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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정상회담 참석차 미국 워싱턴을 방문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워싱턴DC인근 알링턴 국립묘지를 찾아 헌화를 위해 무명용사탑으로 향하고 있다.
 한미정상회담 참석차 미국 워싱턴을 방문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워싱턴DC인근 알링턴 국립묘지를 찾아 헌화를 위해 무명용사탑으로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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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21일 오전 0시 5분]

미국을 공식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20일(아래 현지 시각) 오전 9시경 첫 공식 일정으로 워싱턴D.C. 인근 버지니아주에 있는 알링턴 국립묘지를 방문하고 헌화했다. 문 대통령이 이곳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알링턴 국립묘지는 미국 최대 국립묘지 중 한 곳으로 참전 용사와 가족 약 40만 명의 유해가 안치돼 있다. 이른바 '미국의 성지'라고 불리며, 미국 신임 대통령이 취임식 직후 참배하는 곳이기도 하다. 특히 한국전쟁 참전 전사자 다수의 유해가 안장돼 있어 '한미 혈맹'의 상징적인 장소이다. 문 대통령이 이곳에서 방미 일정을 시작한 것은 한미 간의 공고한 관계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앞서 지난 세 차례 워싱턴D.C. 방문 당시에는 알링턴국립묘지를 방문하지 않았다. 최소화된 일정 탓에 방문 일정을 잡지 못했거나 한미 동맹을 상징하는 다른 곳을 찾았기 때문이다. 2017년 6월 취임 후 첫 방미 때에는 문 대통령의 가족사와 얽힌 장진호 전투 기념비를 찾았었다. 장진호 전투는 한국전쟁 당시 민간인 구조 작전인 '흥남철수'를 성공으로 이끈 전투로 이때의 피란민 행렬에는 문 대통령의 부모도 있었다.

문 대통령의 방문에 맞춰 국립묘지 입구 안내문에는 "미국의 가장 신성한 성지 알링턴 국립묘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문 대통령을 태운 차량이 국립묘지 매클린 게이트를 통과할 때 예포 21발이 발사됐다. 미 육·해·공군 및 해병대, 해안경비대 등으로 구성된 의장대 120명이 도열한 상태에서 예포가 울렸으며, 예포 발사가 종료될 때즈음 문 대통령은 무명용사 다리 입구에 도착했다. 

차량에서 내린 문 대통령을 로버츠 의전장이 영접했고, 존스 워싱턴 관구사령관의 안내에 따라 도보로 무명용사의 묘 앞으로 이동했다. 그 뒤를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서훈 국가안보실장, 이수혁 주미국대사 등이 따랐다. 무명용사의 묘 앞에는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이라고 써진 리본이 걸린 화환이 배치돼 있다. 문 대통령은 의장대의 구령에 따라 태극기에 대한 경례를 했고, 군악대가 애국가를 연주한 뒤 미국 국가를 연주했다. 
 
한미정상회담 참석차 미국 워싱턴을 방문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워싱턴DC인근 알링턴 국립묘지를 찾아 무명용사의 묘에 헌화하고 있다.
 한미정상회담 참석차 미국 워싱턴을 방문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워싱턴DC인근 알링턴 국립묘지를 찾아 무명용사의 묘에 헌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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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하나님만 아시는 무명용사들이 영예롭게 여기에 잠들다'라고 직힌 무명용사의 묘 최상단 계단으로 이동해 화환에 손을 얹고 잠시 묵념을 했다. 그리고 정자세를 취한 문 대통령은 진혼곡이 연주되는 동안 경례를 했다. 낯선 땅에서 자유와 평화를 위해 헌신한 모든 군인들의 희생에 경의를 표했다. 

헌화 행사에 참석한 미국 측 인사들을 만난 문 대통령은 "한국전쟁 당시 대한민국의 자유와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싸운 미군들에게 재차 경의를 표한다"면서 "이렇게 피로 맺어지고 오랜 세월에 걸쳐 다져진 한미동맹을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더욱 강력하고 포괄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국립묘지 기념관 전시실 앞으로 이동해 기념촬영을 한 뒤 전시실로 입장해 무명용사의 고귀한 희생을 기리는 기념패를 기증했다. 보통 외국 정상이 알링턴 국립묘지를 방문할 때 전시실에 기념물을 전시하는 관행에 따라 기념패를 준비했으며, 과거 우리 정상의 방문에도 기념패를 전시한 선례를 따른 것이다. 

기념패는 국민대 겸임교수이자 금속공예 전문가인 김동현 작가가 국군유해발굴단이 발굴한 한국전쟁 참전 미군 피복류(바지, 단추)를 활용해 만들었으며, 한국전 참전용사와 알링턴 국립묘지 무명용사의 희생정신을 기리는 조형물로 제작했다. 

기념비의 전체적인 형태는 서양의 기념비에서 주로 사용하는 오벨리스크(사각주) 형식이며, 한국의 전통문양을 활용해 우리의 전통과 번영이 우방국 참전의 노고에 의해 이뤄졌음을 상징하고, 참전용사들의 유품 주변에 희미하게 나비를 배치해 기념패의 상승하는 모양에 따라 나비의 상승을 표현했다. 겉면은 전통문양을 새겼고, 안쪽면에는 불탄 흔적의 문양을 새겨 한국전쟁의 전화를 상징했다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한미정상회담 참석차 미국 워싱턴을 방문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워싱턴DC인근 알링턴 국립묘지를 찾아 참배하고 있다.
 한미정상회담 참석차 미국 워싱턴을 방문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워싱턴DC인근 알링턴 국립묘지를 찾아 참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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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9시 40분경 알링턴 국립묘지 방문을 마친 문 대통령은 다음 일정을 위해 미 의회로 이동하기 전에 루스벨트 기념관을 찾았다. 

오전 9시 55분경 기념관을 찾은 문 대통령은 미국의 제32대 대통령인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 후손의 안내에 따라 관람했다. 경제대공황 시기에 경제를 극복해 낸 루즈벨트 대통령을 문 대통령이 찾은 것은 그를 롤모델로 삼아 팬데믹을 극복하고 한국형 뉴딜의 포용과 도약, 회복, 방향성 등에서 동질성을 찾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도 루즈벨트 대통령을 롤모델로 삼고 존경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 집무실에 루즈벨트 대통령 초상화를 걸어주고 있다. 루스벨트는 역대 미국 대통령 가운데 전무후무하게 무려 네 번이나 대통령에 당선되어 1933년부터 1945년까지 무려 12년을 재임한 인물이다. 

오전 10시 20분경 루스벨트 기념관 방문을 마친 문 대통령은 펠로시 미 하원의장을 비롯한 하원지도부 면담을 위해 미의회로 이동했다. 이 자리에서는 한미관계 발전, 한반도 평화, 코로나19 백신 공급망 협력 등 한미 양국 간의 실질적인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백악관은 19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오는 21일(현지 시각) 백악관에서 94세의 한국전쟁 영웅이자 베트남전 참전용사인 랠프 퍼킷 주니어 퇴역 대령에게 미국 최고 무공훈장인 명예훈장(Medal of Honor)하며, 방미 중인 문 대통령도 기념식에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 정상회담을 하는 날 한국전 참전용사에게 미 최고 영예를 수여함으로써 한·미동맹의 중요성과 견고함을 강조하기 위해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이 명예훈장을 수여하는 것은 취임 후 처음이며, 명예훈장 수여식에 외국 정상이 직접 참석하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워싱턴=공동취재단·서울=유창재 기자(yoocj@ohmynews.com)] 

태그:#문재인, #한미정상회담, #미국 방문, #알링턴 국립묘지, #참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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