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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월 말 첫 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례가 보고된 이후 1년이 지난 24일 9시 기준 호주에서는 확진자 2만 8755명(사망 909)이 보고되었습니다. 한국에서와 마찬가지로 호주도 2020년 많은 학생이 집에서 원격으로 수업을 했고, 아직도 일부 지역에서는 등교가 제한돼 있습니다.

원격 학습은 학생들과 교사들에게 상당한 도전 과제를 던져줍니다. 교실에서의 면밀한 감독과 지원을 감소시키며, 장애 또는 특별한 필요를 가진 어린이들에게 불이익을 줄 우려가 큽니다. 재택근무를 하는 부모들도 일과 아이들을 돌보는 두 가지 일을 한꺼번에 해야 해서, 일을 효과적으로 하고 가족을 부양하며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20일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20일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국무총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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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정세균 국무총리는 "최근 세계보건기구(WHO)의 보고서에 따르면 어린이와 청소년은 성인보다 코로나19 감염률이 낮고, 감염돼도 경증이나 무증상인 경우가 많다고 한다"라며 "지역 사회 유행 정도가 심각하지 않고 방역 수칙만 지켜진다면 학교는 감염 확산의 주요인이 될 가능성이 작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고 있다"라며 신학기 등교 수업 방안을 검토할 것을 교육부에 지시했습니다.

호주는 매년 1월에 새 학기가 시작됩니다. 작년처럼 대규모 감염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지만, 호주에서도 학생들이 학교로 돌아가는 것이 안전한지에 대한 논쟁이 진행 중입니다. 특히,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재정 수입을 의지하는 대학들은 이 문제를 아주 심각하게 받아들입니다.
  
호주 학교가 2020년에 배운 것

호주 보건 당국, 소아청소년과 의사, 연방 및 주 교육 부서는 코로나19가 학교에서 어떻게 전염되는지 이해하기 위해 협력해 왔습니다. 바이러스에 대한 더 많은 정보가 밝혀짐에 따라 학교가 어린이와 직원들에게 안전한 학습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계속해서 연구해 오기도 했습니다.

호주 국립면역연구 및 감시센터(National Centre for Immunisation Research and Surveillance, NCIRS)가 지난해 10월 27일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학교에서 코로나19의 전염률이 매우 낮았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시드니가 있는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NSW)에서는 작년 8월 말까지 49명의 학생과 24명의 교직원이 감염되었습니다. 이들과 접촉한 사람 5793명을 검사한 결과 학교에서의 2차 감염사례는 학생 38명, 교직원 13명에 불과했습니다. 전체 접촉자의 1% 미만이었지요.

보건당국은 학교에서의 2차 감염률이 낮은 이유로 ▲ 성인들의 학교 출입을 최대한 억제하고 ▲ 몸이 안 좋은 학생은 등교하지 않도록 했으며 ▲ 코로나19 검사를 최대한 빨리 진행한 것을 꼽았습니다.

낮은 2차 감염률과 철저한 감염 예방 조치로 NSW의 대부분의 학교는 환자 발생 후 며칠 후에 다시 문을 열 수 있었습니다.

가장 많은 코로나 환자가 발생한 빅토리아주에서도 학교에서의 2차 감염률은 매우 낮았습니다. 2020년 8월 말까지 교직원 254명, 학생 599명, 학생과 교직원의 가족 753명이 감염되었습니다. 이 기간에 빅토리아주에서 발생한 코로나19  감염사례는 총 1만 9109건이었습니다.

이들을 통한 2차 감염 사례도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었습니다. 전체의 3분의 2는 2명 이상에게 추가 감염을 일으키지 않았고, 2차 감염이 발생한 경우라도 90% 이상은 소규모 발생(10명 미만)이었습니다.
 
