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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 과정에서 치료와 진료가 거부되거나, 적절하게 의료적 조치를 받지 못하는 의료공백의 상황이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기고 '코로나19와 의료공백'을 통해 의료공백의 문제점을 인권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평등하게 치료받고 진료받을 권리에 대해 짚어 보고자 합니다.[기자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닷새째 500명대를 유지하고 있는 16일 오전 서울역에 마련된 임시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검사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닷새째 500명대를 유지하고 있는 16일 오전 서울역에 마련된 임시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검사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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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 동부병원이 코로나19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지정되기 하루 전인 2020년 12월 3일 서울시청 앞에서는 노숙인 등에 대한 의료공백 해결을 위한 대책을 서울시에 요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노숙인복지법 시행규칙[1]과 보건복지부 지침에 따라 노숙인은 노숙인 진료 시설만을 이용할 수 있는데 동부병원을 포함해서 시립병원이 전부 코로나19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지정된 것. 노숙인이 이용할 수 있는 병원이 없어지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방역 대책이 누구를 살리고자 하는지 명확하게 드러난다.  

코로나19는 사회의 주변부 존재들이 누구인지를 확인시켰다. 확진자로 낙인찍힌 이들과 감염에 노출되기 쉬운 조건에 있는 사람은 바이러스 전파자로 분류돼 비난과 혐오의 대상이 되었다. 바이러스는 통제 불가능하고 낯설기에 방역을 이유로 벌어지는 차별행위를 어쩔 수 없는 것으로 용인하게 했다. 

사회 전체가 사회적 약자를 향한 차별에 무방비 상태였다. 고스란히 그 공백은 방역지침을 지키지 않은 개인을 향했다. 장기화되는 팬데믹 상황에서 우리 사회의 안전망은 사회 구성원을 구별해 다르게 작동한다. 모두가 안전하고 건강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 무색하다.

재난의 영향은 천차만별
 
 오는 20일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지 꼭 1년째가 되는 가운데 19일 오전 서울역 광장에 마련된 임시 선별진료소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오는 20일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지 꼭 1년째가 되는 가운데 19일 오전 서울역 광장에 마련된 임시 선별진료소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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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발생 초기 청도대남병원 집단감염을 시작으로 장애인 거주 시설의 집단 거주 조건이 방역에 취약하다는 것은 이미 드러났다. 2020년 11월 중순 시작된 코로나19 3차 대유행 앞에 집단 거주 형태의 공간은 집단감염을 발생시켰고 의료공백 상황까지 맞물렸다. 집단감염이 발생한 곳에서 입원을 기다리다 사망하는 환자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중환자를 받을 만한 시설이나 인력이 없는 병원에서도 그렇다. 평소라면 사망자가 발생해선 안 될 장소들이다.[2]

취약계층이 주로 이용하던 공공 병원들이 코로나19 전담 병원으로 지정되고 보건소도 일반 진료를 중단하면서 사실상 갈 수 있는 공공 의료기관은 없고 취약계층 대상으로 운영해온 무료 진료소마저 코로나19로 인해 운영을 중단하며 사실상 의료 체계가 붕괴한 셈이다.   

코로나19로 심화된 외국인에 대한 혐오 감정이 차별로 번지면서 이주노동자들은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병원을 정기적으로 방문해야 하는 이주민 만성질환자가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는 상황도 비일비재했다. 한 이주민은 임신했지만 산전검사를 받으러 병원에 한 번도 가지 못했고, 조산했다. 

진료비 부담과 외출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출산할 때까지 병원에 가지 못한 사례도 발생했다. 예전에는 민간단체나 이주민지원단체에서 무료진료 활동을 많이 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중단됐다. 이런 민간단체를 통해 관리를 해왔던 상황에서 그런 혜택도 없어져서 건강관리에 더 취약해졌다.[3] 

거리 노숙 중 시립동부병원에서 수술 후 입원 치료를 받다 전담병원 지정 예비조치로 퇴원 당한 사례도 있다. "수술 치료를 받고 나서 입원한 채로 재활 치료를 받고 있었는데, 재활 치료를 다 마치지도 못하고 코로나 전담병원이 되는 바람에 갑자기 퇴원하게 되었다.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로 치료가 계속 필요한 상황인데도 치료를 받지 못하고, 다른 병원을 알아볼 수 없는 상황에서 무작정 퇴원을 하게 된 것이다."[4] 

신장(이식) 장애인이 코로나19 양성판정에도 특별한 증상이 없다는 이유로 경증으로 분류되어 입원하지 못하고 집에서 대기하다 이틀 만에 사망한 사례도 있다.[5] 

또한 평소 자신의 의사로 병원에서 증세 등을 이야기하기 어려운 발달장애인이 양성 판정 후 자가격리로 대기하다 이틀 만에 병원에 입원했고 이후 폐렴 진행 상황을 확인한 사례도 있다.[6] 

코로나19 외의 의료 진료 또한 우선순위에서 밀려나서는 안 된다. HIV 감염인 윤가브리엘씨는 발병한 중이염 수술이 10개월 가까이 미뤄졌다. 민간병원이 윤씨의 중이염 치료를 해주지 않던 상황에서 서울국립의료원마저 감염병 전담병원이 돼서다. 

