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낙동강 하구의 삼락생태공원 하늘 연못에서 발견된 멸종위기종 대모잠자리의 모습. 실태조사를 나간 습지와 새들의 친구의 카메라에 포착됐다. 원본을 확대한 사진이다.
 낙동강 하구의 삼락생태공원 하늘 연못에서 발견된 멸종위기종 대모잠자리의 모습. 실태조사를 나간 습지와 새들의 친구의 카메라에 포착됐다. 원본을 확대한 사진이다.
ⓒ 습지와새들의친구

관련사진보기


부산 서부산권의 접근성 향상과 교통량 분산을 위해 추진 중인 낙동강 하구 부산 대저대교 건설 예정지가 멸종위기종인 대모잠자리의 국내 최대 서식처로 추정된다는 환경단체의 조사결과가 나왔다.

'위급' 대모잠자리 대거 발견은 무슨 의미?

대모잠자리는 날개의 흑갈색 반점이 바다거북 대모의 등딱지 무늬를 닮은 잠자리목 잠자리과의 곤충이다. 퇴적물이 풍부한 연못과 습지의 상위 포식자이지만, 계속되는 도시 개발로 개체 수가 급감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제주도, 충남 등 일부 지역에서만 매우 제한적으로 서식하며 세계적으로도 멸종위기종이다.

환경부는 지난 2012년 대모잠자리를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했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에서는 '위급(CR)' 등급으로 분류한다. 대모잠자리와 같은 희귀 곤충이 인근에 서식한다는 것은 그만큼 생태계가 건강하다는 지표다.

24일 사단법인 습지와새들의친구가 공개한 자료를 보면, 이러한 대모잠자리가 낙동강 하구 삼락생태공원 하늘연못과 부근 초지에서 대거 발견됐다. 환경단체의 사진에는 대모잠자리가 갈대 끝에 앉아 있는 모습이 선명하게 찍혀 있다.

지난달 25일 조사에 나섰던 습지와새들의친구는 이날 오후 2시 40분~3시 50분까지 1시간여 동안 연못 남쪽 초지 2500㎡에서 최소 35개체 이상의 대모잠자리를 포착했다. 이를 토대로 습지와 새들의 친구는 1만㎡가 넘는 연못 일대에 최소 140개체 이상의 대모잠자리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환경단체의 추정치만 놓고 보면 삼락생태공원 하늘연못의 대모잠자리의 숫자는 국내 최대 규모다. 지금까지 대모잠자리가 가장 많이 나온 곳은 금강 하구의 충남 서천군 국립생태원 습지, 한강 갈대 샛강 등으로 70~100여 마리 정도였다.
 
대모잠자리는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의 적색목록(https://www.iucnredlist.org)에서 '위급(CR)'으로 분류한다. IUCN은 모든 종을 멸종 위험도 순서대로 9종으로 분류해놓고 있는데 위급(CR)은 절멸(EX), 야생절멸(EW) 전 단계를 말한다.
 대모잠자리는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의 적색목록(https://www.iucnredlist.org)에서 "위급(CR)"으로 분류한다. IUCN은 모든 종을 멸종 위험도 순서대로 9종으로 분류해놓고 있는데 위급(CR)은 절멸(EX), 야생절멸(EW) 전 단계를 말한다.
ⓒ IUCN

관련사진보기

낙동강 하구의 삼락생태공원 하늘 연못에서 발견된 멸종위기종 대모잠자리의 모습. 실태조사를 나간 습지와 새들의 친구의 카메라에 포착됐다. 원본을 확대한 사진이다.
 낙동강 하구의 삼락생태공원 하늘 연못에서 발견된 멸종위기종 대모잠자리의 모습. 실태조사를 나간 습지와 새들의 친구의 카메라에 포착됐다. 원본을 확대한 사진이다.
ⓒ 습지와새들의친구

관련사진보기


환경단체는 부산시가 대저대교 건설 과정에서 대모잠자리의 서식 여부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습지와새들의친구는 "지난해 시가 제출한 환경영향평가서에 대모잠자리의 서식 자체가 언급되어 있지 않다"면서 "이대로면 서식지 파괴가 불가피하다. 계획이 마땅히 재고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박하는 부산시, 사진 데이터로 재반박 환경단체

하지만, 부산시는 환경단체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시 도로계획과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2020년 5월 26일 오후 2시 41분에 대모잠자리 1마리를 촬영한 자료를 포함해 환경영향평가 자료를 냈다. 환경단체의 지적은 맞지 않는다"고 밝혔다.

대모잠자리 사진의 신뢰성에도 의문을 표시했다. 이 관계자는 "습지와새들의친구가 주장한 대규모 서식 부분은 사진을 포함해 정확한 자료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진 사실 여부 등 검증이 우선이라는 의미다.

<오마이뉴스>도 사진 확인에 들어갔다. 여러 이미지 프로그램 등을 통해 메타데이터 정보 등을 확인한 결과, 환경단체의 사진은 2021년 4월 25일 오후 2시 57분 10초에 촬영된 것으로 나타났다. DSLR 카메라의 조리갯값은 f/5.6, 셔터스피드는 1/1600초로 200-500mm(촬영구간은 450mm) 망원렌즈가 활용됐다.

부산시의 이러한 반응에 박중록 습지와새들의친구 운영위원장은 "사진은 틀림이 없다. 부산시가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말로만 말할 게 아니라 현명한 결정을 해야한다"면서 "부산이 가진 생태계의 보물, 자랑거리를 앞장서 지키겠다는 계기로 삼아달라"고 꼬집었다.

그는 "인접해 있는 초지까지 환산하면 연못 등의 면적이 1만 제곱미터를 넘는다. 만나기 어려운 희귀종이 이처럼 많이 서식한다는 것은 낙동강 하구 생태계의 중요성을 보여주고 있다"며 "이곳은 대체 불가능한 서식지"라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25일 낙동강하구지키기전국시민행동과 함께 대모잠자리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시에 관련 의견을 전달한다. 대모잠자리의 실태에 대해서도 관련 사진과 의견을 낙동강유역환경청에 공문으로 접수했다.
 
낙동강 대저대교 건설 계획 철회를 요구하고 있는 환경단체.
 낙동강 대저대교 건설 계획 철회를 요구하고 있는 환경단체.
ⓒ 김보성

관련사진보기


태그:#대모잠자리, #부산시, #대저대교, #멸종위기종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