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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임성근 전 부산고법 부장판사의 탄핵 심판 변론 준비기일에서 주심을 맡은 이석태 헌법재판관(왼쪽부터)과 이영진 수명재판관, 이미선 수명재판관이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소심판정에서 재판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임성근 전 부산고법 부장판사의 탄핵 심판 변론 준비기일에서 주심을 맡은 이석태 헌법재판관(왼쪽부터)과 이영진 수명재판관, 이미선 수명재판관이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소심판정에서 재판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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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정사상 최초의 재판이 시작됐다. 임성근 전 부장판사 파면 여부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판단이다. 

헌법재판소는 본격적인 탄핵 심판에 앞서 24일 임 전 부장판사에 대한 변론준비기일을 열었다. 이날 법정에는 주심을 맡은 이석태 재판관과 이영진·이미선 재판관, 청구인 대리인단(아래 국회 측), 피청구인 대리인단(아래 임 부장판사 측)이 함께 했다. 임 전 부장판사는 이날 현장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양측이 법정에서 처음 만난 자리였던 만큼 입장차도 팽팽했다. 이날 임 부장판사 측은 국회 측 입장을 전면 반박하면서 혐의별 입장도 구체적으로 밝혔다. 이 가운데 '판결문 수정은 법원의 관행이었다', '판결 결과를 강요한 건 아니고 의견을 개진한 것'이라는 주장도 있었다.  

"판결문 수정? 법원 실무례... 유사 사례 4000건 넘어"

임 부장판사의 탄핵 소추 사실은 크게 세 가지다. ▲2015년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지시를 받고 박근혜 전 대통령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가토 다쓰야 전 산케이 신문 서울지국장 재판에 개입한 혐의 ▲유명 프로야구 선수 도박사건 판결내용을 사전 유출 및 판결내용 수정을 지시한 혐의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소속 변호사의 체포치상 사건 판결문 양형이유를 수정하도록 지시한 혐의다.

임 전 부장판사 측은 "강요한 바 없다"면서 관련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탄핵 소추 안건으로 올라온 내용과 실제 사실 간에 차이도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야구선수 도박사건에 대해서는 "기본적인 사실관계는 크게 다투지 않는다"면서 "다만 수석부장이 (판결에) 지시 간섭한 게 아니라, 수석부장 입장에서 담당 판사에게 한번 더 판단해보면 어떻겠냐는 식의 의견을 개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변 변호사 사건 재판에서 판결문 수정을 강요한 혐의에 대해서는 '법원의 관행'을 내세웠다. 이들은 "판결문 등록했더라도 수정해야겠다고 하면 이유를 수정해서 다시 등록하는 게 법원의 실무례"라며 "몇 년 간 비슷한 형태로 수정된 게 4000건에 이른다. (임성근이) 이례적으로 수정했다고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중대한 헌법과 법률을 위반한 게 아니기 때문에, 파면에 해당하지 않는다", "임 전 부장판사가 지난 2월 28일로 퇴임했기 때문에 탄핵심판이 부적합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국회 측은 이같은 임 전 부장판사 측 주장에 대해 "판사가 업무 수행을 할 때 자발적으로 동료법관 또는 선배법관에게 참고의견을, 익명화해서 질문을 하고 독자적인 결정을 내렸다면 문제될 게 없지만, 이 사건은 본질적으로 성격이 전혀 다르다"고 반박했다.

임성근 측,  전국법관대표회의 중 연구회 소속 비율 사실조회 신청 

이날 주목할 부분은 임 전 부장판사 측에서 과거 임 전 판사의 탄핵을 요구했던 '전국법관대표회의' 소속 구성원들 가운데 특정 연구회 소속 비율 사실조회 신청을 요구한 점이다. 이들 가운데 일부가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의원인 점을 근거로, 당시 판단에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임 부장판사 측은 "그 당시 전국법관대표회의 의장이 최기상 의원이다. 그는 현재 민주당 소속"이라며 "언론 보도 중에서도 임원진 중 과반 이상이 특정연구회 소속이라는 언론 보도가 있었다. 확인할 필요가 있어 사실조회 신청을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당시 전국법관대표 회의에 참석했던 판사 한 명을 증인으로 신청하겠다는 요구도 덧붙였다.

참여연대 측에서 지난 3월 4일 헌법재판소에 임 전 부장판사의 탄핵 심판에 대한 의견서를 낸 것을 두고는 양측은 날카롭게 대립했다. 임 부장판사 측은 "법에 어긋난다"는 주장을, 국회 측은 "제출 자체를 금지할 수 없다, 의견을 표현하고 전달한 권리는 누구에게나 있다"고 반박했다.

먼저 임 부장판사 측은 "헌법재판소의 심판규칙 10조 1항에서는 심판과 관련된 이해관계, 국가기관, 공공단체와 법무부장관이 의견서를 낼 수 있다고 규정한다"면서도 "참여연대는 헌법재판소법과 규칙이 정한 공공단체가 아니다, 사적단체에서 헌법재판소 결정에 영향을 미치려는 불순한 의도가 있는 것 아닌가"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국회 측은 "법령상 의견제출권이 명시돼있지 않다고 해서 누구도 의견제출권이 없다고 이야기 할 수 없다"면서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국내서 벌어지는 모든 종류의 권력행사에 대해 자기 의견을 표현하고 전달할 기본 권리가 있다"고 맞받았다. 

"임성근 형사기록 '20만 쪽' 넘어... 트럭 한대로 옮겨야"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임성근 전 부산고법 부장판사의 탄핵 심판 변론 준비기일에서 이동흡 전 헌법재판관(왼쪽) 등 임 전 부장판사 측 대리인들이 참석하고 있다.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임성근 전 부산고법 부장판사의 탄핵 심판 변론 준비기일에서 이동흡 전 헌법재판관(왼쪽) 등 임 전 부장판사 측 대리인들이 참석하고 있다.
ⓒ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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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이영진 재판관은 "(임 전 부장판사의) 1,2심 기록자료가 1만 6000쪽 정도 된다고 들었다. 검찰청에 있는 형사기록은 20만 쪽이 넘어서 트럭 한대가 와야한다고 한다"면서 "피청구인의 채판 관여가 헌법이나 법률에 위배돼 탄핵사유에 해당하는지에 집중해서 효율적으로 자료를 받고 내주셔야 우리도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절차가 끝난 직후, 양측은 헌법재판소 밖에서 취재진과 만나 각자의 입장을 전했다. 먼저 국회 측 송두환 변호사는 "이 사건은 국회가 국민의 대표기관으로서 법관을 소추한 사건이다. 헌법과 법률에 관련 규정이 있었는데도 실제 사례가 발생한 적 없었던, 선례조차 없었던 사건"이라며 "사법권 독립은 무엇인지 (중략) 법관이 헌법과 법률에 반하는 행위를 했을 경우 국가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분명한 방향성이 제시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임 전 부장판사 측은 과거 법관대표회의 구성원들에 대한 사실조회 및 증인신청을 두고  "(당시) 회의는 법관 출신 이수진, 이탄희 의원 등  민주당 의원들이 주도했다. 이런 현실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청구인(국회) 쪽에서 법관회의 회의록을 증거를 냈기 때문에, 우리 입장에서도 반박하는 주장을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들은 말미에 임 전 부장판사가 "추후 기일에는 출석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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