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은석이 MBC <나 혼자 산다> 출연 이후 반려동물 상습 파양 의혹에 휩싸였다. 박은석의 동창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그가 '여자친구가 마음에 안 들어 한다는 이유로, 키우던 비글을 작은 개로 바꿨다고 무심히 말하던 모습이 기억난다. 일이야 본인 노력에 대한 보상이지만 동물을 사랑하는 퍼포먼스는 안 했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게시글을 올렸다.

이어 오랜 팬들 사이에서도 그가 키우던 반려동물이 어느새 사라지고 또 새로운 반려동물이 나타나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푸들, 샤페이, 올드잉글리시십독, 고양이들까지 10여 마리의 반려동물이 거쳐갔다는 주장도 있었다.

'파양 논란' 별 일 아니라는 그 배우의 대답 

논란이 확산되자 박은석은 팬카페에 1차로 해명 글을 올렸다. '심려를 끼쳐드려죄송합니다'라고 시작하는 글에서 박은석은 "저희 애들 잘 크고 있구요. 공식 해명 오늘 중으로 나갈거니 너무 염려마세요"라며 팬들을 안심(?)시켰다.
 
 배우 박은석, 파양 논란에 대한 1차 해명글 (캡처)

배우 박은석, 파양 논란에 대한 1차 해명글 (캡처) ⓒ 박은지

 
최근 인기를 얻다 보니 자연히 잡음에 휘말리게 된 것 같다는 투의 글은 자신의 행동에 논란될 여지가 전혀 없다는 뉘앙스였다. 물론 그의 말대로 확인할 길 없는 옛 동창의 비글 에피소드는 진위 여부를 알 수 없다고 치더라도, 이후 소속사에서 밝힌 파양에 대한 해명 글은 논란을 더욱 부추기는 셈이 됐다. 

배우 박은석의 소속사 후너스엔터테이먼트는 "반려동물 관련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의혹이 제기된 동물들의 근황에 대해 일일이 밝혔다. 소속사의 해명에 따르면 푸들 로지는 할머니 집에서 함께 키우던 반려견으로, 할머니가 연로하셔서 독립한 박은석이 보호하다가 환경적으로 어려워 친척 누나에게 보냈다고 한다. 독립하면서 키우게 됐던 대형견 올드잉글리시십독과 고양이 두 마리는 회사 숙소에 들어가게 되면서 대형견은 마당이 넓은 집으로, 고양이들은 잘 아는 지인에게 보냈다. 또한 비글은 키운 적이 없다고도 밝혔다. 

또한 소속사 측은 "박은석 배우는 동물을 누구보다 사랑하는 배우로, 반려동물을 마땅히 끝까지 책임져야 함을 알지만 어쩔 수 없이 함께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현재도 미안해하고 있으며 여전히 그들과 왕래하고 있다"며 현재 논란이 오해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이처럼 형편이 어렵고 사정이 안 되어 반려동물을 다른 보호자에게 맡기는 행위를 '파양'이라고 한다. 내가 책임지길 포기한 동물이 꼭 길거리에 내버려지는 상황만이 무책임한 것은 아니다. 배우의 문제될 것 없다는 발언이나 상습적 파양 의혹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는 소속사의 반박은 반려동물에 대한 입양자의 책임을 인지하지 못할 뿐 아니라 파양의 의미조차 모른다고 인정하는 꼴이다.

적어도 그가 애견·애묘인이라면 

 
  MBC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한 박은석.

MBC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한 박은석. ⓒ MBC

 
박은석 측의 대응이 당황스러운 이유는 누구보다 반려동물을 사랑하는 배우라며 방송을 통해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모습을 당당히 공개했음에도, 그 책임에 대해선 미성숙한 의식을 고스란히 내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실제로 아직 반려동물 파양이나 유기 문제에 대해서 공감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다. 이번 일에 대해서도 일부 네티즌들은 '동물을 사고 파는 건 흔한 일이니 전혀 해명할 일이 아니다. 잘 되고 있는 배우를 괜히 트집 잡아 마녀사냥 하는 행위다'라며 문제될 것 없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대중에게 반려동물을 사랑하는 배우로서 자신을 소개한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한 생명을 내 삶에 들여놓는 것은 그만큼 신중한 결정과 책임이 필요한 일이다. 또한 반려인구가 늘어나는 만큼 유기동물 문제도 심각해지면서 사회적으로 이에 대한 문제의식도 심화되는 추세다.

배우 박은석 개인은 잘 몰랐을 수도 있고 과거의 실수일 수도 있으나, 적어도 문제가 제기됐을 때라도 잘못된 부분을 인지하고 대응하지 못한 태도가 아쉬운 것은 어쩔 수 없다. 

책임질 수 없다면 키우지 말아야 
 
  MBC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한 박은석.

MBC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한 박은석. ⓒ MBC

 
한편, 파양 논란이 불거지자 박은석의 반려동물을 입양했던 사촌 누나와 지인들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직접 동물들의 근황을 알리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요는, 믿을 수 있는 지인에게 입양 보냈고, 그 동물들이 지금은 행복하게 살고 있다는 것이다.

여건이 안 되어 어쩔 수 없이 파양한 것을 가지고 무작정 비난하자는 것이 아니다. 새로운 동물을 키우는 데 훨씬 신중을 기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형편이 어려워서, 키울 환경이 안 되어서, 기숙사에 들어가게 되어서 매번 키우던 반려동물을 남에게 부탁할 수밖에 없었다면, 앞으로는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자신과 반려동물의 미래에 대해 심각하게 고려하는 것이 옳다. 자신의 향후 계획에 반려동물을 포함시킬 수 없을 것 같으면 애초에 입양하지 않는 게 낫다. 

27일 오후에서야 그는 SNS를 통해 다시 한 번 해명글을 올렸다. 이번에는 '파양에 대해 부인하고 싶지 않으며, 잘못된 건 잘못됐다고 인정한다'는 것이다. 또한 '이번 계기를 통해 또 다른 마음가짐이 생겼다'며 반성의 메시지를 전했다.

어쨌거나 그가 아는 선에서 그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 일들이었을 테다. 이번 일로 박은석 배우에게 무조건적으로 과도한 비난이 쏟아져서는 안 될 것이다. 다만 이번 일을 유명세에 따른 단순한 해프닝으로 여기진 않길 바란다. 꼭 대중에게 보이기 위해서가 아니더라도, 반려동물에 대한 책임을 성숙한 태도로 인지하고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진정한 '반려 가족'으로 거듭나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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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는 개 고양이 집사입니다 :) sogon_abou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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