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쌈' 신현수-권유리-정일우, 로맨스 사극 신현수, 권유리, 정일우 배우가 30일 오후 비대면으로 열린 MBN 종편 10주년 특별기획 <보쌈-운명을 훔치다> 온라인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보쌈-운명을 훔치다>는 광해군 치하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생계형 보쌈꾼이 실수로 옹주를 보쌈하며 펼쳐지는 로맨스 사극이다. 1일 토요일 밤 9시 40분 첫 방송.

신현수, 권유리, 정일우 배우가 30일 오후 비대면으로 열린 MBN 종편 10주년 특별기획 <보쌈-운명을 훔치다> 온라인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MBN

 
"내가 죽어 없어져야 모든 이가 편해진다."

남편을 잃은 조선시대 여성의 처절하고 슬픈 현실을 그린 퓨전 사극이 안방극장을 찾아올 준비를 마쳤다. 오는 5월 1일 첫 방송되는 <보쌈-운명을 훔치다>(아래 <보쌈>)는 조선 광해군 시대를 배경으로 생계형 '보쌈꾼'이 실수로 광해군의 딸을 보쌈하며 펼쳐지는 로맨스 사극이다. 

30일 오후 네이버TV에서 MBN 10주년 특별기획 드라마 <보쌈-운명을 훔치다>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코로나 19' 확산 방지를 위해 온라인으로 대체된 이날 행사에는 배우 정일우, 권유리, 신현수가 출연해 캐릭터 설명과 촬영 뒷이야기 등을 전했다.

결혼한 여성은 오로지 남편과 시가를 위해서만 살아야 했던 조선시대, 부군을 잃은 여인에게 최고의 미덕은 수절이자 자결이었다. <보쌈>은 그 시절 백성들 사이에서 시작된 한 풍습을 조명한다. '보쌈'이란 혼자가 된 여성을 몰래 보에 싸서 데려와 혼인하던 풍습을 가리키는 말이다. 현대의 시선으로 보면 일종의 약탈혼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그 시절 보쌈은 당사자들간의 합의 하에 비밀스러운 목적이나 사랑을 이루기 위한 방법이었단다. 죽은 남편이란 굴레에 묶여 살아야 했던 여성들에겐 억울함을 풀 수 있는 작은 탈출구였던 셈이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참석하지 못한 권석장 감독은 짧은 인터뷰 영상을 통해 "스스로의 의지와 관계 없이 운명이 정해진 사람들이 그에 맞서서 전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다른 삶을 찾아나가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라고 설명했다. 이어 <보쌈> 연출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도 "감정의 스펙트럼이 굉장히 넓고 뚜렷하다. 그런 점이 연출하기 쉽겠다고 생각했다. (막상 해보니) 그렇지도 않더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도 "사극은 절대 할 수 없는 것과 할 수 있는 게 구별돼 있지만, 어떤 점에서는 (선을) 넘나드는 걸 그릴 수 있다는 게 매력적이었다. 인물들의 욕망과 감정이 아슬아슬한 경계선 안에서 요동치는 부분들을 기대해달라"고 덧붙였다.

극 중에서 정일우는 노름, 도둑질, 싸움, 보쌈에 이골이 난 밑바닥 인생을 사는 인물 바우로 분한다. 보쌈을 공부하기 위해 문헌까지 찾아봤다는 그는 "보쌈이란 소재가 낯설게 다가왔다. 찾아보니 자료도 많지 않더라. 감독님과 이야기를 굉장히 많이 나눴다. 어떻게 보쌈했을까. 보쌈하는 방식을 어떻게 할까 여러 가지 고민을 했다. 담을 타넘거나 뛰어갈 텐데, 어깨에 들쳐매는 게 가장 쉽겠다는 결론이 나와서 그렇게 연기했다"고 말했다.
  
'보쌈-운명을 훔치다' 정일우, 거친 모습으로! 정일우 배우가 30일 오후 비대면으로 열린 MBN 종편 10주년 특별기획 <보쌈-운명을 훔치다> 온라인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보쌈-운명을 훔치다>는 광해군 치하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생계형 보쌈꾼이 실수로 옹주를 보쌈하며 펼쳐지는 로맨스 사극이다. 1일 토요일 밤 9시 40분 첫 방송.

정일우 배우가 30일 오후 비대면으로 열린 MBN 종편 10주년 특별기획 <보쌈-운명을 훔치다> 온라인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MBN

'보쌈-운명을 훔치다' 권유리, 첫 사극 도전 권유리 배우가 30일 오후 비대면으로 열린 MBN 종편 10주년 특별기획 <보쌈-운명을 훔치다> 온라인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보쌈-운명을 훔치다>는 광해군 치하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생계형 보쌈꾼이 실수로 옹주를 보쌈하며 펼쳐지는 로맨스 사극이다. 1일 토요일 밤 9시 40분 첫 방송.

권유리 배우가 30일 오후 비대면으로 열린 MBN 종편 10주년 특별기획 <보쌈-운명을 훔치다> 온라인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MBN

 
<보쌈>을 통해 처음으로 사극에 도전하는 권유리는 광해군과 소의윤씨 사이에서 난 옹주 수경 역을 맡았다. 좌의정 이이첨과 광해군의 밀약으로 원치 않는 결혼을 하게 됐지만 설상가상 신혼 첫날밤도 못 치르고 청상과부가 되는 인물. "<보쌈> 덕분에 사극의 매력을 점점 알아가고 있다"는 권유리는 예상과 달랐던 의상 때문에 실망 아닌 실망(?)을 한 적도 있다고 털어놨다.

"사극 톤이나 단어가 생소하고 어려웠다. 의상과 분장도 불편했다. 그런데 촬영하다 보니, 의상과 분장이 주는 힘이 있더라. 점점 몰입이 잘 됐다. 사실 옹주라는 캐릭터 설명을 듣고 처음엔 화려하고 예쁜 한복을 언젠가 입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대본을 4부까지 받았는데 청상과부로 시작해서 바로 보쌈 당해버리는 바람에 여벌이 없더라(웃음). 지금은 그 의상에 도움을 많이 받아서 마음에 든다."

퓨전 사극인 만큼 실존 인물과 역사적 사실을 토대로 상상력을 더한 부분도 많다. 신현수가 맡은 이대엽 역시 그런 인물이다. 극 중에서 좌의정 이이첨의 막내 아들 이대엽은 어린 시절 궁궐 출입을 하면서 본 옹주 수경을 남몰래 사모한다. 신현수는 "아버지인 좌의정 이이첨은 실존 인물이고 세 아들이 있었다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막내 아들이 어땠다는 건 픽션이다. 그 지점에서 재미있는 상상들을 많이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권석장 감독은 앞서 드라마 <파스타> <골든타임> <미스코리아> 등을 통해 세련되고 섬세한 연출로 탄탄한 마니아 팬들을 보유한 인물이기도 하다. 이날 배우들은 권 감독의 첫 사극 연출을 연신 극찬하며 드라마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정일우는 "권석장 감독님의 첫 사극에 대한 기대가 컸다. 그런데 장면을 어떻게 연출하실지 당일까지도 얘기해주시지 않으신다"고 토로하면서도 "제가 생각했던 현장과 너무 달랐다. 생각지도 못한 방식으로 연출하셔서 매일 새롭다. 전 사극이 다섯 번째인데 '이런 그림이 나올 수가 있다고?'라며 매번 감탄한다"고 귀띔했다. 
보쌈운명을훔치다 정일우 권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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