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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지난해 10월25일 서울 일원동 서울삼성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78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지난해 10월25일 서울 일원동 서울삼성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78세.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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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일가는 고 이건희 회장이 남긴 삼성생명, 삼성전자 등 계열사 지분과 부동산 등에 대해 상속세 12조원을 납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28일 삼성전자는 보도자료를 내고 "유족은 고 이건희 회장이 남긴 계열사 지분과 부동산 등 전체 유산의 절반이 넘는 12조원 이상을 상속세로 납부할 계획"이라며 "연부연납 제도를 통해 올해 4월부터 5년간 6차례에 걸쳐 상속세를 분납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 측은 "이번 상속세 규모는 국내는 물론 전세계적으로도 역대 최고 수준의 상속세 납부액"이라며 "지난해 우리 정부의 상속세 세입 규모의 3~4배 수준에 달하는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재용 부회장 등 유족들도 "'세금 납부는 국민의 당연한 의무로,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유족은 고 이건희 회장이 개인 소장하고 있던 미술품을 기증하고, 감염병 대응 및 소아암과 희귀병을 앓고 있는 어린이 지원 등에 1조원을 기부하기로 했다.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이중섭 황소 등 사회 환원 

우선 이 회장이 개인 소장해온 고미술품과 세계적 서양화 작품, 국내 유명작가 근대미술 작품 등 모두 1만1000여 건, 2만3000여 점을 국립박물관과 미술관에 기증한다.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국보 216호), 단원 김홍도의 '추성부도'(보물 1393호)와 같은 문화재 또는 유물 등 2만1600여점은 국립박물관에 기증된다. 

또 유족은 김환기 화백의 '여인들과 항아리', 이중섭 화백의 '황소' 등 한국 근대 미술대표작가들의 작품 등 근대 미술품 1600여점을 국립현대미술관 등에 기증할 예정이다. 한국 근대 미술에 큰 족적을 남긴 작가들의 작품 일부는 광주시립미술관, 대구미술관 등 작가 연고지 지자체 미술관과 이중섭미술관, 박수근미술관 등 작가 미술관에 기증하기로 했다. 

더불어 국립현대미술관에는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 호안 미로의 '구성', 살바도르 달리의 '켄타우로스 가족' 및 샤갈, 피카소, 르누아르, 고갱, 피사로 등의 작품도 기증하기로 했다. 

삼성은 "지정문화재 등이 이번과 같이 대규모로 국가에 기증되는 것은 전례가 없어 국내 문화자산 보존은 물론 국민의 문화 향유권 제고 및 미술사 연구 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감염병 대응·소아암·희귀병 지원에 1조원 기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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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유족은 감염병 대응과 관련 인프라 구축을 위해 7000억원을 기부한다. 이 가운데 5000억원은 한국 최초 감염병 전문병원인 중앙감염병전문병원 건립에 사용될 예정이다. 이는 일반·중환자·고도 음압병상, 음압수술실, 생물안전 검사실 등 첨단 설비까지 갖춘 150병상 규모 병원으로 건립될 계획이다. 

나머지 2000억원은 질병관리청 산하 국립감염병연구소의 최첨단 연구소 건축, 감염병 백신 및 치료제 개발을 위한 연구 지원 등 감염병 대응을 위한 인프라 확충에 사용될 예정이다. 기부금은 국립중앙의료원에 출연한 뒤, 관련 기관들이 협의를 통해 감염병전문병원과 연구소의 건립 및 운영 등에 활용하게 된다. 

또 유족은 소아암·희귀질환 어린이 환자들을 위해 3000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앞으로 10년 동안 소아암, 희귀질환 어린이들 가운데 가정형편이 어려운 환아를 대상으로 유전자 검사·치료, 항암 치료, 희귀질환 신약 치료 등을 위한 비용을 지원한다. 

백혈병·림프종 등 13종류의 소아암 환아 지원에 1500억원, 크론병 등 14종류의 희귀질환 환아들을 위해 600억원을 지원한다. 삼성은 "소아암 환아 1만2000여명, 희귀질환 환아 5000여명 등 모두 1만7000여명이 도움을 받게 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소아암, 희귀질환 임상연구 및 치료제 연구를 위한 인프라 구축 등에도 90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유족은 서울대어린이병원을 주관기관으로 하는 위원회를 구성해 소아암, 희귀질환 어린이 환자 지원 사업을 운영하기로 했다. 서울대와 외부 의료진이 고르게 참여하는 위원회는 전국 어린이 환자들이 각 지역에 위치한 병원에서 검사·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전국 어린이병원의 사업 참여를 유도할 계획이다. 

더불어 유족은 다양한 사회환원 사업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기로 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 관계사들이 기존에 진행하고 있는 사업 외에도 다양한 사회공헌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삼성 관계자는 "이번 상속세 납부와 사회환원 계획은 갑자기 결정된 것이 아니다"라며 "그동안 면면히 이어져온 정신을 계승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태그:#삼성, #이건희, #상속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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