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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3월 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사교육정상화 촉구 학부모모임 주최로 열린 사교육 불법홍보 고발 및 근절촉구 기자회견에서 학원강사 우형철(오른쪽)씨가 발언하고 있다.
 2017년 3월 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사교육정상화 촉구 학부모모임 주최로 열린 사교육 불법홍보 고발 및 근절촉구 기자회견에서 학원강사 우형철(오른쪽)씨가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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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대입 수능 국어 '1타' 강사로 알려진 박광일씨가 댓글 조작 혐의로 구속됐다. 2017년 7월부터 2년여간 댓글 조작 업체를 차려 경쟁 업체와 경쟁 강사를 비방하는 댓글을 단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수원지방법원은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 혐의를 받는 박광일씨에 대해 "증거 인멸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 사건을 수면 위로 올린 인물은 '삽자루'로 불린 유명 수학 강사 우형철(57)씨다. 지난 2015년 그가 인터넷 강의 업계에 만연한 불법 댓글 조작 정황을 폭로하면서 파문이 일었고 이것이 불법 댓글 문제가 공론화된 계기였다. 그러나 지난해 3월 27일, 그의 유튜브 채널 '삽자루'에는 우형철씨가 뇌출혈로 쓰려졌음을 알리는 내용이 올라왔고 이후 투병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형철씨가 쓰러지기 4개월 전인 2019년 11월 15일, 필자는 그와 '불법 댓글 추적과정'에 대한 인터뷰를 했다. 수능 주간이었음에도 그는 바쁜 상담 시간을 쪼개 인터뷰에 응해주었고 질문 하나하나를 짚어가며 꼼꼼히 답변했다.

이 인터뷰는 당시 E대학의 커뮤니티케이션 미디어학부 '인터넷 취재실습' 과제로 성사되었기에 빛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박광일씨가 구속된 지금, 이 사실을 처음 폭로했던 우형철씨가 무엇과 싸워왔는지 우리 사회가 들어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14개월 전의 인터뷰를 다시 꺼내든 이유다.

우형철씨에 따르면 불법 댓글 추적 과정에서 가장 결정적인 자료는 제보자가 제공했다. 박광일씨의 불법 댓글 사건도 제보자가 찾아오면서 시작됐다. 박씨가 인터넷주소(IP) 추적을 피하기 위해 필리핀에 소규모 회사를 운영하며 300개 이상의 아이디를 만들고는 비난 댓글을 조직적으로 작성했다는 내용이었다.

- 제보자들은 주로 누구입니까? 그들의 신원 보호는 어떻게 하셨나요?

"남들은 제보자들이 돈 때문에 자신의 조직에 있었던 일을 폭로하는 나쁜 사람이라 생각합니다. 아주 안 좋은 생각이에요. 제보자들은 원청 업체나 자기가 있었던 회사에서 버림받은 사람들입니다. 불법 행위를 해서 이득을 취하고 직원들이나 대행사에는 변호사비 대줄 테니 책임져라. 삽자루한테 걸릴 듯하니 회사 잽싸게 정리하자. 그러니까 나가. 이런 거요. 제보하면 소송 걸어서 괴롭히고요.

'얘는 업계에서 받아주면 안 돼. 회사의 주요 기밀 사항을 제보하는 사람이야.' 그런 분위기를 만들잖아요. 그러니까 취업이 안 됩니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들이 바뀌지 않으면 제보자들을 구할 수 없어요. 그분들에 대해서 사회적으로든, 국가적으로든 그런 부분을 보호하고 책임을 져 줘야 한다는 거죠. 그런데 지금의 내부고발자에 대한 보호 프로그램이 국가적으로도 굉장히 부족하고 사회적으로도 없다고 생각해요."

학원계와 사법기관의 무관심

- 제보자들은 주로 어떻게 오는 겁니까?

