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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권정오 위원장과 조합원이 지난 2020년 9월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법외노조 통보 취소 소송 상고심 승소 후 포옹을 하고 있다.
 전교조 권정오 위원장과 조합원이 지난 2020년 9월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법외노조 통보 취소 소송 상고심 승소 후 포옹을 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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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리 해충이 온 산을 붉게 물들일 수 있다."

교원노조에 대해 이 같이 말한 박근혜 정부는 2013년 10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을 법 밖으로 내쫓았다. 그로부터 7년이 흐른 2020년 9월, 전교조는 다시 합법화됐다.

교원노조 '해충'이라던 박근혜의 고사작전... 하지만 

이 기간 동안 전교조 가입 조합원 숫자는 약간 줄었다. 하지만, 교사노조연맹이 새로 출범함에 따라 '혁신교육'을 외치는 '선생님' 노조 전체 숫자는 오히려 3만여 명가량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박근혜 정부의 교원노조 고사작전이 실패로 돌아간 것이 조합원 숫자로도 확인된 셈이다.

4일, 전교조가 만든 위원장-사무총장 선거 관련 문서에 따르면 지난 해 12월 현재 전교조 조합원은 4만5000여 명이다. 2013년 10월 법외노조 통보를 받을 당시 전교조 조합원은 5만2000여 명이었다. 법외노조 7년을 거치며 전교조 조합원 수가 7000여 명이 줄어든 것이다.
 
지난 8일 오후 서울교사노조 창립식 모습.
 지난 8일 오후 서울교사노조 창립식 모습.
ⓒ 윤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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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교사노조연맹에 따르면 전교조와 조합원 가입 대상이 겹치는 교사노조연맹 조합원은 올해 1월 현재 3만2000여 명이다. 2017년 12월에 창립한 지 3년여 만에 조합원이 급증한 것이다. 교사노조연맹 첫 지역 조직인 서울교사노조 창립은 한 해 전인 2016년 12월이다. 이 당시 조합원은 80여 명에 지나지 않았다.

전교조와 교사노조연맹의 전체 조합원은 올해 1월 현재 7만7000여 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교사노조연맹도 '혁신교육'을 목표로 한 노조다. 이런 점에 비춰봤을 때 '혁신교육'을 외치는 '선생님' 노조 조합원이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 시점인 2013년 10월에 견줘 7년 여 만에 오히려 2만5000여 명 가량 늘어난 셈이다.

박근병 교사노조연맹 소속 서울교사노조 위원장은 "몇 년 전만 해도 투쟁 경험이 적은 젊은 선생님들이 교원노조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이나 두려움을 갖고 있었다"면서 "'선생님들의 친구'를 기치로 내걸고 서울교사노조가 창립하자 이런 노조 진입 장벽이 무척 낮아졌다는 게 의미 있는 점"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교사노조연맹 자료를 보면 2030조합원 비율이 전체의 절반을 훌쩍 넘는 58%를 차지한다. 40대는 37%, 50~60대는 5%다.

조합원 80명으로 시작한 교사노조연맹, 4년 만에 3만2000명

이렇다보니 전교조 탈퇴 조합원이 교사노조연맹으로 조직을 갈아탄 경우는 많지 않다는 게 교사노조연맹의 분석이다.

하지만, 교사노조연맹도 풀어야할 과제가 있다. 혁신교육과 같은 거대담론보다는 교사이익 추구를 중심으로 한 사업을 주로 펼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교사노조연맹 한 관계자도 "교사노조이기 때문에 당연히 교사이익을 추구해야 하지만, 학생들을 위한 교육적 대의를 잃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법외노조 시련을 겪은 전교조의 경우 교사노조연맹과  대비되는 고민을 안고 있다. 거대담론에 치우친 기존 사업을 교사중심으로 어떻게 끌어올 수 있느냐가 전교조 새 집행부의 고민 가운데 하나다.

노시구 전교조 정책실장 서리는 "그동안 전교조가 법외노조 철회 투쟁을 중심으로 사업을 펼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서 현장 교사들의 요구보다는 당위적인  사업을 벌인 것이 사실"이라면서 "이에 따라 전교조가 교사들의 정서에 맞는 요구를 내걸고 사업을 적극 펼치지 못한 점이 있었다"고 자평했다.

이렇다보니 전교조는 이른바 참교육 1세대 교사들을 한 해 많게는 수천 명씩 정년퇴직과 명예퇴직으로 떠나보냈는데, 젊은 교사들의 조합원 가입은 이를 따라오지 못했다.

노 서리는 "올해 전교조는 면대면 수업이 가능하도록 학급당 학생 수 감축 등의 요구와 2030 조합원들의 뜻을 받드는 요구를 통해 수업이 가능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면서 "별도로 2030 사업추진단도 만들고, 2030 부위원장도 모시려고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노 서리는 "우리가 교원노조니까 교사들의 요구에 바탕한 사업을 당연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교조 "2030조합원 선생님들 뜻 받들 것"

현재 우리나라 학교에는 두 노조 말고도 보수 색체의 한국교원노동조합, 대한민국자유교원조합 등이 존재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조합원 규모는 수십 명에서 수백 명 수준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 전국 규모 교원단체는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 실천교육교사모임, 새로운학교네트워크, 좋은교사운동 등이 존재하고 있다.

교육부가 지난해 말 국회에 보낸 '교원단체 현황 및 회원 수' 자료를 보면 한국교총이 16만명, 실천교육교사모임이 2000명, 새로운학교네트워크와 좋은교사운동이 각각 1000여 명씩이다. 한국교총의 경우 대학 교원 1만 명을 빼면 유초중고 회원은 15만 명 정도로 추산된다.

현재 우리나라는 교원단체를 규정한 교원단체 관련 법령이 미비한 상태다. 이런 법령 미비 상태에서 한국교총이 기존 관례에 따라 유일하게 교원단체로서 법적 대우를 받고 있다.
 

태그:#전교조, #교사노조연맹, #선생님 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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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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