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계의 시인, 베스트셀러 작가, 의식의 탐험가 등 수많은 수식어들로 불리는 신경학자 올리버 색스의 일생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올리버 색스: 그의 생애>가 오는 26일 국내에 개봉한다.   

개봉에 앞서 19일 오전 영화 <올리버 색스: 그의 생애>의 언론시사회가 온라인으로 열렸다.

올리버 색스의 경이로운 삶의 여정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라는 스테디셀러로 한국에서도 잘 알려진 올리버 색스는 전 세계적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오를 정도로 유명한 인물이다. 그의 책이 이토록 인기 있는 것은 그 속에 담긴 인간을 향한 따뜻한 시선 때문일 것이다. 

올리버 색스는 정신적으로 아픔을 겪는 이들을 단지 환자로 대하는 것이 아니라, 피와 살을 가진 인간으로서 애정 어린 마음으로 상대하며 그들의 정신세계를 연구한다. 신경학자 이전에 이토록 따뜻한 인간인 올리버 색스는 '이 아름다운 행성에 태어나 지각 있는 존재로 살아간 것에 대한 기쁨과 감사함'으로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살았다.

올리버 색스는 2015년 1월, 시한부 판정을 받고 <나의 생애>란 에세이를 <뉴욕타임스>에 기고하고 삶의 마지막 순간을 담은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게 되는데 바로 이 영화가 그에 기반한 것이다. 인간의 뇌라는 경이로운 우주의 탐험가라고 불리는 그가 어떤 생애를 살았기에 그렇게 온화한 시선으로 세상과 인간을 바라보고 그에 걸맞은 따뜻한 글을 남길 수 있었는지 궁금한 이들이라면 이 영화가 충분한 답이 되어준다.

이 영화는 그가 죽기 전 마지막 기록들이라고 볼 수 있다. 과학자로서의 호기심과 열정, 천재성을 보이던 어린 시절의 이야기부터 죽음을 앞둔 삶의 마지막 순간에 이르기까지 그의 삶 전반을 아우르는 내용이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준다. 특히 한 명의 작가로서 그가 보여주는 감수성은 나아가 한 인간으로서 그가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넌지시 알려주는 듯하다. 

인간에 대한 이해와 열정
   
그는 1933년 유대인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부터 남다른 천재성과 과학적 열정을 가진 그는 촉망 받으며 자랐는데, 그의 부모님은 모두 의사였다. 이렇듯 좋은 환경에서 자란 만큼 엘리트 코스를 밟을 거라는 주변의 예측이 많았지만 그는 여러 이유로 험난한 길을 걷게 된다. 결국 마약과 바이크에 깊이 중독된다. 

이렇게 방황하던 그는 1870년에 출간된 에드워드 라이빙의 <편두통>이라는 책을 읽게 되고 인생의 큰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그때부터 올리버 색스는 인간에 대한 통찰력이란 출중한 재능을 기반으로 학자로서나 의사로서의 역량을 십분 발휘하며 활약하게 된다. 특히 앞서 말했듯 자신의 환자들에 대한 남다른 열정과 사랑으로 다른 의사들은 보지 못하는 것들을 보며 깊이 있는 연구들을 남긴다.

그의 업적은 '인간의 정신 한가운데를 들여다보며 인간의 뇌를 탐험한 여정'이라고 일컬어지는데 그 과정에서 일어난 영화 같은 감동 실화들이 이 영화에 고스란히 담겼다. 하지만 단순히 올리버 색스의 삶의 여정을 따라가는 단조로운 다큐멘터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면서 인간으로 태어난 것이 얼마나 축복받은 일인지를 얘기한다.

이 영화를 보고 관객은 자기 삶의 의미와 본질을 찾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고, 이런 경험을 통해 삶을 긍정하게 될 것이다. 훌륭한 천재 과학자이자 뛰어난 감각의 베스트셀러 작가로 알려진 그의 진정한 면모, 특히 그의 삶에 드리워진 어둠의 골짜기를 함께 따라가다보면 자연스럽게 인간에 대한 연민과 사랑이 차오름을 느끼게 될 것이다. 

한 줄 평: 뜨거운 심장을 가진 한 과학자의 눈부신 삶
평점: ★★★★(4/5) 
 

영화정보

제목 : 올리버 색스: 그의 생애 원제 : Oliver Sacks: His Own Life  감독 : 릭 번스 출연 : 올리버 색스, 빌 헤이스, 케이트 에드거, 로렌스 웨슐러, 조나단 밀러 러닝타임 : 114분 관람등급 : 12세 이상 관람가 국내개봉 : 8월 26일 수입 : 하준사 공동수입 : ㈜알마, ㈜포앤컴퍼니 배급 : 하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