"양심 때문에 오는 경우도 있고요. ○○○에서 불법 댓글을 할 때는 제보자가 저에게 걸렸어요. 그랬더니 ○○○가 그걸 마케팅팀장에 다 뒤집어씌우더라고요. 이러다 보면 자기가 모든 책임을 다 져야 하는 상황인 거죠. 그래서 저에게 제보하게 됐고요. 그러다 보니 커뮤니티에서 얻을 수 없는 정보, 그 회사 내부 주고받은 이메일이라든가 서류가 전부 노출되게 된 겁니다."

불법 댓글 사건을 밝혀내는 데 제보자의 도움이 크기는 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관련 증거를 직접 수집하고 커뮤니티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고된 과정이다.

우형철씨는 전문적인 추적을 위해 2015년 클린인강협의회를 설립했다. 힘들게 밝혀낸 사실이었지만 실질적인 변화로까지 이어지는 건 쉽지 않았다. 학원계와 사법기관의 무관심 때문이다. 19일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이번 박씨 사건도 처음에는 경찰이 검찰과의 협의 하에 무혐의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사건이다.

- 불법 댓글은 어떻게 추적하십니까?

"불법 댓글과 관련해서 저희 직원들과 제보자들에게 준 금액이 20억 원쯤 될 것 같고요. 저 혼자는 절대 할 수 없고 숙련된 전문가가 필요해요. 일반인들은 불법 댓글인지 알아볼 수 없어요. 정말 많은 노력이 필요해요.

예를 들어 글이 지나치게 특정 회사나 강사를 홍보하는 것 같다면요. 그 글을 쓴 그 아이디, 그 글 수십 개를 받아놓고요. 거기서 앞뒤가 안 맞는 말을 찾아야 해요. 아까는 분명히 인문계라고 했는데 갑자기 생물시험을 봤는데  ○○○ 수업을 들어서 그 문제가 나와서 너무 좋았어. 인문계라면서요. 100% 알바에요.

그러면 걔가 쓴 글에 댓글 달면서 동조했고 옹호한 글들. 그 아이디들을 같은 방법으로 다 추적해요. 그럼 걔도 알바에요. 그거를 가지고 도식을 만들어요. 그들의 관계. 커뮤니티에 써진 글만으로는 찾을 수가 없어요. 인스타그램, 카카오스토리, 중고장터. 이런 글을 다 뒤져야 해요. 이미지도 검색하고요. 사진이 이미지 검색해서 나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불법 댓글을 자행했던 회사에 있던 사람들입니다. 옛날에 불법 댓글 일을 했어요. 회사들마다 홍보팀이니 뭐니 보기는 좋은데 알고 보니 불법 댓글 하는 곳이에요. 거기서 만약 마케팅팀장을 했었다면, 이런 구조에 대해서 잘 아는 것 아니에요? 자기가 했었고 자기 노하우를 부하직원에게 전수하면서 걸리지 않을 방법을 전수할 거 아니에요? 그러니까 제일 잘 알죠."

불법 댓글에 대한 낮은 인식
 
 2015년 우형철씨가 인터넷 강의 업계에 만연한 불법 댓글 조작 정황을 폭로하면서 파문이 일었다.
 2015년 우형철씨가 인터넷 강의 업계에 만연한 불법 댓글 조작 정황을 폭로하면서 파문이 일었다.
ⓒ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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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린인강협의회는 앞으로 어떻게 됩니까?

"클린인강협의회는 그만둘 거예요. 클린인강협의회 하려면 사무실 둬야 하죠, 직원 월급도 많이 나가죠, 돈도 많이 들잖아요. 옛날엔 인터넷 강사하면서 돈도 많이 벌었어요. 그러니까 할 수 있었어요. 그런데 이젠 인터넷 강사도 안 하잖아요. 돈이 없잖아요. 직원들 월급 주고 사무실 임대하려면 힘들잖아요.

회사들(인터넷강의 업계)이 해야 할 일이잖아요. 그들은 안 하잖아요. 대신에 우리를 고발하잖아요. 법정에서 보니까 자기들이 한 것이 드러났어. 그렇지만 이들은 비싼 변호사를 써서 대행사 직원들이 한 거라고 빠져나가고, 대표이사들은 무혐의 처분을 받잖아요. 법정에 서게 되면 무죄를 받게 되고요.

