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11월 7일(미국 현지시각)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자택이 있는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체이스센터에서 대국민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
 11월 7일(미국 현지시각)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자택이 있는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체이스센터에서 대국민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
ⓒ AFP=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지금까지는 트럼프식의 톱다운 방식하에서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해 최적의 성과를 내는 요행수를 바란 겁니다. 이제 정상으로 돌아와서 다시 생각해봐야 할 때가 아닌가 합니다."

김주만 미 타우슨대 교수(정치학)는 '바이든 시대'의 우리나라 대북정책에 대해 이렇게 주장했다. 즉, 트럼프 시대에는 그의 독특한 대북접근 방식으로 파격적인 전환을 꾀했지만 이제 정상적인 미국의 외교방식을 받아들이고 긴 외교 안목으로 토대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트럼프는 자신이 김정은을 직접 만나서 전쟁을 막는 등 뭔가를 이뤄냈다고 주장할 수 있겠지만 우리는 그런 방식을 통해 아직 실속을 챙긴 게 없다"며 "(바이든 시대가 되면) 적어도 북미관계 개선을 위한 접근방식은 허물어진다고 보는게 맞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그러나 "위기는 기회"라는 말을 반복하며 "미국이 전통적으로 중시하는 가치인 다자주의, 민주주의, 인권 등은 한국이 공유하는 가치이기도 하며, 무엇보다도 최근 코로나19 상황속에서 높아진 한국의 위상을 활용해 우리의 외교 입지를 차근히 다져간다면 대북문제에 있어서도 영향력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 교수는 이번 선거의 투표율이 이례적인 수준인 67~68%에 이르는 것에 주목하고 "지지자뿐 아니라 반대자들도 투표를 많이 하게 한 트럼프의 기여"라며 "이 선거가 얼마나 중요하다고 생각했으면 이렇게 많이 나왔겠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대세가 기울었음에도 트럼프가 소송전을 벌이며 버티고 있지만, 지방법원에서 잇따라 소송이 기각되고 광범위한 지지를 받지 못하는 것을 들어 "트럼프가 내려오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예측했다. (관련기사: "법원으로 간 트럼프, 실패할 가능성이 훨씬 크다")

다음은 김 교수와의 일문일답이다.

"100년만의 최고 대선 투표율, 트럼프도 기여"
  
 김주만 교수는 "미국의 선거 관련 규정은 기본적으로 주 의회가 관장하고 주 법령에 대해서는 주 법원을 존중하는 것이 관례이므로 트럼프가 소를 제기하는 건 가능하겠지만 대법원까지 가는 거 자체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주만 교수는 "지금까지는 트럼프식의 톱다운 방식하에서 요행수를 바란 거라면 이제 정상으로 돌아와서 다시 생각해봐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 김주만

관련사진보기


- 우여곡절 끝에 적어도 언론의 발표상으로는 바이든 후보의 당선이 확정됐다. 어떻게 봤나.

"개표는 며칠 계속되겠지만 수학적으로는 뒤집는 게 불가능하니까 언론이 그렇게 발표한 것 같다. 이제 애리조나, 노스캐롤라이나, 알래스카, 조지아 등이 남았지만 트럼프가 다 이겨도 안된다. 필라델피아나 워싱턴 D.C, 뉴욕 친구들이 보내주는 소식을 보면 굉장히 축제 분위기인 것 같다.

이번 선거에서 한 가지 가장 주목할 점은 투표율이 높았다는 것이다. 물론 다 끝나봐야겠지만, 언론에서는 거의 67~68%를 예상하더라. 투표율이 65%를 넘은 선거를 찾으려면 한 세기를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약 66%였던 1908년 선거 이후 최고의 투표율이다. 2000년 이후 미국 대선 투표율은 54%~62%를 횡보했다. 4년 전인 2016년 선거도 약 60%에 불과했다."

- 그만큼 선거 분위기가 뜨거웠다는 건가.

"한편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의 기여라고 평가할 수 있겠다. 지지자들도 투표를 많이 하고 반대자들도 많이 하게 했으니까. 참여가 중요하다고 한다면 트럼프가 미국 민주주의에 기여한 거라 할 수 있겠다. 얼마나 이 선거가 중요하다고 생각했으면 이렇게 많이 나왔겠나. 양 진영 모두에게 해당되는 말이다."

