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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1월 15일 방한한 오흐나 후렐수흐 몽골 총리를 청와대에서 접견하고 있다. 이후 지난 6월 선출된 후렐수흐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화상으로 첫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1월 15일 방한한 오흐나 후렐수흐 몽골 총리를 청와대에서 접견하고 있다. 이후 지난 6월 선출된 후렐수흐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화상으로 첫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 청와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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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오흐나 후렐수흐(Ukhnaagiin Khurelsukh) 몽골 대통령의 화상 정상회담이 10일 오후 열린다. 알려졌다시피 몽골은 그동안 대한민국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해온 신북방 정책의 주요 협력국이자,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한국을 적극적으로 지지해온 국가다. 그 때문에 이번 정상회담은 몽골을 공부하는 나와 같은 학생들뿐만 아니라 많은 국민 역시 관심을 갖고 봐야 할 행사다.

몽골은 과거부터 우리나라와 역사적으로 인연이 깊기 때문에 잘 아는 것 같지만, 의외로 현재 몽골에 대해선 널리 알려져 있지 않다. 몽골하면 흔히 떠오르는 단어들이 칭기스 칸, 고비사막, 중앙아시아, 초원, 바람, 별, 하늘, 유목민, 자연, 몽고반점 등 아닐까.

그래서 한-몽골 정상회담을 계기로 후렐수흐 대통령에 대해서 살펴본다. 이번 정상회담은 후렐수흐 대통령 취임 후 우리나라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이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으로 대면이 아닌 화상으로 정상회담이 이뤄진다. 문 대통령과는 초면은 아니다. 2018년 1월 후렐수흐 대통령이 총리 시절에 방한했을 때 청와대에서 대면한 바 있어 구면이자 두 번째 만남이다.

젊지만 정치경력 화려한 후렐수흐 대통령

오흐나 후렐수흐 대통령은 1968년생이다. 만 나이로 53세. 1953년생인 문재인 대통령보다 열다섯 살이나 어리다. 

후렐수흐 대통령은 우리나라엔 대통령보다 '총리'로 먼저 알려졌다. 2017년 10월 4일부터 2021년 1월 21일까지 몽골의 총리로 재임했다. 2018년 1월 총리 재임 시절 방한해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총리를 예방했다. 

그런 그가 총리를 그만두게 된 이유는 코로나19 때문이었다. 당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산모와 아기를 혹한에 노출시켰고, 이 때문에 전 국민들의 분노를 샀다. 결국 책임을 지고 총리직을 사퇴했다. 

그러나 이후 치러진 제8대 대통령선거에서 인민당 후보이자 가장 나이가 어린 후보로 참여해 당선됐다. 대선 후보자 4명 중에 나이는 가장 어렸지만 정치 활동 경력면에서는 누구보다도 뒤쳐지지 않을 만큼 화려했다. 그는 몽골 국방대학교에서 정치 연구학을 전공했으며, 2004~2008년 장관, 2014~2017년 부수상, 2017~2021년 총리를 지냈다. 2000년부터 몽골의회 5선 의원이자 2017년부터 몽골 인민당 총재이기도 하다. 

몽골의 정부 제도와 정치 그리고 후렐수흐 대통령의 당선
  
지난 6월 9일 치러진 제8대 몽골 대통령 선거 결과, 인민당의 후렐수흐 후보(가장 왼쪽)가 67.8%의 득표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지난 6월 9일 치러진 제8대 몽골 대통령 선거 결과, 인민당의 후렐수흐 후보(가장 왼쪽)가 67.8%의 득표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 몽골 gogo 포털사이트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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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의 정치 제도 역시 한국에 널리 알려져 있지 않다. 몽골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대통령제'를 택하고 있다. 그러나 몽골의 대통령은 우리나라만큼의 영향력을 갖지 못한다고 한다. 왜 그럴까? 

김기선 한국외국어대학교 몽골어과 교수는 "몽골은 이원집정부제를 채택하고 있다"면서 "대통령중심제와 내각책임제가 절충된 제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교수는 "내란·전쟁 등의 비상시에는 대통령이 행정권을 전적으로 행사한다"면서 "평상시에는 총리가 내정에 관한 행정권을 행사하며 대통령은 외교·국방 등의 권한만을 가지는 제도"라고 부연했다. 

또한 그는 "대통령은 통상적으로 국민의 직접선거로 선출되며, 의회의 다수당 당수가 총리로 선출된다"면서 "의회가 내각에 대해 불신임권을 가지며 대통령은 하원해산권을 갖지만, 의회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몽골 대통령의 권한은 대표적으로 법안 거부권(의회의 2/3 이상의 의결로 무시 가능), 군 통수권, 총리 지명 및 임명권(의회 동의 필요), 총리 제청에 따른 각료 지명 및 임명권, 대법원장 임명권 등을 갖는다. 

