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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공항 외곽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한 후 자욱한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다. 탈레반의 정권 장악 이후 서방 국가의 대피 작전이 긴박하게 이뤄지던 카불 공항 인근에서 이날 이슬람국가(IS) 소행의 연쇄 자살폭탄 테러로 인해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했다.
▲ 아프간 카불 폭탄테러 현장서 솟아오르는 연기 26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공항 외곽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한 후 자욱한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다. 탈레반의 정권 장악 이후 서방 국가의 대피 작전이 긴박하게 이뤄지던 카불 공항 인근에서 이날 이슬람국가(IS) 소행의 연쇄 자살폭탄 테러로 인해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했다.
ⓒ 연합뉴스/E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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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카불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 외곽에서 26일(현지시각) 벌어진 폭탄 테러의 사상자가 늘어나고 있다.

빌 어번 미군 중부사령부 대변인은 이번 테러로 미군 13명이 사망하고 18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처음 발표했던 사망자보다 1명 늘어난 것이다. 또한 부상자는 군용기를 통해 아프간 밖으로 후송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아프간 보건부도 최소 60명의 아프간 주민이 사망했고, 140여 명이 다쳐 치료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상자가 많고 현지 의료 체계가 혼란스러워 사망자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배후 자처한 'IS-호라산'... 미 전문가 "탈레반보다 잔인"

AP통신,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외신은 공식 집계되지 않은 인명 피해를 포함하면 이번 공격으로 인한 총 사망자가 최소 90명에서 100여 명에 달한다고 전했다.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아프간 지부 격인 'IS-호라산'(IS-K)은 IS 선전 매체인 '아마크 뉴스통신 채널'을 통해 이번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미 ABC 방송은 "'IS-호라산은 탈레반과 미국 정부가 평화 회담을 진행하는 데 반대해왔다"라며 "여기에 불만을 가진 탈레반 대원들도 'IS-호라산에 합류하면서 최근 몇 년간 규모가 커졌다"라고 설명했다.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를 보도하는 미 ABC 뉴스 갈무리.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를 보도하는 미 ABC 뉴스 갈무리.
ⓒ A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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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토안보부 간부를 지낸 엘리자베스 노이만은 "IS-호라산은 탈레반보다 잔인하고, 아프간에 침투해 자신들의 기지를 건설하려고 한다"라며 "이념과 종교보다는 (탈레반과의) 권력 투쟁에 가깝다"라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연설에서 "용서하지 않고, 잊지 않을 것이고 당신을 추적해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며 "우리가 선택하는 방식과 시기, 장소에서 대응할 것"이라고 보복을 천명했다.

다만 "테러범들이 우리 임무를 중단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며 아프간 대피 작전은 계속 수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궁지 몰린 바이든... 백악관 "정치하는 날 아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 폭탄테러 관련 대국민 연설을 하던 도중 발언을 잠시 멈추고 고개를 숙인 채 울먹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카불 공항 인근에서 발생한 자살폭탄 테러를 이슬람국가(IS)의 지부를 자처하는 IS 호라산(IS-K)의 소행이라고 지목하고 "끝까지 추적해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며 강경 대응 방침을 천명했다.
▲ 아프간 테러 관련 대국민 연설 도중 울먹이는 바이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 폭탄테러 관련 대국민 연설을 하던 도중 발언을 잠시 멈추고 고개를 숙인 채 울먹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카불 공항 인근에서 발생한 자살폭탄 테러를 이슬람국가(IS)의 지부를 자처하는 IS 호라산(IS-K)의 소행이라고 지목하고 "끝까지 추적해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며 강경 대응 방침을 천명했다.
ⓒ 연합뉴스/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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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의 자비훌라 무자히드 수석 대변인은 "카불 공항의 미군 통제 지역에서 발생한 테러 공격"이라며 "우리는 그동안 미국과 서방 군대에 IS의 테러 공격 가능성을 경고해왔다"라고 주장했다.

사건 발생 지역이 미군 통제 지역임을 강조하며 자신들은 책임이 없다는 입장을 내세운 것이다. 그러면서 "8월 31일까지로 정해진 외국 군대의 아프간 철수 시한을 연장할 이유가 없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민간인에 대해서는 31일 이후에도 출국을 허용할 수 있다는 뜻을 나타내기도 했다. 

익명의 탈레반 관계자도 로이터통신에 "이번 테러로 인한 사망자 가운데 최소 28명이 탈레반 대원"이라며 "미국보다 우리 쪽 사망자가 더 많다"라고 주장했다.

바이든 대통령 역시 "현장의 미군 사령관으로부터 이번 공격에 탈레반과 IS-호라산이 결탁했다는 증거는 받지 못했다"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공화당 인사들은 이번 공격의 책임을 물어 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등이 사임하거나 탄핵당해야 한다며 공세에 나섰다. 민주당에서도 로버트 메넨데스 상원 외교위원장이 "미국의 안보를 탈레반에 맡길 수는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라며 바이든의 아프간 철군 결정에 불만을 표했다.

그러나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오늘은 정치를 하는 날이 아니다"라며 "13명의 미군 장병이 테러리스트에 의해 목숨을 잃었고, 오늘은 그들을 기리기 위한 날"이라고 일축했다. 

태그:#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 #탈레반, #이슬람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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