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후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리는 2020시즌 KBO리그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NC 다이노스 선발 투수 구창모 선수가 공을 던지고 있다.

23일 오후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리는 2020시즌 KBO리그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NC 다이노스 선발 투수 구창모 선수가 공을 던지고 있다. ⓒ 이희훈

 
NC가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한 발만 남겨 두게 됐다.

이동욱 감독이 이끄는 NC 다이노스는 23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 경기에서 홈런1방을 포함해 장단 7안타를 터트리며 5-0으로 승리했다. 역대 2승2패로 진행됐던 9번의 한국시리즈에서 5차전 승리팀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경우는 총 7번이었다. 굳이 77.8%였던 과거 우승 확률을 언급하지 않아도 NC로서는 5차전 승리로 시리즈의 기세를 완전히 잡았다.

NC는 5회 중전 적시타를 때린 애런 알테어가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고 양의지는 6회 쐐기 투런 홈런을 터트리며 승리의 주역이 됐다. 마운드에서는 7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 막은 구창모가 토종 에이스로서 이름값을 톡톡히 해냈다.

반면에 두산은 4차전에 이어 5차전에서도 무득점의 수모를 당했다. NC와 두산은 24일 같은 장소, 같은 시각에 최대 1670명(10%)의 관중만 들어온 채로 6차전 경기를 치른다. 

구창모와 플렉센의 투수전 속 5회 선취점 뽑은 NC
 

 23일 오후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리는 2020시즌 KBO리그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두산 베어스 선발투수 플렉센(오른쪽 두번째)이 홈런을 맞고 교체되고 있다.

23일 오후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리는 2020시즌 KBO리그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두산 베어스 선발투수 플렉센(오른쪽 두번째)이 홈런을 맞고 교체되고 있다. ⓒ 이희훈

 
3차전까지 두산에 1승2패로 뒤져 있던 NC는 4차전에서 에이스 드류 루친스키를 불펜으로 투입하는 총력전을 펼치며 3-0 승리를 따냈다. 시리즈의 균형을 맞추면서 분위기를 바꾸는데 성공한 NC는 5차전에서 토종 에이스 구창모를 앞세워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한 칠부능선을 넘으려 했다. 이동욱 감독은 4차전에서 결장했던 박석민과 권희동을 각각 7번과 9번에 배치했다.

이에 맞서는 두산은 4차전에서 3안타의 빈공에 시달리면서 올해 포스트시즌 10경기 만에 처음으로 영봉패를 당하고 말았다. 두산은 5차전에 크리스 플렉센을 내세웠다. 하지만 침묵했던 타격이 살아나지 못하면 5차전은 물론 시리즈의 흐름을 반전시키기 힘들어진다. 김태형 감독은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타율 .583 1홈런 6타점을 기록하고 있는 김재호를 5번에 전진 배치하고 박건우를 다시 9번 우익수로 선발 출전시켰다.

두산은 1회 선두타자 허경민이 구창모에게 8개의 공을 던지게 하면서 볼넷을 골라 출루했지만 정수빈이 2구째를 건드려 유격수 앞 병살로 물러나며 좋은 기회가 무산됐다. 하지만 두산의 선발 플렉센 역시 1회 투구에서 시속 153km까지 나온 강속구를 앞세워 NC의 상위타선을 세 타자 만에 가볍게 처리했다. 양 팀 선발투수 모두 팀의 운명을 짊어진 경기였지만 초반 마운드에서 전혀 긴장하거나 흔들리지 않았다.

두산은 2회에도 1사 후 김재호의 볼넷과 최주환의 2루타로 1사2,3루의 좋은 득점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구창모는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으로 박세혁을 유격수 플라이, 오재일을 2루수 땅볼로 유도하며 실점 없이 첫 득점권 위기를 잘 넘겼다. 플렉센도 2회 단 7개의 공으로 NC의 4,5,6번 타자를 범타 처리하며 호투행진을 이어갔다. 두산은 3회에도 2사 후 정수빈과 호세 페르난데스가 연속안타를 때렸지만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3회까지 플렉센을 상대로 한 명의 주자도 나가지 못했던 NC는 4회말 2사 후 나성범과 양의지의 연속안타로 2사1,2루 기회를 잡았지만 강진성이 삼진으로 물러나며 첫 기회가 무산됐다. 하지만 NC는 5회말 공격에서 노진혁의 볼넷과 박석민의 땅볼, 알테어의 적시타를 묶어 귀중한 선취점을 올렸다. 구창모는 5회까지 4안타 2볼넷을 허용하고도 뛰어난 위기관리로 무실점 투구를 이어갔다.

