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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투이스트 김도윤씨와 민변 등이 13일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하고 긴급구제를 신청했다.
 타투이스트 김도윤씨와 민변 등이 13일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하고 긴급구제를 신청했다.
ⓒ 김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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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섬식품노조 타투유니온지회 지회장이자 세계적인 타투이스트인 김도윤씨가 13일 '의료인이 아닌 사람의 타투 시술 금지는 개인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하고 긴급구제를 신청했다. 

이날 김씨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과 함께 서울 중구 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의장과 보건복지부 장관, 대법원장 등을 상대로 "수사 또는 처벌을 받은 타투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명예와 권리회복을 위해 적절한 배상 및 재발방지대책 마련을 요구한다"며 진정서와 긴급구제요청서를 인권위에 제출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1992년 대법원이 타투 시술을 의료행위로 판단한 판례를 근거로 비의료인의 타투 시술을 처벌하고 있다. 이로 인해 국내에서 미용문신 및 타투 시술받은 1300만 명 역시 불법으로 시술 받은 것으로 취급당하고 있다.

김씨 역시 지난 2019년 12월 자신의 타투숍을 방문한 연예인의 팔에 타투를 새겨 '의료법 제27조 1항을 위반했다'는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재판에 넘겨졌다. 이후 약식 기소돼 500만 원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김씨는 이에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했고, 지난 5월 서울북부지방법원에서 첫 공판이 열렸다. 다음 공판은 오는 17일 열릴 예정이다.

타투는 피부에 색소를 주입해 일정한 문양을 남기는 것으로,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만 의료인이 아닌 이가 타투를 하면 불법으로 취급받고 있다. 일본도 불법으로 여겨 왔으나 2020년 9월 일본 최고재판소가 '문신시술은 의료행위가 아니'라고 판단하면서 타투 작업에 대한 불법의 고리가 끊겼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선 타투 시술 합법화와 관련된 법안이 국회에 올라올 때마다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한 의사 단체가 격렬한 목소리로 '반대'를 외치고 있다. 의사 단체가  반대하는 주된 이유는 "비의료인의 타투시술은 국민건강에 반하는 비의료인의 의료행위"라는 것. 이로 인해 발의된 법안은 지난 17대부터 20대 국회까지 상정과 폐기만 반복하고 있다. 

민변, 긴급구제 나선 이유
 
타투이스트 김도윤씨와 민변 등이 13일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하고 긴급구제를 신청했다.
 타투이스트 김도윤씨와 민변 등이 13일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하고 긴급구제를 신청했다.
ⓒ 김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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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김씨를 비롯해 민변은 인권위에 진정 및 긴급구제를 신청한 주된 이유는 "관련법이 현실에 맞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민변 타투이스트 변호인단 하태승 변호사는 <오마이뉴스>에 "이미 타투업은 우리 정부(고용노동부)에서 선정한 유망 직종에 포함됐다"며 "세계적인, 월드클래스 수준의 예술가들이 모인 업종인데 우리나라에서만 범죄자 취급하고 있다. 사법부가 만든 야만이 29년째 지속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박근혜 정권 당시인 2015년 고용노동부는 정부육성 지원 신직업에 '문신아티스트'를 포함하며 42299라는 한국표준직업분류 직업코드를 명시했다. 또 사업자등록번호 930925를 통해 '문신업'으로 영업도 가능하게 했다. 그러나 사법적으로는 여전히 불법인 상태기 때문에 사업자 등록을 하고 영리를 목적으로 타투 시술을 하면 타투이스트들은 그 즉시 불법 의료행위에 대한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 

하 변호사가 보건복지부장관과 국회의장, 대법원장 등 피진정인을 향해 "타투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적법하게 타투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법률의 제정추진 등 적정한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며 "현재 국회에 계류돼 있는 타투 관련 법안이 조속히 제정돼야 한다"라고 재차 강조한 이유다.

21대 국회 들어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해 류호정 정의당 의원 등이 타투 관련 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특히 류 의원이 대표발의한 '타투업법안'에는 '타투기구는 소독을 한 기구와 멸균을 한 기구로 분리하여 보관할 것, 타투용 바늘은 한 번 사용한 후 다시 사용하지 말 것' 등 타투업자의 위생관리 의무 등이 구체적으로 명시됐다.

또 "타투업자는 국민건강의 위해를 방지하고 타투행위의 안전성 확보 등을 위하여 매년 위생 및 안전관리에 관한 교육을 받도록 하고, 영업시설 및 장비를 위생적이고 안전하게 관리해야 한다"라고 규정됐다. 이 법안에는 국민의힘 대선 경선 예비후보인 홍준표 의원도 이름을 올렸다. 

이날 타투이스트 김씨는 "지금도 그림을 그렸다는 이유로 재판을 받거나 징역형을 받은 타투이스트들이 너무나 많다"라며 "우리 정부는 타투의 직업화를 보장했고, 여당의 유력 대선후보도 타투 법제화를 선언했다. 이제는 현실에 맞는 법이 필요하다"라고 호소했다. 

민변과 함께 인권위 진정을 한 김씨는 타투이스트 직업에 대한 불공정한 차별이 '고용직업 상 차별금지 협약'을 위반한 것이라며 국제노동기구(ILO)에 제소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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