학계와 연구원이 작성한 뉴스 기사를 인터넷에 게시하는 비영리 미디어 매체 네트워크 <더 컨버세이션>은 호주 전문가들이 공정한 학습 환경을 보장하고 학교 폐쇄의 부정적인 영향을 줄이기 위해 학교를 개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학계와 연구원이 작성한 뉴스 기사를 인터넷에 게시하는 비영리 미디어 매체 네트워크 <더 컨버세이션>은 호주 전문가들이 공정한 학습 환경을 보장하고 학교 폐쇄의 부정적인 영향을 줄이기 위해 학교를 개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 THE CONVERS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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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노르웨이에서 실시된 연구들은 올바른 방역 전략이 시행되면 학교를 안전하게 개방하고 코로나19 전염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0-17세의 어린이와 청소년의 감염 추세가 성인들의 추세와 유사하다고 보고했습니다. 하지만 학교에 간 학생과 온라인 교육을 받은 학생들 사이의 감염률에는 큰 차이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CDC가 12월 6일부터 매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학교에서 직접 교육을 제공하는 카운티(county)에서 일반 인구 중 코로나19 발생 건수는 10만 명당 401.2건이었고, 온라인 교육만 제공하는 카운티에서는 10만 명당 418.2건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고 합니다.

코로나19 검사를 강력히 실시 중인 노르웨이에서도 학교에서의 2차 감염률은 낮았습니다. 2020년 8월부터 11월까지 '노르웨이 초등학교의 소아 COVID-19 전파사례 연구'(유럽전염병 예방 및 방지 저널 2021년 1월호)에 따르면 학교에서의 아동 간 전염은 0.9%(234명 중 2명)에 불과했습니다.

학교 문 닫기는 최후의 수단

학교 문을 닫은 나라의 경우 그것은 마지막 수단이었습니다. 극도로 높은 지역사회 전파율과 일일 확진자 수 폭증에 직면해 국가 봉쇄를 위한 마지막 수단으로 학교 문을 닫기로 한 것입니다. 즉, 인구 이동의 광범위한 제한만이 감염 증가를 막을 수 있을 때 학교 문을 닫기로 한 것입니다.

물론 전파력이 강한 변종 바이러스에 대한 준비가 없는 상태에서 학교를 여는 것이 위험하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바이러스가 진화하는 것은 흔한 일이며 영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브라질에서 확인된 바이러스 변종들의 감염률이 높은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적어도 호주의 경우 아직은 변종의 호주 진출 가능성은 불확실하며, 학교 내 전염 위험도 불확실하기 때문에 이를 근거로 학교 문을 닫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학교에서 확인된 사례의 조사에 따르면, 아동 간 전염은 흔치 않고, 학교가 아닌 가정에서의 전염이 어린이들에게 가장 흔한 감염원으로 밝혀졌습니다. 아이들이 감염되는 경우는 대부분 지역 사회 전파율이 높고 학교나 보육원에서의 경감 대책(사회적 거리 두기와 같은)에 충실하지 못할 때 발생한 것으로 보입니다.
 
호주 머독 어린이재단이 빅토리아 주정부에 학교를 폐쇄하지 말 것을 권유하고 있다.
 호주 머독 어린이재단이 빅토리아 주정부에 학교를 폐쇄하지 말 것을 권유하고 있다.
ⓒ 호주 머독 어린이 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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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영국의학저널(BMJ)에 영국 교수들이 기고한 국제적인 연구 결과도 공정한 학습 환경을 보장하고 학교 폐쇄의 부정적인 영향을 줄이기 위해 보육 센터, 유치원 및 학교를 개방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학교를 연다고 하더라고 지역 사회 전파 정도에 따라 녹색(등교)에서 적색(폐교)으로 방역 전략을 바꿔야 할 것입니다. 마스크 착용 의무화, 출석 감소 또는 폐교를 상황에 따라 단계적으로 도입하는 것입니다.

2020년 학생들과 직원들은 손을 규칙적으로 씻고,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면서, 필요할 때 마스크를 쓰는 등 코로나19 방역에 큰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이러한 방역 조치와 함께 백신을 접종하고, 코로나19 검사를 신속히 한다면 등교 수업을 해도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태그:#호주, #코로나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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