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 7일 오후 5시 전 세계 동시 개봉하는 마블 스튜디오의 새 영화 <블랙 위도우>가 영화팬들을 만날 준비 중이다. 어벤저스 시리즈에서 미처 다루지 못한 블랙 위도우의 숨겨진 서사와 심리가 웅장한 액션과 함께 펼쳐진다. 

24일(한국시간) 오전 영화 <블랙 위도우>의 기자간담회가 화상으로 열린 가운데, 이 자리에는 주인공 블랙 위도우 역의 스칼렛 요한슨과 연출을 맡은 케이트 쇼트랜드 감독이 참석했다. 

"10년의 결실 드디어 맺어져"
  이 영화는 블랙 위도우라 불리는 마블의 히어로 '나타샤 로마노프'(스칼렛 요한슨)가 자신의 과거와 연결된 레드룸의 숨겨진 음모를 파헤쳐 진실을 마주하고, 모든 것을 바꿀 선택을 하는 내용을 그린 작품이다. 마블 스튜디오가 2021년 처음 선보이는 액션 블록버스터라 더욱 기대를 모은다. 

"마침내 여러분들에게 블랙 위도우의 솔로무비를 보여드릴 수 있게 돼 기쁘다. 10년의 결실이 드디어 맺어진다." (스칼렛 요한슨) 

한국 관객에 이렇게 인사한 스칼렛 요한슨에게 이 작품을 선택하게 된 이유를 물었다. 이에 그는 "제가 선망해왔던 감독과 작업하기를 저는 늘 갈망해왔고, 이것이 영화를 선택하는 데 가장 중요한 기준"이라고 밝혔다. 이어 "어떤 때는 스크립트가 좋아 제가 먼저 감독님에게 들고 가서 보여주는 경우도 있는데 이 역시 어디까지나 감독과 협업하고 싶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감독과 함께 작품의 영혼에 살을 붙여나가는 데 만족감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하는 그는 자신이 하는 일(연기)을 감독과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협업이라는 인식으로 접근하고 있었다. 

케이트 쇼트랜드 감독에게는 액션 시퀀스와 스토리의 균형을 어떻게 잡았는지 묻는 질문이 있었다. 이에 케이트 감독은 "나타샤의 심적 여정이 액션 시퀀스의 동력이 될 수 있게 했다"며 "나타샤의 심리에 따라 어떤 때는 즐거운 액션이 되고, 어떤 때는 다크한 액션이 되기도 한다. 액션을 통해 캐릭터의 내면을 비추게 하는 데 공을 들였다"고 답했다. 

나약함 통해 강인함 찾는 캐릭터
  그렇다면 다른 마블 캐릭터와 다른 블랙 위도우의 매력은 무엇일까. 스칼렛 요한슨은 이 질문에 "다른 어벤저스 캐릭터는 자존심 때문에 자신의 나약함을 직면하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 블랙 위도우는 자신의 나약함을 통해 강인함을 찾는다는 점에서 매력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영화는 본인 인생을 살 수 없던 이들이 다시금 자신의 인생의 주체가 되고자 하는 여정을 그린다. 여성분들이 아마 굉장히 공감하실 것이다." (스칼렛 요한슨)

꽤 묵직한 메시지를 담았지만 유머를 잃지 않은 점도 눈여겨 볼만하다. 케이트 감독은 "이 영화에서 유머를 중요하게 사용한 이유는, 이들을 단순 피해자가 아닌, 생존자로 다루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들이 고통 받던 현실을 유머스러운 시선으로 바라본다"고 말했다. 

"<블랙팬서>나 <원더우먼> 같은 영화가 있었기에 지금 우리 영화도 있을 수 있는 것 같다. 주류의 백인 남성 외에 다른 종류의 청중이 있음을 그 작품들이 일깨워줬다고 생각한다. 그 흐름에 저희 영화가 기여할 수 있다는 사실에 기쁘다." (케이트 쇼트랜드 감독)

스칼렛 요한슨은 지금까지 여러 마블 시리즈와 이를 연출한 감독들을 거치면서 블랙 위도우가 진화를 해왔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14개월~24개월에 한 번 씩 똑같은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각기 다른 감독들 모두가 나타샤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하셨다는 점이 참 신기하게 느껴졌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 "블랙 위도우는 지속적으로 진화해왔다. <아이언맨2>에서는 남성 캐릭터들에 리액션을 하는 정도였다가 <윈터솔져>로 가면서 리더십을 발휘하기 시작했고, 이렇듯 다른 면모를 차츰 드러낸다. 그러다가 <엔드게임>에선 완전한 캐릭터로 형성이 된 듯했다"고 말했다. 이렇듯 블랙 위도우가 꾸준히 발전했다는 점에서 그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제작자로 나선 스칼렛 요한슨
   
스칼렛 요한슨은 <블랙 위도우>에 배우로서뿐 아니라 제작자로서도 역할을 했다. 이 과정에서 느낀 보람을 언급하며 그는 "제가 제작자로 참여함으로써 작품의 투명성도 강화된 것 같다"며 "프로듀서가 해야 할 일은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건데 제가 이런 방면에 적성이 있음을 이번에 깨달았다"고 밝혔다. 

또한 "가족처럼 지내왔던 사람들을, 제작자라는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고 협업할 수 있어서 색다른 경험이었다. 촬영장에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고 말하며 당시를 떠올렸다. 

끝으로 관객에게 스칼렛 요한슨은 "최고의 액션을 담았다고 자부한다"고 마무리 인사를 전했고, 케이트 감독은 "이 영화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액션 영화다. 웅장한 액션이 쾌감을 선사하면서도 마지막엔 따뜻하게 안아준다. 지금 우리는 따뜻한 포옹이 필요한 시기를 지내고 있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