윤씨는 "코로나19 상황에서 공공의료원이 막히면 HIV 감염인들은 비싼 병원비와 낙인으로 이중고를 겪는다"고 토로했다.[7]

동자동 사랑방 주민의 사례에서 현 의료체계에서 어떤 차별과 배제가 벌어지고 있는지 알 수 있다. 

"큰 대학병원엔 들어갈 수가 없어요, 꿈도 못 꿔. 받아주질 않아요, 수급자라는 사람이. 그게 잘못된 거야. 병원은 아프면 받아줘야 하는데, 수급자라고 해서 국립(중앙의료원)만 나라에서 하는 것만 하고 개인 큰 병원, 이름난 서울대학병원은 꿈도 못 꿔요. 국립은 약이 또 싸요. 병원비도 싸고 방세도 싼데 대학병원 같은 데는 우리가 감당 못 해. 아예 안 받아. 수급자는 간호사가 주사 놓는 것부터 달라. 박대를 해버려."[8]

정기적인 투석이 필요한 신장 장애인의 경우 또한 상황은 심각하다. "음성이 나왔다고 해도 (의료기관에서는) 아무런 대안 없이 '2주 후에 오라'고 말하기 일쑤"라며 "보통 하루건너 투석을 한다. 투석 전후 체중이 3~3.5㎏가량 빠진다. 소변량이다. 하루만 미뤄도 (소변) 수천cc가 쌓이는데 자가격리 기간을 버티지 못한다"[9]라는 식의 사례는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다.

코로나19로 드러나는 불평등에 도전해야

2미터 거리두기, 5인 미만 집합금지 등의 행정명령에도 집단감염이 발생한 장애인 거주시설에서는 코호트 격리가 방역지침의 일환으로 시행되고 있다. 보호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지역사회가 아닌 시설에서 지내던 사람들이다. 

코호트격리 이전에도 시설 거주인들은 보호를 이유로 시설 외부와 차단된 삶을 1년 넘게 감당하고 있다. 시설 종사자는 출퇴근을 당연하게 하는 상황과 대비하며 평등에 대해 다시 질문하게 된다. 코로나19에 드러나는 불평등은 애초 평등하다고 여겨지지 않던 존재들이 보호, 통제, 감금에서 벗어날 수 있게 지역사회로 나오는 것부터 시작돼야 한다. 

24시간 활동지원이 필요한 중증 와상장애인이 코로나19에 확진된 상황에서 병원에서는 "가족과 같이 확진되면 병원에 들어와서 입원할 수는 있지만, 확진자가 아닌 사람이 들어와 신체보조 서비스를 지원할 수는 없다. 지금 병원에서는 기저귀를 차고 있는 사람이 많다. 기저귀에 대한 신변처리 외에 다른 서비스는 받을 수 없다"라고 답했다. 병상은 있어도 엘리베이터가 없는 계단이 있는 건물이어서 휠체어 접근 자체가 되지 않는 상황 또한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에는 병상 확보뿐만 아니라 환자의 개별 상황을 고려한 지원도 필요하다.

재난이 드러낸 차별의 실체에 우리 사회는 평등의 관점으로 다시 접근할 필요가 있다. 평등한 접근은 모두에게 동등한 조치를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개별이 처한 조건과 상황에 따라 다르게, 특별하게 대책을 세워 지원하는 것이다. 살려야 하는 목숨과 그렇지 않은 목숨이 따로 있지 않다. 

우선순위에서 밀려도 되는 존재는 없다는 것을 확인하는 길은 우리가 인간임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기도 하다. '나중에' 가 아닌 '지금 당장' 의료공백을 메꿀 방안을 찾는 것이 우선되어야 하는 이유다.

[1] '노숙인 등의 복지 및 자립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제5조 (노숙인진료시설의 설치· 운영 및 지정 기준 등) 참고
[2] 시사IN 695호, "지금은 확진자보다 병상을 찾아야 할 때" (2021.01.12)
[3] 싱가포르 이주노동자 집단감염, 한국에선 없었던 이유, 청년의사 (2020.10.21)
[4] 참여연대 [기자회견] '노숙인 등' 의료공백 대책을 요구합니다 (2020.12.03)
[5] 한국신장장애인협회 신장저널 102호, 코로나19로 인한 신장장애인의 대응현황 및 개선방안 (2020년 4월)
[6] 코로나19와 장애인의 삶 그 현황과 대책, 전근배 (감염병 및 재난 장애인 종합대책 마련 토론회 발제문, 2020.06.23)
[7] 잘린 손가락 들고 20개 병원 전전 "코로나 아니면 치료도 못 받나요" 한국일보 (2020.12.08)
[8] 코로나19와 의료공백 존엄과 평등으로 채우다, 코로나19의료공백 인권실태조사보고서 (2020.11.25)
[9] "코로나 감염보다 투석 제때 못 받아 죽을까봐 겁납니다" 중앙일보 (2020.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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