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한 분들과 현장에서 좋은 시너지가 많이 났는데, 그게 기대 이상의 좋은 성과로 이어진 것 같다. 생각보다 많은 사랑을 주셔서 기쁘다." 

MBN 드라마 <보쌈-운명을 훔치다>(아래 <보쌈>)의 종영을 맞아 '화인옹주 수경' 역으로 활약한 배우 권유리가 남긴 소감이다. 소녀시대 유리가 아닌 배우 권유리로서의 행보를 또 한 번 성큼 내딛은 그를 지난 2일 오후 화상으로 인터뷰했다.  

옹주로서의 기품 풍기고자 노력해
 
 MBN 드라마 <보쌈-운명을 훔치다> 수경 역의 배우 권유리.

MBN 드라마 <보쌈-운명을 훔치다> 수경 역의 배우 권유리. ⓒ SM

 
<보쌈>은 생계형 보쌈꾼 바우(정일우 분)가 실수로 옹주 수경(권유리 분)을 보쌈하면서 벌어지는 파란만장 인생 역전을 그린 퓨전 사극이다. 

일단 이 작품을 왜 선택했을까. 이 물음에 권유리는 대본을 처음 봤을 때를 회상하며 "악연으로 사람이 만나서 새로운 인연이 되어간다는 내용이 흥미로웠다"고 답했다. 이어서 자신이 맡은 수경 역을 언급하며 "한계 아래 갇혀 살던 옹주가 그 가면을 걷어내고 본연의 자신을 찾고 성장하는 주체적인 모습에 매료됐다"고 덧붙였다. 

"수경이라는 캐릭터는 당차고 할 말은 하는, 그러면서도 따뜻한 심성을 지니고 품격 있는 행동과 말을 하는 인물이다. 이런 수경에게 본능적으로 끌렸다. 실제의 나도 그렇게 되고 싶다는 생각이 처음 대본 받았을 때부터 들었다."

이렇듯 자신이 맡은 배역에 마을을 빼앗긴 그는 수경 자체가 되어보려고 애썼다. 옹주로서의 위엄과 기품이 풍겨져 나올 수 있게끔, 예를 들면 걸어가는 자세에서부터 절을 하는 자태, 시선처리와 고개의 각도까지도 고민하고 연습했던 것.

그 과정에서 물론 어려움도 있었다. 특히 사극 분장이 그에게는 넘어야 할 산이었다. 의상은 너무 불편하고 머리는 무척 무거워서 고개를 어떻게 가눠야할지도 모를 정도였다. 그는 이런 분장에 최대한 빨리 적응해야겠다는 생각에 쉬는 시간에도 머리를 풀지 않고 지내는 등 인내하는 시간을 보냈고, 덕분에 "분장이나 미술적 요소들이 어느 순간 저에게 방해가 되기 보다는, 오히려 연기에 몰입하는 데 도움이 되더라"고 말할 수 있게 됐다. 

<보쌈>은 내게 도전이었다
 
 MBN 드라마 <보쌈-운명을 훔치다> 수경 역의 배우 권유리.

MBN 드라마 <보쌈-운명을 훔치다> 수경 역의 배우 권유리. ⓒ MBN

 MBN 드라마 <보쌈-운명을 훔치다> 수경 역의 배우 권유리.

MBN 드라마 <보쌈-운명을 훔치다> 수경 역의 배우 권유리. ⓒ MBN


그는 이 작품에 임하는 데 용기가 필요했다고 털어놓았다. 사극이라는 낯선 장르를 어떻게 소화할지 막막했기 때문이다. 그런 중압감에 처음엔 연기가 자연스럽게 안 됐다는 그는 어느 날 생각을 고쳐먹었단다. 수경으로서 나의 캐릭터에 관한 이해도를 높이는 데만 집중해야겠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그는 기구한 운명에 처한 수경의 상황과 고초, 감정을 깊이 이해하는 데 초점을 맞췄고 결국은 훨씬 편하게 연기할 수 있게 됐다. <보쌈>을 통해 스스로 어려운 숙제를 풀어내면서 연기자로서 자신만의 도전에 성공한 셈이다. 

"'나라면 수경이처럼 행동할 수 있을까' 생각해봄으로써 한 인간으로서 나도 많이 성장하고, 또한 나를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촬영 후반부에 가서는 몰입이 깊이 돼서 눈물도 많이 났고, 제 생각이 수경의 생각과 같아졌다. 나였어도 수경이처럼 행동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닮아져 있었다." 

이런 그의 연기를 본 주위의 반응은 어땠을까. 소녀시대 멤버들의 반응을 묻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잘 어울릴 줄 몰랐다고 칭찬해주더라"며 웃어보였다. 덧붙여 "추운 날 지방에서 어떻게 지내고 어떻게 고생하는지를 아니까 애틋한 마음을 보이더라"고 말하며 "'쪽진 머리가 이렇게 잘 어울릴 수 있느냐, 계속 그렇게 다녀라'더라"며 멤버들의 농담도 전했다. 

그는 "<보쌈>은 제게 특별한 작품이다"라고 고백하기도 했다. 보통은 대본을 보고 '이 캐릭터는 내가 정말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아'라는 생각이 드는 것을 해왔다면 이번 작품은 정반대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용기를 많이 냈어야 했는데, 무사히 마치고 나니 '인생에서 잊지 못할 작품'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끝으로 그에게 이 작품을 통해 시청자에게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가 있는지 물었고 그는 다음처럼 답했다.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인생을 살아가는 과정이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이었으면 좋겠다. 수경이가 그걸 보여준 인물인 것 같다. 모진 상황들을 겪어내면서 본인의 진정한 행복을 찾은 캐릭터니까. 그 과정에서 수경이처럼 당당했으면 좋겠다."
 
 MBN 드라마 <보쌈-운명을 훔치다> 수경 역의 배우 권유리.

MBN 드라마 <보쌈-운명을 훔치다> 수경 역의 배우 권유리. ⓒ SM

보쌈 권유리 정일우 소녀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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