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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덕신공항은 '탄소중립의 적'이 아닙니다

[주장] 가덕신공항에서 그린수소 비행기가 날아오르는 미래

21.02.23 12:00최종 업데이트 21.02.24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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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덕신공항과 관련한 찬반 여론이 뜨겁습니다. 이에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노원병)이 글을 보내와 싣습니다. [편집자말]

부산시가 공개한 가덕신공항 예상도. ⓒ 부산시

 
심상정 의원님. 더불어민주당 2050탄소중립 실행위원장 김성환 의원(서울 노원병)입니다.

지난 17일과 19일 가덕신공항 반대 기자회견은 잘 봤습니다. 몇 가지 쟁점은 정부에서도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가덕신공항특별법이 기후위기를 가속화시키는 기후악법'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정책은 명확한 근거와 데이터가 전제돼야 합니다. 인상비평과 같은 문제제기는 정의당이 추구하는 정책정당의 면모와도 맞지 않습니다. "신공항들이 2050 탄소중립 비전의 적이 되지 않으려면, 공항에서 고추를 말리는 방법밖에 없다. 한 마디로 민폐만 끼치는 자가당착 공항"이라고 하셨지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사실이 아닙니다.

부산영남권 공항,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 0.02% 수준에 불과

2018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온실가스 총배출량은 7억2700만 톤입니다. 그중 수송부문은 9800만 톤으로 전체 배출량의 13.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의원님께서 말씀하신 바와 같이 항공수요가 증가할 경우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을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항공분야가 차지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체 수송부문 배출량의 1.6%에 불과합니다.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 대비 0.14%입니다. 
 

ⓒ 김성환의원실

 
그것도 국내 항공 전체 배출량일 때 그렇습니다. 2019년 김해공항의 운항편수 비중은 우리나라 전체 공항의 12.1% 수준입니다. 단순 계산하면 부산영남권 공항이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차지하는 역할은 대략 0.02%로 추산됩니다. "신공항이 지어지면 항공 탄소배출량이 1.5배 증가할 것"이라고 말씀하셨지만 데이터는 사실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항공기보다 대형차 온실가스 배출량이 더 많아     

부산시에 따르면 영남권 발생 항공화물은 연간 27만 톤(환적화물 제외) 수준이지만, 그중 96%는 인천에서 처리된다고 합니다. 신공항이 지어지면 항공수요가 증가하는 게 아니라 인천의 물량이 부산으로 배분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입니다. 

인천에서 처리되는 화물은 육상교통을 통해 부산영남에서 이동해야 한다는 사실도 잊어서는 안됩니다. 그런데 육상의 자동차가 항공기보다 오히려 온실가스를 더 배출한다는 사실을 알고 계시지요. 

영국의 경제·에너지·산업부 자료에 따르면, 1인이 1km를 이동할 때 대형차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209~283g으로 가장 높고 항공은 156~255g을 기록했습니다. 유럽 환경청 역시 항공과 대형화물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각각 244g/pkm과 240g/pkm으로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김성환의원실

 
국내 기관에서도 같은 결과를 얘기합니다. 한국교통안전공단 연구에 따르면 서울-부산간 교통수단별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을 보면 항공이 53.3kg으로 제일 높습니다. 하지만 휘발유 승용차도 50kg으로 큰 차이가 없습니다. 부산으로 가야 할 승객이나 화물이 인천으로 갔을 때 육상으로 다시 운송을 해야 해서 오히려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할 수밖에 없습니다.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자동차 정책이 우선

심상정 의원님께서 우리나라 항공부문 배출량이 연간 4.42% 증가하는데 왜 공항을 신설하냐고 말씀하셨습니다. 기준년도를 알 수 없어서 나름대로 분석해봤는데, 2001~2018년까지 항공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은 13.4% 증가했더군요. 하지만 같은 기간 도로부문에서는 46.9% 증가했습니다. 온실가스 총량은 58.8배나 차이가 납니다. 하나는 말씀하셨는데, 하나는 빠뜨리셨네요.   

국내 운송의 육상수송 분담률과 항공수송 분담률을 고려하면, 탄소중립을 위한 논의에서 우선순위는 온실가스 배출 증가여부가 명확치 않은 신공항 건설 여부가 아닙니다. 전기차와 수소차를 어떻게 빨리 보급할 것인지, 도로 중심의 교통체계는 어떻게 철도체계로 전환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항공기 역시 전기·그린수소의 시대로 전환 중 

항공부문의 온실가스 배출도 과학기술의 진전으로 탄소중립이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항공기의 동력원이 석유에서 전기와 수소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기비행기는 1884년 프랑스에서 처음 등장했지만, 내연기관 비행기에 밀려 큰 주목을 받지 못했습니다. 경제성이 부족했죠. 하지만 최근에는 제트엔진보다 유지보수가 쉽고 저렴하며,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전기 비행기가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대형비행기는 수소기술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에어버스는 2035년까지 수소연료 항공기를 상용화하겠다고 발표했고, 보잉사 역시 NASA의 지원을 받아 수소연료 항공기를 개발 중입니다. 가덕신공항이 개항할 2030년경에는 실제 전기와 그린수소 비행기가 상용화돼 심 의원님의 걱정을 덜어줄 것입니다.

가덕신공항은 국민 안전과 균형발전을 위한 시설   

2002년 김해공항 맞으편 돗대산에 중국 항공기가 추락해 129명이 사망하는 일을 잊으신 건 아니겠지요? 가덕신공항은 국민 안전을 위해 꼭 필요한 시설입니다. 가덕신공항 바로 옆에는 세계 5대 물류항구인 부산신항이 있고, 유라시아 대륙 철도의 출발점이 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일시적으로 항공 수요가 줄었지만 세계적 추세는 항공 수요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가덕신공항은 수도권 일극집중을 분산하는 실질적 사업이 될 것입니다.

2019년 기후위기 대응의 상징인 그레타 툰베리는 유엔총회 참석으로 위해 비행기를 타지 않고, 무동력 요트를 타고 대서양을 건넜습니다. 그러나, 2030년경에는 그린수소 비행기가 날기 시작해 기후위기를 걱정하는 심 의원님의 우려를 상당히 불식시킬 것입니다. 

따라서, 심상정 의원님과 정의당이 가덕신공항 건설을 국민안전과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적극 지지해 주실 것을 요청드립니다.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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