한국시리즈에서 화려하게 부활한 NC의 토종 에이스
 

 23일 오후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리는 2020시즌 KBO리그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NC 다이노스 선발 투수 구창모 선수가 공을 던지고 있다.

23일 오후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리는 2020시즌 KBO리그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NC 다이노스 선발 투수 구창모 선수가 공을 던지고 있다. ⓒ 이희훈

 
팀이 선취점을 올리면서 더욱 기세가 오른 구창모는 6회 두산의 중심타선을 상대로 단 10개의 공만 던지며 가볍게 처리했다. 그리고 NC는 6회말 공격에서 5회까지 투구수가 80개로 늘어나며 힘이 떨어진 플렉센을 상대로 나성범의 안타에 이어 양의지가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투런 홈런을 터트리며 스코어를 3-0으로 벌렸다. 구창모의 구위와 양적으로 풍부한 NC 불펜을 고려하면 두산에는 대단히 무거운 점수였다.

NC는 7회 공격에서도 대타 모창민과 나성범의 연속 적시타로 점수차를 5점으로 벌리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두산도 8회초 공격에서 선두타자 박건우의 3루타로 기회를 잡았지만 적시타는커녕 희생타 하나 나오지 않으면서 한 점도 올리지 못했다. NC는 8회 김진성에 이어 9회에는 마무리 원종현을 투입해 가볍게 경기를 마무리하며 5차전 승리를 확정했다.
 

 23일 오후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리는 2020시즌 KBO리그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NC 다이노스 주장 양의지 선수가 홈런을 치고 베이스를 돌고 있다.

23일 오후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리는 2020시즌 KBO리그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NC 다이노스 주장 양의지 선수가 홈런을 치고 베이스를 돌고 있다. ⓒ 이희훈

  

 23일 오후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리는 2020시즌 KBO리그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NC 다이노스 지석훈 선수가 홈으로 들어오고 있다.

23일 오후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리는 2020시즌 KBO리그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NC 다이노스 지석훈 선수가 홈으로 들어오고 있다. ⓒ 이희훈

  

 한국시리즈 5차전

23일 오후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리고 있는 2020시즌 KBO리그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NC 다이노스 박석민 선수가 홈으로 슬라이딩을 해 득점을 올리고 있다. ⓒ 이희훈

 
구창모는 2017년 7승에 이어 작년에는 10승과 함께 3.20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을 정도로 NC에서 차세대 에이스로 키우고 있는 최고의 유망주 가운데 한 명이다. 하지만 아무도 구창모가 올 시즌 시작과 함께 12경기에서 9승 무패 평균자책점1.35로 리그를 지배할 거라 예상한 사람은 없었다. 비록 팔꿈치 통증으로 마지막 세 달을 날리며 두 자리 승수도 채우지 못했지만 구창모가 2020년 KBO리그 '최고의 발견'이라는 사실은 누구도 부정하지 못한다. 

하지만 올 시즌 대활약과는 별개로 구창모가 한국시리즈에서도 시즌 초반과 같은 위력을 발휘할 거라 예상한 야구팬은 그리 많지 않았다. 부상 복귀 후 실전 경험이 부족했을뿐 아니라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도 5이닝3실점으로 다소 부진한 투구를 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구창모는 지난 18일 한국시리즈 2차전 경기에서도 6이닝6피안타7탈삼진2자책으로 호투하고도 팀이 4-5로 패하면서 패전투수가 되고 말았다.
     

 23일 오후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리고 있는 2020시즌 KBO리그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NC 다이노스 구창모 선수가 무실점 호투 후 덕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다.

23일 오후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리고 있는 2020시즌 KBO리그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NC 다이노스 구창모 선수가 무실점 호투 후 덕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다. ⓒ 이희훈

 
하지만 구창모에게 2차전 투구는 감각을 익히기 위한 준비과정에 불과했다. 4일 휴식 후 5차전 선발로 낙점된 구창모는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찌르는 완벽한 제구력으로 두산 타선을 압도하면서 7이닝 동안 4피안타2볼넷5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한 투구를 펼쳤다. 이날 속구가 시속 146km이 찍혔을 정도로 시즌 초·중반의 위력을 회복했다. 아직 한국시리즈는 끝나지 않았지만 구창모로서는 시작과 끝이 완벽했던 2020 시즌이었다.

KBO리그 한국시리즈 NC 다이노스 구창모 양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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