- '트럼프의 역설'이라 할 수 있겠다.

"미국 사람들과 얘기해보면, 나이가 많은 사람들도 이번이 처음 참가하는 선거라고 답한 사람이 있더라. 어차피 민주당이든 공화당이든 한쪽 정당이 압도적으로 우세한 지역에 살면 자기 표의 중요성을 못 느낄 수도 있다. 내가 투표한다 해도 결과가 달라지는 게 아니니까. 그런데 조지아, 텍사스, 노스캐롤라이나 등 전통적으로 공화당이 우세한 주라고 했던 지역에서 이번엔 민주당이 뒤집거나 선전하지 않았나."

- 정말 간발의 차로 승부가 갈리는 주가 너무 많더라.

"이런 적은 거의 없었다. 보통 한두 개 주가 경합주로 꼽혔었는데, 이건 특별한 경험이었다."

- 남은 주 가운데 바이든이 우세한 조지아(16명), 애리조나(11명) 등에서도 이기면 지난번 트럼프가 확보한 306명을 넘어설 수도 있겠다. 아슬아슬하고 오래 걸리기는 했지만 결과적으로 바이든에게 부족한 결과는 아닌 것 같다.

"그렇다. 투표율로 따져도 엄청 높은 편이고 표차도 400만 표 이상이어서 적지 않다. 완승이다."

- 선거 전엔 총기 구입이 늘어났다든가 총알이 잘 팔린다는 뉴스가 많았지만 시가지 상점가가 파괴됐다는 뉴스가 없고, 총을 든 사람들이 시위한다는 얘기도 없다. 트럼프 지지자들의 반응에 미디어가 너무 과민했던 것 아닐까.

"필라델피아에서 개표소에 총기를 가지고 가다 잡혔다고 하는 얘긴 들었는데, 범죄를 일으킨 게 아니라 일으키기 전에 잡혔기 때문에 그리 큰 문제는 없었다. 트럼프 개인 변호사나 가족, 상하원 의원 몇몇 등 트럼프의 근위대 같은 사람들을 제외한 나머지 공화당 사람들도 코멘트를 피하거나 일반적인 말로 선거가 끝났음을 인정하는 분위기이기 때문에 대중들도 그에 따라가는 듯하다. 정치권의 분위기가 일반 유권자들에게 연결된다고 본다."

- 대세가 확실히 기울어진 모습이다. 트럼프가 제기한 소송은 어떻게 되어가나.

"5개 주에서 이미 열 차례 기각되었고, 현재 진행되고 있는 것은 다섯 건이다. 그도 그럴 것이 부정선거를 그 이유로 내세우고 있지만 딱 맞는 증거가 없다. 대부분 법원에 와서는 어디서 부정선거가 저질러졌다고 하더라 같은 풍문을 얘기하는 수준이란다. 며칠 지났는데도 그 정도니까 확실한 증거는 없다고 봐야할 것이다."

"뾰족한 수 없는 트럼프, 내려오는 것은 시간문제"
 
 지난 3월 27일 코로나19 경기부양법 서명식에 참석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난 3월 27일 코로나19 경기부양법 서명식에 참석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연합뉴스/AP

관련사진보기


- 펜실베이니아에서 투표일 3일후까지 도착하는 우편투표를 인정하는 문제는 어떤가.

"연방대법원은 일단 선거당일 개표가 끝난 표와 3일 뒤인 6일 오후 5시까지 들어온 표를 분리하라고 명령했다. 만일을 위해서 일단 분류는 해놓으라는 건데, 그러나 실제로 자기들이 심리에 나서겠다고는 안하고 있다. 그들이 나서려면 나설 수밖에 없는 요건이 구성돼야 하는데 그게 안되는 거다. 펜실베이니아의 몇백장일지 몇천장일지 모를 투표의 결과가 바뀐다고 해서 주 전체의 선거결과가 달라지는 것도 아닐 것 같고(99%가 개표된 9일 현재 펜실베이니아에서 바이든과 트럼프의 표차는 4만 3천여표다 - 기자 주), 펜실베이니아의 결과가 달라진다고 해서 미국 전체의 선거 결과가 달라질 것 같지도 않은 상황에서 주 법원의 판단을 중시하는 기존의 관례를 넘어서면서까지 연방대법원이 끼어들기는 어렵다.