이원집정부제에 따라 몽골 행정부의 수반은 총리(Монгол Улсын Ерөнхий Сайд)다. 대통령은 국회의 동의를 얻어 총리를 임명하는데, 얼마든지 국회에서 거절할 수 있다. 이에 실질적으로는 국회 과반수가 동의하는 인물이 임명된다. 

몽골 대통령의 임기는 6년 단임제다. 이는 2019년 개헌을 통해 바뀌었으며, 그 전에는 4년이었고 한 번 재선이 가능했다. 대통령 후보 자격을 얻기 위해서는 정당의 후보여야 등록이 가능하다. 특히 선거에서 당선되려면 50% 이상의 특표를 해야 한다. 그 어떤 후보도 50%를 얻지 못하면 결선투표를 치른다. 

김기선 교수는 "후렐수흐 대통령은 대통령 후보 시절부터 몽골 인민당의 강력한 지지를 받는 지도자였다"면서 "몽골 인민당 대통령 후보 선거에서 단독 후보로 출마하여 100% 찬성으로 후보로 선출됐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이번 8대 몽골 대통령 선거의 투표율은 59.33%였다"며 "그중 후렐수흐 대통령은 전체 투표자의 67.8%인 82만3326표를 획득했다"며 "50%를 얻어 결선투표 없이 제8대 몽골대통령에 당선됐다"고 설명했다. 

몽골 민주당에 참패 안긴 후렐수흐 대통령, 시급히 풀어야 할 과제는?

특히 후렐수흐 대통령이 당선된 선거의 가장 큰 특징은 '민주당의 참패'였다고 한다. 몽골이 1990년대 초반 체제를 전환한 이후 정치의 양대 세력은 과거 사회주의 시절에 창당돼 올해 창당 100주년을 맞는 몽골 인민당(옛 몽골 인민혁명당)과 몽골의 체제전환을 주도한 민주당이 있다. 

이대학 한국외대 몽골어과 교수는 "올초 8대 대통령 선거 이전에 치러진 대통령선거에서 세 번이나 민주당이 승리했었다"면서 "5대와 6대 대통령선거에서는 체 엘벡도르지와 헤 바트톨가 각각 당선됐고 모두 민주당 출신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이 교수는 "수 년 전부터 민주당은 계파별로 나눠서 분열됐으며, 4개 이상의 계파가 있고, 현재에도 크게 둘로 분열되어 대립하고 있다"면서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는 두 개로 분열된 민주당이 각각 후보를 내었지만, 몽골선거관리위원회에서 에르데네 후보만 등록을 받아줬고 엔 알탕호익은 후보로 등록을 받아주지 않아 출마가 좌절됐다"고 부연했다.

특히 이 교수는 "이번 몽골 대통령 선거는 민주당이 분열되면 반드시 필패한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었다"면서 "민주당의 분열로 많은 민주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투표에 참여하지 않거나, 민주당 후보에게 투표를 하지 않았고 결국 민주당의 에르데네 후보는 대통령에 당선된 후렐수흐 후보보다 11배나 적은 표를 얻는 말그대로 참패를 당했다"고 평가했다. 

덧붙여 그는 "심지어 에르데네 민주당 후보는 몽골의회 의석 중 1석을 가진 바른 유권자 연맹의 엥흐바트 후보의 득표율의 30%에도 미치지 못하는 표를 얻어 3위를 차지했다"면서 "지금까지의 모든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인민당 후보에게 이렇게 참패를 당한 역사는 없다"고 말했다.

'코로나 방역 협력', 주 논의대상에 오를까
 
지난 8일 오전 서울역 중구임시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이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고 있다.
 지난 8일 오전 서울역 중구임시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이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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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7일 브리핑을 통해 한-몽골 정상회담 소식을 알리면서 "(한-몽골 정상은) 양국 관계 및 지역·국제정세와 관련된 협력 증진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번 회담에서 양 정상은 코로나19 대응, 실질 협력, 한반도 및 국제무대 협력 방안 등 상호 관심 사안에 대해 폭넓게 논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후렐수흐 대통령이 총리직에서 물러나게 된 이유가 코로나19였다는 점을 살펴봤을 때 10일 열리는 정상회담은 몽골의 입장에서 코로나19 사태를 잘 극복하는 해법을 대한민국에서 찾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는 이번 한-몽골 정상회담에 대해 "몽골은 우리 정부가 주도하고 있는 '동북아 방역·보건 협력체'의 주요 참여국으로, 지난 달 양국 간 의료물품 공동비축제 시범사업을 가동하는 등 긴밀히 협력해 나가고 있다"면서 "이번 정상회담은 한․몽골 관계를 제반 분야에서 한 차원 높게 발전시키는 계기이자 우리의 신북방 외교를 내실화해 나가는 데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었다. 

문재인 대통령과 후렐수흐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에 어떤 성과를 이뤄낼지 주목된다. 

태그:#한몽골정상회담, #후렐스흐, #몽골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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