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런> 관련 이미지.

영화 <런> 관련 이미지. ⓒ (주)올스타엔터테인먼트

 

SNS 메신저와 모바일 기기를 독창적으로 활용했던 <써치>를 기억한다면 이 감독의 후속작도 충분히 기대할 만하다. 2018년 8월 개봉해 약 300만 관객을 동원한 <써치>는 아이디어와 특유의 연출력으로 적은 예산 대비 큰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아니쉬 차간티 감독은 2년 만에 후속작을 발표했다. 첫 장편 데뷔작 <써치>의 기발함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을까 우려했다면 그의 신작 <런>은 보기 좋게 그 걱정을 불식하기 충분할 것이다. 

대학입학을 앞둔 클로이(키에라 앨런)는 선천적 장애로 하반신을 쓰지 못하고 천식과 온몸 발진을 갖고 있다. 십 수년간 그를 돌봐온 엄마 다이앤(사라 폴슨)은 한없이 다정하게 딸을 돌보기에 여념 없다. 바로 그 안식의 공간인 집에서 주요사건이 발생한다. 

우연히 엄마가 가져온 어떤 사물을 본 뒤 클로이가 의심을 키워가기 시작한다. 자신을 사랑으로 돌보는 줄 알았던 엄마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단순한 의심이 여러 물증과 정황과 합쳐지며 확증이 되고, 본격적인 사건이 전개된다. 
 
 영화 <런> 관련 이미지.

영화 <런> 관련 이미지. ⓒ (주)올스타엔터테인먼트

  
 영화 <런> 관련 이미지.

영화 <런> 관련 이미지. ⓒ (주)올스타엔터테인먼트

 
크게 보면 <런>은 한 미성년자의 탈출기인데 그 대상이 엄마라는 게 특징이다. 충분히 떠올릴 만한 설정인데 감독의 묘미는 이 설정에서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 방식에 있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제한된 공간을 활용하려면 뛰어난 아이디어와 이를 뒷받침할 연출력이 관건이다. 

"컴퓨터 스크린에서 일어나는 또 다른 영화를 절대 만들지 않을 것. 그런 개념 때문에 틀에 박히고 싶지 않다"고 공언했던 감독은 그 자신감을 충분히 녹여냈다. 클로이가 엄마의 거짓된 면을 인지한 이후 행동하는 방식은 그가 지닌 장애와 맞물리며 극도의 긴장감을 자아낸다. 

엄마의 사랑스러운 눈빛, 그가 건네는 밥과 약, 제공하는 간식 등 클로이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모든 걸 의심하게 된다. 엄마가 수상하다는 걸 알고 있지만 동시에 클로이는 그것을 증명해내기 위해 자신의 장애도 극복해야 한다. 지능뿐만이 아니라 적절한 신체 능력 발휘가 필수기에 전작보다 더욱 현실감 있는 긴장감이 느껴진다.

애초에 클로이가 워싱턴 대학교 합격을 기다리는 명석한 두뇌를 가졌다는 점, 엄마 다이앤이 의약품과 생활도구에 박식한 지식을 갖고 있다는 설정 자체가 <런>이 짜놓은 탄탄한 판이었다. 두 배우의 흠 잡을 곳 없는 연기로 관객 입장에선 충분히 그 판에서 이야기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한줄평: 영리함과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연출
평점: ★★★★(4/5)

 
영화 <런> 관련 정보

감독: 아니쉬 차간티
출연: 사라 폴슨, 키에라 앨런
수입 및 배급: ㈜올스타엔터테인먼트
상영등급: 15세이상관람가
러닝타임: 89분
개봉 : 2020년 11월 20일
 




 
써치 장애인 엄마 워싱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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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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