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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불교회관 연화사 '붓다 봉사회'의 봉사자들.
 천불교회관 연화사 "붓다 봉사회"의 봉사자들.
ⓒ 박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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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장기화로 사회적 거리두기와 생활 속 거리두기가 지속되면서 취약계층은 어느 때보다 힘든 일상을 보내고 있다.

어려움에 처한 이웃과 반찬으로 소통하며 그들을 돕는 사람들이 있다. 남동구 구월동에 위치한 '인천불교회관 연화사'의 '붓다 봉사회' 봉사자들이다. 매주 수요일은 이들이 반찬 나눔을 통해 마음을 선물하는 날이다.

"손끝에 정을 담아 맛을 내지요"
     
이른 아침부터 '인천불교회관 연화사' 주방인 공양 간에 전등이 환하게 켜지면서 개인소독을 마친 여인네들이 앞치마를 두르고 분주하게 움직인다. '붓다 봉사회'봉사자들이 어려운 이웃들에게 반찬을 만들어 나눔을 실천하기 위해 모였다.

"마늘을 먼저 까놓고 재료를 다듬는 게 좋겠어요."
"오늘의 메뉴는 소불고기와 꽈리고추 멸치볶음 그리고 깍두기예요. 오늘도 맛있게 만들어 봅시다. 파이팅!"
"무를 썰어서 깍두기 먼저 절여놓고 다른 재료들을 손질하는 게 좋겠어요."
 
이른 아침부터 '인천불교회관 연화사' 주방인 공양 간에 전등이 환하게 켜지면서 개인소독을 마친 봉사자들이 앞치마를 두르고 분주하게 움직인다.
 이른 아침부터 "인천불교회관 연화사" 주방인 공양 간에 전등이 환하게 켜지면서 개인소독을 마친 봉사자들이 앞치마를 두르고 분주하게 움직인다.
ⓒ 박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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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찬 나눔 봉사에 사용하는 음식재료는 봉사 전날 남촌동 농산물시장에서 구입한 식재료들이다. 준비해 놓은 재료를 씻고 다듬어서 음식을 만드느라 요란한 칼질소리, 함께 지지고 볶고 버무리는 과정이 이어진다. 주부9단들의 솜씨로 재료들은 맛깔스러운 반찬으로 탄생한다.

'붓다 봉사회'는 신도들이 십시일반 후원하는 기금으로 2016년부터 매주 수요일마다 소외계층들에게 반찬 나눔을 실천하며 자비를 베풀고 있다.

이숙자 봉사회장 (64)은 '붓다 봉사회'를 이끌고 있다.

"직접 장을 보며 구입한 식재료를 이용해서 10명의 봉사자들이 음식을 만듭니다. 구월3동에 거주하시는 어르신들과 소외계층들에게 행정복지센터에서 저희 대신 전달해주시는데, 육류와 김치류 그리고 밑반찬을 제철식품을 이용해 메뉴를 짜고 있어요. 매주 수요일 반찬을 만들어서 20여 명에게 배달해드리는데 너무 고마워하세요.

지난주에 보낸 빈 도시락을 수거하면서 이번 주 도시락을 보내드려요. 빈 도시락과 함께 가끔 메모지에 감사의 글을 써서 보내주시는데, 그럴 때 저희도 보람을 느끼고 감동을 받습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 때문에 3월부터 9월까지 봉사를 못했어요. 기다리는 마음을 알기에 너무 마음이 불편했지요."

이 회장은 그동안 전달된 반찬메뉴를 적은 노트를 펼쳐 보인다.
 
빈 도시락과 함께 전달된 감사의 마음을 담은 메모지.
 빈 도시락과 함께 전달된 감사의 마음을 담은 메모지.
ⓒ 박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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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찬메뉴가 적힌 노트
 반찬메뉴가 적힌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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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수요일은 이웃사랑 실천하는 날"

봉사자 윤성심씨(80, 서구 검암동)는 "봉사한 지 2년 정도 됐다"며 "80살이 되어서 남을 도울 수 있다는 게 즐겁고 감사한 일이고, 봉사를 하고부터 아픈데도 없어져 이제는 수요일이 기다려진다"라며 활짝 웃는다.

"맞아요. 봉사하러 오는 날이 기다려지고 너무 행복합니다. 그래서 6년 동안 열심히 참여하고 있어요. 중독 같아요.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이웃을 위해 계속 봉사하고 싶어요."

이성주 봉사자(74, 연수구 연수동)는 빠른 손놀림으로 깍두기를 버무린다.
 
봉사자들이 정성으로 만든 맛깔스러운 반찬들
 봉사자들이 정성으로 만든 맛깔스러운 반찬들
ⓒ 박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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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자들이 정성으로 만든 맛깔스러운 반찬들
 봉사자들이 정성으로 만든 맛깔스러운 반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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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를 볶는 사람, 절여진 무를 버무리는 사람, 꽈리고추와 멸치를 볶는 사람, 설거지 하는 사람, 정리하는 사람 등 반찬을 기다리는 이웃들을 떠올리며 사랑과 정성으로 음식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표정이 행복하기만 하다.

"내 가족들에게 선물하는 마음으로 반찬을 만들고 있어요. 서로 살림 지혜를 모아서 만들지요. 힘들고 몸이 아파도 봉사할 때는 에너지가 생기는 것 같아요. 만든 반찬을 보내고 나면 얼마나 뿌듯하고 기분이 좋은지 몰라요. 이렇게 푸짐하게 만들어서 가방에 가득 담아 행정복지센터에 전달을 하면 마음이 훈훈해져요. 베풀 수 있다는 건 행복하고 감사한 일이예요. 이 맛에 봉사를 합니다."

봉사자 이혜순씨(54세, 동구 송림동)는 "수요일마다 만나서 봉사를 함께하다보니 이제는 가족 같고 봉사하면서 배우는 것도 많다. 삶의 행복과 살림의 지혜를 배운다. 또 요리솜씨도 많이 늘었다"라며 완성된 음식들을 배달할 반찬통에 담아 가방에 넣는다.
 
완성된 음식들을 배달할 반찬통에 담아 가방에 넣고 있는 모습.
 완성된 음식들을 배달할 반찬통에 담아 가방에 넣고 있는 모습.
ⓒ 박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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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반찬들은 구월3동 행정복지센터의 담당 직원이 지역에 거주하는 어려운 이웃들을 직접 방문해 전달한다.

구월3동행정복지센터 박은주 주무관(방문보건복지팀)은 "독거노인,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 계층, 청장년층1인 가구에게 매주 수요일 전달하고 있는데 반찬가방을 들고 방문할 때마다 얼마나 고마워하시는지 모른다. 붓다봉사회에서 어려운 이웃들에게 관심을 갖고 봉사해주셔서 너무 고맙고 감사할 따름이다"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인천시 인터넷신문 'i-View'에도 실립니다. 글쓴이는 'I-View' 객원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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