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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전 세계 10개국 26개 도시에서 기본소득 지지자들이 기본소득을 알리고 기본소득 실현을 요구하는 “국제기본소득행진(Basic Income March)”을 동시에 진행했다. 서울에서도 대학로에서 보신각까지 150여 명의 지지자들이 행진을 벌이며 시민들에게 기본소득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일부 지지자들은 “모든 사람은 아무 조건 없이 기본소득을 받을 자격이 있다”는 의미로 의사, 군인, 농민, 조리사, 노동자 등의 의상을 입고 참석했다.
 26일 전 세계 10개국 26개 도시에서 기본소득 지지자들이 기본소득을 알리고 기본소득 실현을 요구하는 “국제기본소득행진(Basic Income March)”을 동시에 진행했다. 서울에서도 대학로에서 보신각까지 150여 명의 지지자들이 행진을 벌이며 시민들에게 기본소득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일부 지지자들은 “모든 사람은 아무 조건 없이 기본소득을 받을 자격이 있다”는 의미로 의사, 군인, 농민, 조리사, 노동자 등의 의상을 입고 참석했다.
ⓒ 최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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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야말로 기본소득 제도를 본격적으로 논의하고 국민의 손으로 도입을 추진해야 할 시기입니다."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BIKN) 이사장인 강남훈 한신대(경제학) 교수의 말이다. 강남훈 교수는 한국 사회 대표적인 기본소득 주창자들과 함께 1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본소득제도 추진을 위한 국민운동본부 발족을 제안했다. 강 교수는 "앞으로 코로나19 상황을 봐가면서 가급적 1개월 이내 전국 17개 시도별 조직을 완료하고 범국민적인 운동조직을 건설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내 범국민적인 기본소득 운동조직 결성이 성사될 경우 기본소득을 핵심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정책 행보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청년기본소득, 농민기본소득... 이재명, 기본소득토지세 도입 주장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에 따르면 기본소득은 "국가 또는 지방자치체(정치공동체)가 모든 구성원 개개인에게 아무 조건 없이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소득"이다. 기본소득은 모든 구성원에서 지급한다는 보편성, 자산 심사나 노동 요구 없이 지급한다는 무조건성, 가구 단위가 아니라 구성원 개개인에게 직접 지급한다는 개별성 등의 특성에 의해 기존 생활보장제도와 구별된다.

2009년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 창립 이후 학계와 시민단체 중심으로 논의가 진행되어 온 기본소득은 2017년 이재명 지사가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출마 당시 주요 공약으로 내걸면서 대중적 관심을 끌었다. 이 지사는 성남시장 재임 시절인 2016년부터 성남시에 거주하는 만24세 청년들에게 분기별 25만 원씩, 1년에 100만 원의 청년배당을 지급했고, 경기도지사 취임 이후에는 청년기본소득으로 전환해 경기도 전체로 확대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8일 오후 수원역 11번 출구 앞 팝업무대에서 열린 경기도 청년기본소득 락(樂) 페스티벌에서 개그맨 출신 MC 노정렬씨, 김제영 청년기본소득 청춘크리에이터 대표 등과 함께 ‘청년 Q&A(“청년이 묻고, 지사가 답하다”)’를 하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8일 오후 수원역 11번 출구 앞 팝업무대에서 열린 경기도 청년기본소득 락(樂) 페스티벌에서 개그맨 출신 MC 노정렬씨, 김제영 청년기본소득 청춘크리에이터 대표 등과 함께 ‘청년 Q&A(“청년이 묻고, 지사가 답하다”)’를 하고 있다.
ⓒ 경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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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8일 오후 수원역 11번 출구 앞 팝업무대에서 열린 경기도 청년기본소득 락(樂) 페스티벌에서 청년기본소득 청춘크리에이터, 황대호 · 오지혜 경기도의원 등 참석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8일 오후 수원역 11번 출구 앞 팝업무대에서 열린 경기도 청년기본소득 락(樂) 페스티벌에서 청년기본소득 청춘크리에이터, 황대호 · 오지혜 경기도의원 등 참석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경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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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지사는 또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경기도에서 '기본소득 국제박람회'를 개최했고, 농민 개인에게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농민기본소득과 특정 지역을 대상으로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농촌기본소득 사회실험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기본소득 재원확보를 위해 정치권을 상대로 기본소득토지세 도입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또한 충남, 전남, 전북 등 전국 지방자치단체들도 농민들의 생계 지원을 위해 농민수당 등을 지급하고 있다.