그런데 이런 것에 대해서 동종업계 타 회사에서도 나 몰라라 하고. 심한 경우는 커뮤니티에서 학생들도요. 자기가 좋아하는 선생, 예를 들어 박광일이 크게 걸렸잖아요. 삽자루, 네가 뭔데 박광일 선생을 건드려. 납득이 안 가는 것들이 많아요. 그래서 여기서 계속하기에는 경비, 자금에 어려움이 굉장히 많아요. 사비로 해야 하는데 아파트가 안 팔려 가지고요. 돈이 없어요."

- 2019년부터는 성인인강 사이트의 불법 바이럴 마케팅도 폭로하셨습니다. 한 업체의 경우 취업준비생 카페를 장악하고 비정규직 인턴들에게 이 업무를 맡겼다고 주장하시기도 했는데요. 폭로 이후 내부 사정의 변화가 있었나요?

"성인인강 사이트는 진짜로 많아요. 그런데 수준이 낮아요. 마음만 먹으면 다 잡아낼 수 있어요. 잡아내서 경찰에다가 한번 넘겼어요. 그랬더니 경찰에서 '이런 걸 왜 하는데? 귀찮게' 우리가 이렇게 불법 댓글 자료를 제출하면 경찰은 마치 '너희 이거 해서 돈 뜯어내려는 거 아니야?' 이런 뉘앙스에요. 불법 댓글에 대한 낮은 인식 때문에요.

저희가 불법 댓글 잡으면 뭐 합니까. 경찰에 고발해봤자 경찰에서 입건처리 안 해주는데. 그리고 우리가 경쟁사에 얘기했어요. 얘네가 너희 회사 불법댓글로 괴롭히고 있다고 자료 보냈는데요. 그 다음 주에 보니까 걔네도 거꾸로 얘네에게 하고 있어요. 서로가 돌려서 하고 있어요. 다 범죄자예요."

그가 인강계의 불법 댓글 실태를 고발해온 건 2009년부터다. 이후에도 우형철씨는 클린인강협의회와 함께 대형 사교육 업체 여러 곳의 불법 댓글 사건 등을 폭로해왔다. 순탄치만은 않은 과정이었다. 2017년, 그는 불법 댓글을 추적하던 도중 자신이 속해있던 회사도 불법 댓글을 자행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는 계약 해지를 주장했고 대법원은 그에게 75억 원의 배상을 판결했다.

지난 21일 <일요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우형철씨의 아내 임아무개씨는 "이제는 잊히고 싶다는 게 삽자루의 솔직한 마음"이라고 전했다. 또한, 우씨는 제자들에게 "나를 잊고 각자의 인생을 영리하고 행복하게 살아라"라면서 "나처럼 살지 마"라고 조언했다.

표시광고법 위반에 대한 처벌 강화해야

- 불법 댓글을 추적해오신 지 10년이 흘렀습니다. 이 작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무엇입니까?

"첫 번째 계기는요. ○○○○○에서 강사를 홍보하기 위해 저를 폄하하는 글을 한 달 반 동안 수십 개의 아이디로 수험생 커뮤니티에 썼죠. 그런데 그런 것을 몇 달 당하면, '아 삽자루 안 되겠네' 이게 퍼지게 되고요. 그럼 강사가 당연히 스크래치가 나고 하락세에 접어들게 돼요. 그래서 한마디로 살기 위해서 추적했습니다.

그랬는데 그때 ○○○○○ 게시판에서 학생들이 ○○○○○를 비난하는 거예요. 삽자루 선생님을 듣지는 않지만 불법 댓글을 없애주는 것에 감사한다. 이런 댓글을 많이 받았어요. 저는 처음에는 좀 살아보려고 한 거였는데요. 그런 글들을 보면서 조금씩 소명 의식을 느끼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 불법 댓글 사건의 경우, 같은 회사 강사들의 비리를 폭로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갈등은 없었나요?

