 원가보다 150만원 비쌌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판매하는 인천검단 AA-31블록은 토지판매가격 ㎡당 306만5486원으로 원가보다 101.13%나 높았고, AA-26블록도 ㎡당 296만1486원으로 94.31% 높은 가격이 매겨졌다.

토지매각이 순조롭게 이뤄지면, LH는 AA-26블록에서 912억8969만원, AA-31블록에서 531억4998만원의 순이익을 남기게 된다. 신도시 2개 필지를 팔아 1400억원의 막대한 이득을 거두는 셈이다.

인천도시공사가 판매하는 2곳의 땅도 마찬가지다. 인천검단 AA-30블록의 판매가격은 ㎡당 304만1487원(원가의 99.55%), AA-27블록은 ㎡당 288만1486원(원가의 89.06%)의 값이 매겨졌다. 택지 판매 수익으로는 원가 대비 1682억원(AA-27블록 1366억, AA-30블록 316억원)의 이득을 남길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인천 검단신도시 땅장사로 LH와 인천도시공사 등 공공이 챙기는 토지 불로소득은 무려 3000억원이 넘는다.

이처럼 땅값이 비싸게 매겨질 수 있었던 것은 국토부가 행정지침을 그렇게 만들어놨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의 택지개발업무 처리지침 별표3에 따르면 임대-분양주택용지는 토지 판매가격을 감정평가를 기준으로 책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비싼 땅값 입주자에게 전가... "공공택지, 공공주택 공급에 쓰여야"


민간 감정평가법인이 수행하는 감정평가의 경우, 주변 시세와 토지용도 등을 감안해 결정하기 때문에 원가보다 훨씬 높은 가격이 책정될 수밖에 없다. 인천도시공사 관계자는 "토지 공모 전 감정평가를 통해 토지 가격을 결정했다"며 "감정평가는 시세와 토지용도, 조성비 등이 반영된다"고 설명했다.

비싸진 땅값은 결국 누구나집 입주자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 실제 인천 검단 누구나집의 경우 84㎡형의 분양가 상한선은 6억원이 넘고, 경기 의왕 초평은 10억원에 육박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고분양가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서민들이 10년 동안 월세를 꼬박 내면서 살다가 이 정도 분양가를 온전히 감내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조정흔 감정평가사는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는 시기에는 택지가격이 높아지고, 감정평가 가격도 당연히 따라 오르게 된다"며 "정부가 집값을 잡겠다는 말만 하면서 정작 땅값을 높여 부동산 거품을 더 키우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강제 수용해 조성한 공공택지를 민간에 매각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민간업자에게 조성원가에 근접한 가격으로 토지를 공급했는데도, 아파트 분양가가 주변 시세를 반영해 책정되면 개발이익을 모두 민간사업자가 독식하게 될 우려도 다분하다. 

김성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국장은 "누구나집 사업은 공공이 조성한 공공택지를 판매한다는 것부터 잘못됐다"라며 "공공택지는 민간 사업자에게 팔아서 이윤을 남기는 물건이 아니라,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한 공공 아파트 공급에 쓰여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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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경제부 소속입니다. 주로 땅을 보러 다니고, 세종에도 종종 내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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