특별한 무언가가 있다면 모르겠다. 가령 애리조나든 조지아든 진짜 부정선거 증거가 밝혀져서 재검표해야 되는 상황이 됐고, 그럼 트럼프와 바이든이 비등비등한 입장이 되고 펜실베이니아 우편투표가 두 사람의 당락을 결정하는 데 아주 결정적인 게 돼버린다면 이론적으로 그때 가서 연방대법원이 그 사건을 다룰 것 같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 트럼프가 선거전에 그렇게 자신만만 하더니 가지고 있는 게 신통치 않은 것 같다.

"결과가 이것보다 좋았으면 어떻게 해볼 수 있었을 테지만... 자기 뜻대로 안된 거다."

- 트럼프가 언제까지 버틸 것인가가 초미의 관심사다.

"트럼프로서는 뾰족한 수가 없다. 내려오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생각한다. 일부 공화당 의원들과 보수언론의 분위기를 보라. 보수 성향의 <월스트리트저널>에서도 '선거 부정이 있다면 증거를 제시하고 아니면 패배를 인정하는 결단을 내려라'고 했고, 트럼프가 즐겨 본다는 <폭스뉴스> 진행자 중에도 빨리 승복하라고 종용하는 사람들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가까이 있는 사람들이 계속 주장하는 게, 트럼프는 지는 것을 경멸하는 아버지 밑에서 성장해서 '지는 것에 대한 강박'이 있다고 한다. '전직'이 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있을 것이다. 미국은 지금까지는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를 잘 해주는 게 관례였는데 트럼프도 그렇게 해줄 것인지 확신할 수 없을 것이다. 워낙 불법과 비리 의혹이 많은 사람이었기 때문에. 누가 직접 대면해서 빨리 승복하도록 해야 하는데 트럼프 진영의 고민이 많을 것이다. 일각에서는 벙커에 들어가 있는 걸 물리적으로 끌어낼 거라 하는데 그렇게까지는 안될 것이다."

- 이런 사태를 자초한 게 트럼프 자신 아니었나.

"그렇다. 그러니까 더 나가기 싫어하는 것이다. 진심이었는지는 모르지만, 선거 전 유세 나가서 '내가 지면 미국을 떠날지도 모른다'고 했다."

- 트럼프가 집권 중 저지른 일 때문에 사법처리를 받을 가능성도 있나.

"가능성은 있지만 희박하다고 본다. 바이든이 당선됐고 하원은 민주당이 다수이지만, 상원은 조지아에서 1월에 결선투표를 해야 할 상황이다. 이 결과에 따라 민주당이 상원까지 탈환하느냐 공화당이 여당 노릇을 계속하느냐가 결정되는데, 냉정하게 말하면 공화당이 우세하다. 그래서 민주당 정권과 공화당이 다수인 상원이 함께 출범하면 분할정부가 되는 거 아니냐. 바이든의 손발이 묶이는 거다. 그런 상황 속에서 트럼프는 빠져나갈 가능성이 크다. 다만 통치와 관계 없이 진행되고 있는 트럼프와 트럼프 회사의 탈세, 보험, 은행 사기 문제들은 불거질 수도 있다고 본다."

"트럼프 통해 요행수 바랐지만... 접근방식 바꿔야"

- 이제 우리나라 얘기를 해보자. 국내 많은 사람들의 우려는 바이든 정권의 대북정책이 '오바마 3기'가 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오바마가 '전략적 인내'를 내걸고 아무 것도 하지 않은 걸 따라하면 어쩌냐는 걱정이다. 

"바이든이란 사람과 그 주변사람, 정권의 성격을 봐서 크게 보면 오바마 3기가 될 거라는 게 맞는 것 같다. 하지만 그것을 외교적 용어로 표현하면 다자주의와 민주주의, 인권, 국제법을 통한 협력을 미국이 내세우는 가치로 사용할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트럼프가 미국 내셔널리즘을 주창했다고 할 때,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리더십을 되찾으려 하는 바이든은 오바마와 일맥상통한다고 본다."

