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사진보기
▲  대구지역 노동시민사회단체들은 31일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보건의료노조의 파업을 찬성한다고 밝혔다.
ⓒ 조정훈	관련사진보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이 공공의료 확충 등을 요구하며 다음달 2일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대구지역 노동·시민·사회단체가 총파업 지지를 선언했다.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와 전교조 대구지부 등 노동·시민단체들은 31일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료현장은 더는 버티기 어려울 정도로 절실하고 절박한 상황에 놓여 있다"며 "공공의료 확충과 보건의료인력 확충 요구에 대해 정부는 하루 빨리 답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들은 "코로나19 최전선에서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돌보고 있는 보건의료노동자들이 참가하는 대규모 파업결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면서 "보건의료노조의 파업은 '방역붕괴·의료붕괴'를 막아내고 국민의 생명을 지켜내기 위한 파업"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폭증하는 업무량, 열악한 근무조건으로 의료인력의 소진·탈진·이탈이 속출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인력확충과 처우개선 대책은 오리무중"이라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그 무엇보다 우선해야 할 정부의 직무유기"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금 의료인력은 폭발 직전의 한계치에 있어 코로나19 장기화 상황에서 땜질식 인력대책으로는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감염병 치료를 제대로 할 수 있는 공공의료 강화와 숙련된 적정한 의료인력 확보를 위해 근본적이고 종합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길우 민주노총 대구본부장은 "의료노조의 파업에 대구지역 시민단체들은 적극적으로 지지한다"며 "보건의료노조 총파업은 코로나19의 방역 위기가 아니라 근본적으로 극복하기 위한 대책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민정 정의당 대구시당위원장은 "코로나19와 함께 보낸 지난 1년 6개월 동안 정부가 의료인들에게 해준 것은 '덕분에'라는 말뿐이었다"며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절규가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위드 코로나' 시대를 앞두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함께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할 것을 촉구한다"며 "격려는 지금까지 한 것으로 충분했다. 더 이상 희생과 헌신을 강요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김진경 보건의료노조 대구경북지역본부장은 "정부는 '고민해 보겠다, 예산을 마련해야 한다, 관계부처와 논의해 봐야 한다'며 해결의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일손을 놓고 파업에 나서는 조합원들의 마음은 참담하다"고 비판했다.
 

큰사진보기
▲  대구지역 노동시민사회단체들은 31일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보건의료노조의 파업을 찬성한다고 밝혔다.
ⓒ 조정훈	관련사진보기

  
참가자들은 보건의료노조의 파업에 적극 찬성한다며 충분한 인력 확충과 처우개선, 의사인력 확충, 공공의료 확충과 공공의료에 대한 지원 확대를 정부에 촉구했다.

한편 보건의료노조는 조합원의 81.8%가 투표에 참여해 89.8%의 찬성으로 다음달 2일 총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파업에는 전국의 보건의료 노조원 1만여 명이 참여하고 대구에서도 5개 종합병원에서 100여 명 정도가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의료노조는 감염병전문병원 설립, 코로나19 치료병원 인력 기준 마련, 생명안전수당 제도화, 공공병원 시설·장비·인프라 구축, 직종별 적정인력 기준마련 및 간호사 1인당 환자 수 법제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와의 노정 실무협의에서 공공의료 확충 등 핵심 쟁점에 대한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