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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제76주년인 지난 8월 15일 서울공항과 18일 대전현충원에서는 대한독립군 총사령관 홍범도 장군의 유해 봉환식과 안장식이 각각 거행되었다. 장군의 유해 봉환은 봉오동·청산리에서 대승을 거둔 1920년으로는 101년만이요, 카자흐스탄에서 1943년 75세로 서거한지 78년 만이다. 

두 의식(儀式)에 해방 후 현직 대통령 내외가 최초로 참석한 가운데 역사적 현장은 TV로 생중계 되었다. 이날 TV를 보면서 국민들은 가슴 뭉클함과 만감이 교차했을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참석한 가운데 18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홍범도 장군 유해 안장식에서 의장대가 홍범도 장군의 영정과 유해를 들고 입장하고 있다. 2021.8.18
▲ 홍범도 장군 유해 입장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참석한 가운데 18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홍범도 장군 유해 안장식에서 의장대가 홍범도 장군의 영정과 유해를 들고 입장하고 있다. 202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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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장군의 생애는 우리 민족사에 큰 발자취를 남겼다. 

우선, 1911년 홍 장군은 '한민족의 시원 역사'와 '국통(國統)' 맥을 밝혀준 환단고기(桓檀古記) 초간본 30권 발간에 개인 사비를 털어 지원했다. 이는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다. 그 책 서문에 "홍범도와 오동진 두 벗이 자금을 대어 목판에 새겨 인쇄하였다(洪範圖, 吳東振 兩友之出金付諸剞劂)"라고 명시되어 있다. 이 사서는 독립군의 항일무장 투쟁의 당위성 제고는 물론, 국권회복의식 고취와 역사광복의 나침반 역할을 했다. 

특히 장군은 1920년 독립전쟁 1회전 첫 승리인 봉오동 전투와 최대 승리인 청산리 대첩을 이끌어 독립투쟁사에서 새 지평을 열었다. 동학운동과 의병운동, 그리고 3.1운동에서 당시 무력감과 패배감에 젖어 있던 우리 동포들에게 '일본 정예군과 싸워 이길 수 있다"는 불굴의 투쟁정신을 몸소 보여주었다. 

또한 1923년 이후 홍범도 장군은 연해주 한인사회와 1937년 강제이주 후 카자흐스탄 고려인 사회를 이끌며 권익 수호와 신장에 적극 기여했다. 그래서 현지 동포사회에서 홍 장군은 정신적인 지주이자 구심점이 되어 큰 존경을 받았다. 

이러한 홍 장군의 행적이 국민에게 민족의식 고취와 민족 정체성 함양은 물론, 한국과 카자흐스탄 관계 증진에 기여했다. 이에 홍 장군의 고국 정부는 최고의 예우로써 유해 봉환하고 건국훈장 최고 등급인 '대한민국장'을 수여했다.

한편, 홍 장군 유해의 국내 봉환은 다음과 같은 문제의식을 남겼다.

첫째, 해외에 흩어져 있는 독립운동 선열의 발자취를 적극 발굴하고 관리를 강화하며 유해를 적극 국내에 봉환토록 해야 한다. 해방 후부터 현재까지 144구의 유해가 봉환되었다. 아직도 고국으로 봉환되지 못한 유해가 공식적으로 150여 기다. 해외 먼 타국 땅에 묻혀 있는 독립 영웅들을 조국으로 모시는 일은 국가와 후대의 마땅한 책무이다.

둘째, 독립투쟁의 한 수단으로 사회주의를 택한 독립운동가들을 정권의 색깔과 냉전 이념의 잣대로 재단하는 행태에서 과감히 탈피해야 한다. 1927년 연해주 한인들의 생존권을 제도권 차원에서 확보 및 보호하기 위해 소련 공산당에 입당했다. 엄혹한 제국주의 시대의 구조적 상황에서 개인이 살아남고자 한, 동포의 안녕을 위한 선택이 어찌 이념으로만 평가될 수 있겠는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8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홍범도 장군 유해 안장식에서 묵념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8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홍범도 장군 유해 안장식에서 묵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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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40여 년 동안 일자무식의 빨갱이로 홍 장군을 낙인찍어 역사의 미아로 전락시켜왔음을, 이제라도 석고대죄하는 심정으로 철저히 되돌아봐야 한다. 

셋째, 현 정부의 신북방정책의 핵심 파트너인 카자흐스탄과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강화해야 한다. 이번 홍 장군 유해 봉환에서 보여준 카자흐스탄과 고려인 동포들에게 감사의 답례와 중앙아시아 시장 확장을 위해 정부와 기업은 아낌없는 지원을 해야 한다. 

특히 정부는 현지 홍 장군의 유해가 있던 묘지를 공원화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해야 한다. 이를 통해 고려인으로서 정체성 확립과 통합 그리고 단결의 구심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그동안 이역만리 타국에서 이방인으로 멸시와 차별을 받았던 고려인 동포들의 서러운 눈물을 닦아주는 첫 발이 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필자는 북경대 대학원 국제관계학 전공 박사이자, 상생문화연구소 연구위원으로 재직 중입니다.


태그:#홍범도 장군, #봉오동 전투, #유해 봉환, #환단고기, #청산리 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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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2년 2월2일(음력:실제 출생년월)/전남 영광 출생 -R.O.T.C. 육군 대위 전역 -중국 베이징(북경)대학교 대학원 국제관계학 박사(동아시아 해양안보) -현 상생문화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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