- 트럼프는 북한의 김정은과 여러 번 정상회담도 가졌고 서로 사이도 좋았다. 그간 쌓았던 게 다 허물어지는 건가.

"적어도 북미관계 개선을 위한 접근방식은 허물어진다고 보는 게 맞겠다. 트럼프가 김정은을 직접 만나서 뭔가를 이뤘다고 주장할 수는 있겠다. 실제로 자기가 전쟁을 막았다고 주장하지 않나. 그러나 트럼프식의 톱다운 방식을 이용해서 우리가 과연 실속을 챙겼느냐, 변화가 있었느냐고 봤을 땐 그다지 특별한 점은 없다. 만약 그가 말하는 대로, 2017년 트럼프가 없었으면 전쟁이 일어났을 거라고 생각한다면 그럴 수 있겠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스스로가 위험의 강도를 높여놓고 자신이 그것을 해결했다고 주장한 건 아닌지 좀 냉정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물론 상황은 좋지 않았지만, 일촉즉발의 위기였냐면 그것도 아니었다고 본다."

- 그럼 지난 4년은 무엇이었나.

"난 트럼프의 대북정책에 대해 바이든이 평가한 것을 주목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바이든은 지속적이고 일관되게 '트럼프의 허세쇼'였다고 얘기한다. 트럼프가 보여주기식 쇼를 해서 오히려 북한이 미국까지 갈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핵기술을 더 발전시키지 않았냐, 시간을 더 벌어준 거 아니냐고 할 정도로 굉장히 낮게 평가하고 있다.

지금까지 한국 정부는 대북문제가 워낙 중요하기 때문에 트럼프의 톱다운 방식 하에서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최적의 성과를 내려고 했을텐데, 그건 어찌 보면 뭔가 일반적이지 않은 요행수를 바라는 것이었다. 이제 정상으로 돌아와서 미국이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는 '북한의 비핵화'라는 선결과제가 잘 이뤄지지 않으면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생각을 다시 해야 할 것 같다."

- 이 때 한국 정부가 취해야 할 입장은?

"이 분야는 전공이 아니라 조심스럽지만, 북한 이슈라는 게 미국 입장에서는 일반적으로 상당히 우선순위가 낮은 이슈다. 원래도 그런데 지금은 더 그럴 수 있을 것 같다. 바이든 정부가 출범하면 외교문제를 완전 재편해야 하는데, 지금 대중관계가 최악이고, 동맹들하고도 소원해졌고, 러시아하고도 좋지 않고, 이란 문제도 있다. 이런 게 먼저이고 북한은 순위가 좀 떨어진다. 이때 미국의 거시적인 외교적 변화에 한국이 동참할 수 있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본다."

"위기는 기회... 한국 정부 위상 달라졌다"
 
 11월 7일(미국 현지시각)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자택이 있는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체이스센터에서 대국민연설을 한 뒤 제스처를 취하고 있는 모습.
 11월 7일(미국 현지시각)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자택이 있는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체이스센터에서 대국민연설을 한 뒤 제스처를 취하고 있는 모습.
ⓒ AP=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 우리 정부의 입장이 상당히 어려워졌다는 생각이 든다.

"위기는 기회이기도 하다. 미국이 전통적으로 중시하는 가치인 다자주의, 민주주의, 인권, 국제법에 토대를 둔 협력 등은 한국도 공유하는 가치이다. 그리고 한국의 위상이 90년대나 2000년대에 비해 많이 달라졌다. 바이든이 선거 전 <연합뉴스>에 보낸 기고에서도, 물론 한국에 보낸 편지라는 점을 감안해야겠지만, 한국의 글로벌 리더십, 특히 코로나19 상황에서 한국이 그동안 보여준 위상을 높게 평가했더라. 코로나19와 기후변화 문제 등을 직면하고 있는 인류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전지구적인 협력이 필요하고, 광범위한 협력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 바이든 정부는 미국의 리더십을 회복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파격적인 전환을 꾀하는 것에 '올인'하는 것보다 긴 외교 안목으로 토대를 구축해야 한다고 본다. 미국의 가치 동맹국인 한국이 이 시기에 기여할 바가 있을 것이다. 바이든이 임기 첫 해에 열겠다고 공약한 '세계 민주주의 정상회담'도 기회로 삼아야 한다. 그렇게 하여 우리의 외교 자산을 키워가고 입지를 차근히 계속 다진다면, 결국 대북문제에 있어서도 영향력을 키울 수 있지 않나 싶다."