이재명 지사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지난 4월 전체 경기도민에게 1인당 10만 원씩의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했고, 이는 정부가 1차 긴급재난지원금을 전 국민에게 보편적으로 지급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정부는 예산의 한계를 이유로 2차 긴급재난지원금의 경우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 중심으로 선별 지급됐다.

"재난지원금으로 기본소득 경험... 우리 미래를 위해 중요"

이와 관련 강남훈 교수는 "우리가 코로나19로 인해 두 차례의 재난지원금이라는 기본소득을 경험했다"며 "1차 지원금은 전 국민 모두에게 일정한 금액을 지급했고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이 피부에 와 닿는 경기회복을 느꼈지만, 선별 지원한 2차 지원금은 사회적 효과가 크지 않았다"면서 "이런 경험을 토대로 (보편적 성격의) 기본소득을 도입하는 것이 우리 미래에 매우 중요하다는 결론에 이르렀고 이에 국민운동본부 결성을 제안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기본소득국민운동본부 출범 제안자에는 강남훈 교수를 비롯해 친일인명사전편찬위원장인 윤경로 전 한성대 총장, 윤석인 희망제작소 부이사장, 이원재 LAB2050 소장 등 대표적인 우리나라 기본소득 전문가들과 학계·시민사회 대표들이 참여했다.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 이사장인 강남훈 교수, 정인대 중소상공인단체중앙회 이사장 등 기본소득 주창자들이 19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본소득제 도입을 위한 범국민적인 운동본부 발족을 제안했다.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 이사장인 강남훈 교수, 정인대 중소상공인단체중앙회 이사장 등 기본소득 주창자들이 19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본소득제 도입을 위한 범국민적인 운동본부 발족을 제안했다.
ⓒ 기본소득국민운동본부제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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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기자회견에서 제안문은 정인대 중소상공인단체중앙회 이사장이 낭독했다. 이들은 제안문에서 "지구적인 문제로 마주한 기후위기, 신자유주의가 가속화한 불평등과 양극화, 저출산·고령화, 4차 산업혁명으로 대표되는 저성장과 저고용의 시대적 난제를 어떻게 풀어나가는지 세계인이 지켜보고 있다"며 "이에 세계와 대한민국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의 해결을 위해 '기본소득'이라는 혁신적 해법을 들고 새로운 발걸음을 시작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어 "기본소득은 아직 어느 나라에서도 국가적 시행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제도이다. 그래서 대한민국이 먼저 나서야 한다"며 "세계를 선도하는 국가로서 첨단산업과 기술, 문화와 예술을 넘어 이제 사회경제 시스템도 당당히 선도해 나갈 때"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우리는 코로나19 재난지원금 성격의 지원만으로도 기본소득이 어떻게 우리의 삶과 지역경제를 바꾸는지 몸소 느꼈고 청년기본소득, 농민기본소득, 예술인 기본소득, 농촌기본소득 사회실험 등이 활발하게 추진되거나 논의되고 있다"며 "이에 기본소득형 국토보유세, 탄소세, 로봇세, 데이터세, 상속세, 소득세 등 다양한 형태로 주장되는 모든 기본소득 논의를 범국민적 사회운동 차원으로 추진할 국민운동본부 결성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제안서 전문과 제안자 명단이다.

<가칭 기본소득국민운동본부 구성을 제안 드립니다>

한류의 열풍이 세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습니다. 10여 년 전부터 시작된 문화예술 분야의 한류는 일시적 돌풍이 아닌 추세로 자리 잡았고 첨단산업과 기술력은 세계 최상위 수준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는 지금 K방역은 어떻습니까? 유럽을 비롯한 아메리카 역시 사실상 무방비 상태인 데 비해, 대한민국은 오히려 통제 수준을 낮추는 모습까지 보이며 세계 최고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난 500년 한반도의 역사가 세계사에서 뒤처진 채 따라가는 역사였다면, 우리가 지금 맞고 있는 새로운 미래는 세계를 선도하는 국가로 당당히 서게 되었고 우리는 충분히 그럴 준비가 되었습니다.

