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사진보기
▲  미국을 방문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후(현지시간)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열린 소인수 회담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인사하고 있다.
ⓒ 청와대 제공	관련사진보기

 
청와대는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백신 스와프'가 이뤄지지 않은 데 대해 "미국 측은 백신 지원을 요청하는 국가가 너무 많다고 했다"라면서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한 저소득 국가를 놔두고 한국에 대해서 백신을 공급하기는 쉽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밝혔다.

"미국, 한국을 백신공급 확보한 나라로 평가"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24일 오후 춘추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 같이 밝히면서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특정 국가와 백신 스와프를 체결하기엔 어려웠던 것으로 이해한다"라고 전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미국 측은) 특히 한국은 코로나19 대응을 아주 잘하고 있고, 또 소득 수준도 높은 데다가 백신 공급을 확보한 나라로 평가하기 때문"이라면서 "미국이 한국군 55만 명이 접종할 수 있는 백신을 제공하기로 한 것도, 이러한 백신 공급의 형평성, 한미동맹을 감안한 우리 측에 대한 배려를 강화해 우리 측에 특별한 조치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이번 정상회담에 대한 중극 측의 반응을 묻는 기자들의 말에 "우리 측은 외교부 등을 통해서 이번 문 대통령 방미와 관련해서 중국 측과 필요한 소통을 해오고 있다"면서 "우리 정부의 입장은 굳건한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조화롭게 한다는 일관적 입장이고, 이번 한미 정상 공동성명도 이런 입장이 반영됐다"고 답변했다. 

그는 이어 "대만해협 관련 내용이 최초로 한미간 공동성명에 포함됐지만, 양안관계 특수성을 감안하면서 역내 정세의 안정이 우리에게도 중요하다는 기본 입장을 일반적이고도 원칙적인 수준에서 포함했다"고 덧붙였다.

미일 정상 공동성명과는 달리 이번 한미 공동성명에 중국이 적시되지 않은 데 대해 이 관계자는 "미국 측은 일관되게 중국과의 관계가 경쟁할 때는 경쟁하고, 적대적일 때는 적대적이어야 하지만, 협력할 수 있을 때는 협력한다고 한다"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특히 한국에 대해선 중국과의 관계가 복잡하다는 걸 이해한다는 입장을 표명해 왔다"라고 밝혔다.

이어 "블링컨 장관의 나토 연설 계기 등에 미국은 동맹국에 대해 미국이나 중국을 택일하도록 강요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각국이 가능한 상황에서 중국과 협력할 수 있을 것이고, 특히 기후변화 보건을 협력 분야로 언급한 이번 성명에서도 미국 측은 한국이 가진 중국과의 복합적 관계를 이해하는 태도를 보여줬다"고 부연했다. 

"한미동맹 70년 평가하고 동맹의 미래 방향 제시한 회담"
 

큰사진보기
▲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오후(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정상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청와대 제공	관련사진보기

 
이 같은 질의응답에 앞서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께서 SNS에 밝힌 대로 최고의 순방, 최고의 회담이었다"면서 "그 결과도 기대한 것 이상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구체적 성과로 다음과 같이 여섯 가지를 제시했다. 

▲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 간 개인적 신뢰와 유대 구축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진전 동력 확보 ▲미사일 지침 종료 ▲한미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 강화 ▲공급망 첨단기술, 해외 원전시장 등 미래지향적 파트너십 강화 ▲기후변화 보건 무역분야 등 글로벌 도전 분야 공동 대응 등이다.

이번 정상회담의 의미에 대해서는 "김대중-클린턴 행정부 이후 20여 년만에 한미 양국의 민주당 행정부가 들어서는 등 시대적 역사적 정치적으로 의미가 큰 시기에 개최됐다"라며 "70년간의 한미 동맹을 되돌아보며 평가하고 현재는 물론 미래 수십 년간의 동맹관계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자 공동성명을 준비했다"고 전했다.

미국의 이번 정상회담에 대한 반응도 소개했다. 이 관계자는 "백악관 고위 실무자는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회담에 대해 매우 만족했다(satisfied very much)고 전했다"며 "특히 문 대통령의 진솔한(straightforward) 모습이 인상적(really impressive)이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바이든 대통령은 정상회담 직후에 트위터에 "문재인 한국 대통령을 초대하는 영광을 가졌다. 우리 두 나라의 동맹은 어느 때보다도 강해졌고 동북아시아의 번영과 안보, 평화는 물론 인도-태평양과 세계를 위한 핵심"이라면서 "한미동맹은 그 어느 때보다 좋다"고 밝힌 바 있다.
 

큰사진보기
▲  미국을 방문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후(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부부와 인사하고 있다.
ⓒ 청와대 제공	관련사진보기

 
프랭클린 루즈벨트 그림 설명하며 "한국판 뉴딜 추진에도 감사"

정상회담 부대 일정을 통해서도 양국 정상은 각별한 유대감을 형성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그는 "문 대통령의 한국전 참전 용사 명예 훈장 서훈식 발언이 매우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며 "바이든 대통령이 문 대통령의 진솔함(credible)과 진실성(genuine)에 감사하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질 바이든 여사와 관련된 에피소드로는 "문 대통령은 명예훈장 수여식 때 질 바이든 여사가 2015년 7월 방한시 진관사를 방문했을 당시 사진을 진관사로부터 가지고 왔다"라며 "질 바이든 여사는 이 사진에 대해서도 매우 기쁘게 생각했다"라고 소개했다. 

이외에도 청와대 관계자는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문 대통령에게) 루즈벨트 그림을 설명하면서 문 대통령이 루즈벨트 기념관을 찾아주고, 한국판 뉴딜 정책을 추진하는 점도 감사하다고 했다"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원래 같은 가치관과 생각을 갖고 있는 점을 알고 있었는데, 문 대통령이 격의 없이 대해준 점도 감사하다고 했다"고 알렸다. 

또다른 일화로 문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지난 3월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한국을 방문한 것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 뜻이었던 것으로 들었다"고 하자,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웃으면서 "장관들이 한국이 좋아서 돌아오지 않을까 걱정하기도 했다"고 답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