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호랑이들이 우승 후보로서의 위용을 맘껏 자랑했다. 이번에도 후반전 교체 선수들이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며 세 골 모두를 합작해냈다. 여섯 개의 공격 포인트 중 슈퍼 서브가 만든 것이 모두 3득점 1도움이니 특별한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다. 이번 대회 김도훈 감독이 설계한 퍼즐이 정확하게 들어맞고 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김도훈 감독이 이끌고 있는 울산 현대(한국)가 한국 시각으로 6일 오후 11시 카타르 도하에 있는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20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16강 멜버른 빅토리(호주)와의 16강 토너먼트에서 3-0으로 완승을 거두고 오는 10일(목) 알 야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8강 토너먼트에 올랐다.

 
 울산 현대 김도훈 감독이 7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16강전을 마친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울산은 이날 비욘 존슨의 멀티 골을 앞세워 멜버른 빅토리(호주)에 3-0으로 완승, 8강 진출을 이뤘다.

울산 현대 김도훈 감독이 7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16강전을 마친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울산은 이날 비욘 존슨의 멀티 골을 앞세워 멜버른 빅토리(호주)에 3-0으로 완승, 8강 진출을 이뤘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세트 피스 '2골' 쇄기를 박다

전반전에 너무나 쉬워 보이는 득점 기회를 얻었지만 실제 골로 기록하지 못했기에 마음에 걸렸다. 21분, 축구 도사로 거듭나고 있는 이청용이 기습적으로 찔러준 공을 받은 김인성이 상대 골키퍼와 혼자서 맞서는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잡았는데 오른발 인사이드 마무리 슛이 멜버른 빅토리 골키퍼 크로컴비의 놀라운 슈퍼 세이브에 막혔다. 

울산으로서는 이 아쉬운 순간의 기억이 이렇게 오래 이어질 줄 몰랐다. 53분에도 주니오의 왼발 발리슛이 골문으로 빨려들어가는 궤적이었지만 역시 크로컴비 골키퍼의 슈퍼 세이브에 막혀 조금씩 초조함을 느끼고 있었다. 5분 뒤에는 먼저 골을 내줄 위기를 맞기도 했으니 불안한 기운이 울산 선수들을 휘감고 있었던 것이다. 멜버른 빅토리 로턴의 오른발 대각선 슛을 조수혁 골키퍼가 몸을 날려 기막히게 쳐낸 것이 매우 중요한 터닝 포인트가 된 셈이다.

울산은 65분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첫 골을 터뜨리며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후반전 시작하면서 교체 선수로 들어온 골잡이 비욘 존슨이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하며 김인성 다리에 맞고 흐른 공을 왼발로 차 넣었다. 그래도 울산은 1골로 만족할 수 없었다. 조별리그와는 다르게 단 1게임 결과로 토너먼트 대진표 위로 하나씩 올라갈 수 있기에 추가골의 가치는 그 어느 때보다 빛나는 것이었다.

12분 뒤에 울산의 추가골이 나오면서 8강 진출을 자신할 수 있는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세트 피스를 섬세하게 준비한 보람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윤빛가람이 오른발로 감아찬 프리킥 세트 피스 기회에서 또 하나의 교체 선수 원두재가 뛰어난 탄력을 자랑하며 솟구쳐 올라 헤더 골을 정확하게 꽂아넣었다. 이청용 대신 들어온 원두재가 그라운드를 밟고서 단 5분만에 만든 작품이었다.

울산은 86분에도 멋진 코너킥 세트 피스를 적중시키며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8강 게임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이번에도 윤빛가람의 오른쪽 코너킥이 가까운 쪽 포스트로 마중나온 교체 선수 이근호의 헤더 어시스트를 빛냈고, 뒤로 돌아들어간 비욘 존슨이 이 패턴을 기다렸다가 왼발 밀어넣기를 성공시켰다. 

이로써 후반전 교체 선수 다섯(비욘 존슨, 김태환, 원두재, 이근호, 정동호) 중에서 세 선수(비욘 존슨 2골, 원두재 1골, 이근호 1도움)가 8강행을 이끄는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는 것을 확인시켰다. 울산은 조별리그 여섯 게임을 치르면서도 유독 후반전 교체 선수들의 활약에 힘입어 연승 행진을 이어갔었기에 이번 대회 가장 뛰어난 뒷심을 자랑하면서 우승 후보로 손꼽히게 됐다.

12월 10일(목) 알 야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8강 토너먼트의 울산 현대 상대 팀은 대진 추첨으로 결정된다.

2020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결과(6일 오후 11시,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 도하)

울산 현대 3-0 멜버른 빅토리 [득점 : 비욘 존슨(65분,도움-김인성), 원두재(77분,도움-윤빛가람), 비욘 존슨(86분,도움-이근호)]

울산 현대 선수들
FW : 주니오(79분↔이근호)
AMF : 김인성(83분↔정동호), 윤빛가람, 고명진(46분↔비욘 존슨), 이청용(72분↔원두재)
DMF : 신진호
DF : 박주호, 김기희, 불투이스, 설영우(46분↔김태환)
GK : 조수혁

◇ 2020 AFC 챔피언스리그 동아시아 그룹 16강 남은 일정
빗셀 고베 - 상하이 상강(12월 7일 오후 7시,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
수원 블루윙즈 - 요코하마 F. 마리노스(12월 7일 오후 11시,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

◇ 2020 AFC 챔피언스리그 동아시아 그룹 8강 진출 팀
울산 현대(한국), 베이징 궈안(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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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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