유럽 사회를 바라보며 '우리는 언제 저런 복지사회를 만들 수 있을까' 생각했지만, 지금은 서구 사회에서 우리 대한민국을 바라보며 부러움을 넘어 경이로운 눈길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이젠 대한민국이 세계를 선도하는 시대가 도래했고 우리는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지구적인 문제로 마주한 기후위기, 신자유주의가 가속화한 불평등과 양극화, 저출산·고령화, 4차 산업혁명으로 대표되는 저성장과 저고용의 시대적 난제를 어떻게 풀어나가는지 세계인이 지켜보고 있습니다. 이에 세계와 대한민국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의 해결을 위해 '기본소득'이라는 혁신적 해법을 들고 새로운 발걸음을 시작하고자 합니다.

과거 200년이 과도한 생산과 과도한 소비가 미덕인 시대였다면 이제는 적정한 생산과 현명한 소비가 더 소중한 가치가 되었습니다. 이미 우리는 그런 시대로 접어들었고 그런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경제제도를 갖춰야 합니다.

기본소득은 새로운 사회변화에 대응하는 인간사회의 제도입니다. 아직 어느 나라에서도 국가적 시행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제도입니다. 그래서 대한민국이 먼저 나서야 합니다. 세계를 선도하는 국가로서 첨단산업과 기술, 문화와 예술을 넘어 이제 사회경제 시스템도 당당히 선도해 나갈 때입니다.

이미 우리는 코로나 재난지원금 성격의 지원만으로도 기본소득이 어떻게 우리의 삶과 지역경제를 바꾸는지 몸소 느꼈고 청년기본소득, 농민기본소득, 예술인 기본소득, 농촌기본소득 사회실험 등이 활발하게 추진되거나 논의되고 있습니다.

이에 기본소득형 국토보유세, 탄소세, 로봇세, 데이터세, 상속세, 소득세 등 다양한 형태로 주장되는 모든 기본소득 논의를 범국민적 사회운동 차원으로 추진할 국민운동본부 결성을 제안 드립니다. 이 국민운동은 대한민국을 혁신할 국민운동이자 세계를 선도하고 새로운 표준을 만들기 위한 위대한 국민행동입니다.

기본소득에 동의하고 공감하는 모든 세력들이 하나의 힘으로 뭉쳐 실현 가능한 방안을 찾고 실험을 통해 검증하고 시행 가능한 제도로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정치권의 논의에만 맡겨둘 게 아니라 국민들이 직접 나서서 반드시 실현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역사 발전과 새로운 제도를 만들어 내는 힘은 언제나 국민의 열망과 발걸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제안에 공감하는 많은 분들의 동참을 호소 드립니다.


제안자 36명 일동(가나다순)

강남훈(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 이사장, 한신대학교 교수), 강윤주(계원예술대학교 교수), 김경호(제주대학교 교수), 김상봉(전남대학교 교수, 민교협 공동의장), 김세준(국민대학교 교수), 김용우(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대전본부 상임대표), 김찬휘(유튜브 김찬휘 TV 대표), 김태철(미래기본교육연구소장), 김호균(명지대학교 교수), 남기업(토지+자유연구소장), 노종환(일신회계법인 부회장), 서승만(행정학 박사, 개그맨), 선대인(선대인경제연구소장), 양준호(인천대학교 교수), 우석훈(성결대학교 교수), 유승경(정치경제연구소 대안 부소장), 윤경로(전 한성대 총장, 친일인명사전 편찬위원장), 윤석인(희망제작소 부이사장), 이동연(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이상경(가천대 도시계획학과 교수), 이수인(포천 장독대 마을 대표), 이용득(20대 국회의원,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이원재(Lab2050 대표), 이원재(가천대학교 교수, 대한보건협회 경기지부장), 이종춘(경북과학대학교 교수, 전국 교수노조 전문대 위원장), 이종훈(공연예술인 노동조합 위원장), 이준호(삼우세무회계 대표), 이진경(서울과학기술대 교수), 이진우(군산기본소득연구회장, 전 호원대 겸임교수), 이현용 (법)새길 대표변호사, 성남지속가능발전협의회 공동운영위원장), 정인대(중소상공인단체중앙회장), 채승훈(연극인), 최창의(사)행복한교육포럼 대표), 최현(제주대학교 교수, 공동자원과 지속가능사회 연구센터장), 한양환(전북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사)지식네트워크 이사장), 홍현익(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태그:#이재명, #기본소득국민운동본부, #강남훈,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 #청년기본소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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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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