- 성급한 북한 정권이 관심을 끌기 위해 핵실험이라든지 ICBM 발사 등 뭔가 '사고'를 칠까 걱정하기도 한다.

"당연히 있을 수 있는 가능성이라고 본다. 지난 2017년 당시 북한이 그랬을 때 트럼프는 김정은을 '로켓맨'이라고 부르고 자기 핵버튼이 더 크다고 하면서 긴장을 높이다가 갑자기 정상회담으로 판이 바뀌었다. 그러나 바이든 정부는 그런 일이 발생한다면 그걸 이용해 이해당사자인 남한은 물론 중국 등 인근 국가들을 상대로 자신의 대북정책 노선에 동참할 것을 촉구하려 할 것이다. 그 때를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가 관건이겠다.

다시 말하지만, 바이든 집권으로 대북 관계가 갑자기 좋아질 일은 없겠지만, 그렇다고 나빠질 이유도 없다. 지금껏 미국과 북한 간에 합의를 깬 것은 북한과 미국의 공화당 정권이었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 8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과 회담하기 위해 워싱턴행 비행기를 탔다. 야당과 보수언론은 "트럼프쪽 사람들을 만나면 새로 당선된 바이든쪽이 싫어할테고, 바이든쪽 사람들을 만나면 아직 임기가 남은 트럼프쪽이 싫어할 것"이라며 시기가 부적절하다고 비판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시기가 공교롭긴 하다. 좀 앞서 가든지 상황이 완전 종료된 뒤 가든지 하면 더 좋았을 텐데 싶기는 하다. 그러나 미리 약속된 일정이라면 어쩔 수 없지 않나. 비판도 이해가 가지만 미국에 와서 실무진 차원에서라도 바이든 사람들을 접촉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좋을 것도 같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내가 개인적으로 관심이 가는 부분은 바이든의 리더십이다. 미국은 대통령제 국가지만 의회의 힘이 강력한 나라다. 공화당이 지배하는 상원과 대적해야 한다면 손발이 묶인다. 법안을 통과시키지 못하고 대통령령에만 의지한 국정 운영으로는 굵직굵직한 현안을 해결하기 어렵다. 그런데 바이든이 상원의원을 오래 했고 협치와 합의가 몸에 밴 노회한 사람이라서 당파싸움에 매몰되지 않고 공화당과 합의점을 잘 찾아낼 거라는 의견도 있다.

미국 역사를 통틀어서 상원의원을 역임하고 부통령이 된 뒤 대통령으로 선출된 정치인은 지금까지 단 세 명, 그 중 민주당 정치인은 해리 트루먼, 린든 존슨 단 두 사람이다. 트루먼의 국내외 정책은 차후에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집권 당시에는 인기가 저조했다. 존슨은 민권 법안 통과 등 눈부신 업적을 남겼지만, 베트남 전쟁 정책 실패로 국론 분열을 가중시켰다. 바이든은 어떤 대통령이 될 것인가? 정치인의 리더십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한테는 비단 미국 정치뿐 아니라 어떤 형태의 리더가 이런 위중한 상황에 국정을 잘 운영할 것인가를 보는 좋은 참고 자료가 될 것 같다."

덧붙이는 글 | 김주만 교수는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와 동대학원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공군사관학교 교수부에서 정치학을 가르쳤다. 미국 유펜(University of Pennsylvania)에서 정치학 박사를 취득하고 유펜, 럿거스, 오레곤 대학교에서 강의했다. 현재는 메릴랜드 주에 있는 타우슨 대학교(Towson University)에 조교수로 있으면서, 미국정치사상과 미국 헌법 등을 가르치고 있다. 최근에는 ‘발태모(發太毛)의 포랍도(布拉圖)’(http://brunch.co.kr/@jumankim)라는 블로그를 통해 미국 정치사와 헌법에 관한 에세이를 소개하고 있다.


댓글8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취재후원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