"혹시 똥이라고 아십니까? 과잉진료 문제를 제기한 한 치과의사를 다른 치과의사들이 비난하며 그렇게 부릅니다. 기자가 그에게 물어봤어요. 동료 의사들을 고발하면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 그랬더니 그 사람들은 제 동료 아니라고 했어요. 그 사람들은 의사가 아닙니다. 환자들이 아프다는 것을 이용해서 불법적인 방법으로 돈을 버는 것은 의사가 아닙니다. 그래서 치과의사가 똥이라고 불립니다. 앞으로도 계속 똥이라고 불릴 것이고요. 하지만 이런 의사가 있기에 과잉진료가 줄어드는 것입니다.

불법 댓글을 자행한 강사들은 강사가 아니에요. 불법 댓글 보고를 받고 지시를 하고. 몇 년에 걸쳐 그런 방식을 한 것을 제가 이메일로 보고선... 이 사람들은 강사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동료가 아니에요. 이들은 이거에요. 무죄추정의 원칙이다. 대법원 확정 나기 전까지 우리는 범죄 혐의는 없다고 생각하는 거다. 그런데 그런 회사에 대해서 경쟁사라든가 피해를 입은 사람이라든가 학생들이 거의 듣지 않는다는 현실입니다. 기자들은 이런 거에 대해서 '에~ 쟤네 밥그릇 싸움한다는 데 우리가 왜 껴' 이런 마인드죠."

- 불법 바이럴 마케팅은 사실 인터넷 강의 사이트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현상입니다. '클린한 것이 민주적인 것'이라고 하셨는데요. 선생님께서 생각하시는 '클린'은 어떤 것인가요?

"클린이요? 사실이 아닌 걸 사실처럼 쓰는 것. 이게 클린하지 못한 거죠. 간단한 거 아니에요? 사실이 아닌데 사실인 것처럼 글을 써서 경제적 이득을 취한다든가 정치적 이득을 취하는 것. 이게 클린하지 못한 거죠. 그러니까 그런 것에 대해서 경각심을 사람들이 가져야 한다는 거죠. 그리고 이런 것들은 처벌을 안 하면 계속 더 많이 한다는 거죠.

맛집에서 블로거들이 돈 받고 먹어보지도 않았으면서 맛있는 것처럼 글 써주고요. 그래서 우리가 그 블로그가 쓴 글을 보고 맛집에 가서 먹어줬는데 맛이 없더라. 낚였네. 이 정도 선에서 일반 국민들이 먹어선 안 된다는 거죠. 블로그 포스팅 밑에다 내가 돈 받고 게시한 거다. 이거 표시하지 않았으면 이거 불법이거든요. 표시광고법 위반 법이에요.

하지만 표시광고법 위반으로 처벌받은 사람들이 거의 없어요. 그러니까 법은 있는데 법을 집행하는 곳에서 이런 것에 대해서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는 거죠. 그러다 보니까 일반 국민들도 인터넷에서 그럴 수도 있지. 이렇게 법의식이 낮기 때문에 불법 댓글이라든가 이런 것이 계속 퍼지게 되었고 우리 사회에 올바르지 않은 정보, 사실이 아닌 가짜뉴스들이 퍼져나가 사회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여기서 확실한 법적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 이게 제 생각입니다."

마지막으로 그가 강조했던 것이 법의식과 제도의 중요성이다. 그는 표시광고법 위반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봤다. 그래서 그가 주장했던 것이 표시광고법을 위반할 경우 고용주, 대표이사, 법인을 처벌하고, 형벌 또한 벌금형을 없애고 징역형으로 형량을 강화한다는 내용이다. 윗선에서 불법 홍보 행위에 대한 지시를 내리고 관련 보고를 받아도 명확한 증거가 나오지 않는 이상, 실무선에서 주로 책임을 지게 되는 현실을 지적하며 나온 아이디어다.

우형철씨가 싸워왔던 것이 사교육 업계만의 문제일까. 우리 사회에는 국정원 댓글조작 사건, 드루킹처럼 위법한 정보들이 난무해왔다. 그리고 유튜브 뒷광고 등 지금도 난무하고 있다. 입시 업계에서 '불법 댓글' 논란은 여러 번 있어 왔지만 강사가 구속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시 한번 그가 싸워온 길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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