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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5일 오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도착해 차량에서 내리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5일 오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도착해 차량에서 내리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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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지난 25일 별세하면서 삼성의 지배 구조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을 이끌어가는 새로운 체제가 자리잡기 위해서는 이 회장이 보유하던 삼성 계열사 지분 처분 등을 통한 지배구조 재편이 필수다. 이런 가운데 삼성 지배구조를 뒤흔들 변수로 '삼성생명법'으로 불리는 보험업법 개정안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고 이건희 회장의 삼성전자 지분은 4.18%, 이재용 부회장 지분은 0.70%다. 이 부회장이 이 회장의 지분을 모두 상속받고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0.91%) 지분까지 합친다고 해도 총수일가 지분은 5.79%에 그친다. 총수 일가 소유 지분만으로는 그룹의 핵심인 삼성전자에 대해 온전히 지배권을 행사할 수 없는 셈이다.

때문에 현재 삼성 총수 일가는 이 부회장이 최대주주(지분율 17.48%)인 삼성물산을 정점으로, 삼성생명 등 계열사 지분을 통해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다.

삼성생명의 최대주주는 이건희 회장(지분율 20.76%)이고, 또 삼성화재는 삼성생명이 대주주(지분율 14.98%)인 회사다. 이재용 부회장이 지배력을 행사하기에 무리가 없는 구조다. 이건희 회장이 가진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지분에 대한 상속 절차가 차질 없이 이뤄지면 이재용 부회장의 지배력은 강화될 수 있다.

이런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에 가장 큰 변수는 보험업법 개정안이다.

계열사 통한 우회 지배, '삼성생명법' 통과되면 타격
 
 한국 재계를 대표하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5일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78세. 2014년 5월 급성심근경색증으로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자택에서 쓰러진 뒤 6년 만이다. 사진은 이날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한국 재계를 대표하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5일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78세. 2014년 5월 급성심근경색증으로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자택에서 쓰러진 뒤 6년 만이다. 사진은 이날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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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용진·이용우 의원이 각각 개정안을 발의했다. 법안이 통과되면 삼성생명의 지분 구조는 물론 삼성 지배구조 개편에도 큰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어 '삼성생명법'으로 불린다.

법안의 내용은 간단하다. 기존 보험업법은 보험사들이 특정회사의 주식을 총 자산의 3% 이상 보유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개정안엔 보유 주식 가치를 산정하는 기준을 '취득 원가'에서 '시가'로 바꾸도록 하는 내용이 추가됐다.

삼성생명이 지난 1980년대 취득한 삼성전자의 주식 원가는 5400억원이다. 지난 3분기 기준 삼성생명의 총 자산이 317조원이니, 총 자산의 0.1% 수준에 불과하다. 그런데 주식가치를 산정하는 기준을 '시가'로 바꾸면 얘기는 달라진다. 26일 오전 기준 삼성전자(6만500원) 주가를 적용하면 삼성생명이 가지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의 가치는 30조7435억원으로 껑충 뛴다.

이렇게 되면 삼성생명 총 자산의 10%에 육박하게 된다. 법이 통과되면 타 회사 보유 주식을 총자산의 3% 이하로 규정한 보험업법을 위반하게 돼, 삼성생명은 21조원 정도의 삼성전자 주식을 팔아치워야 한다.

이렇게 되면 삼성생명을 통해 유지되던 삼성전자에 대한 총수 일가의 지배력도 크게 약화될 수밖에 없다. 보험업법 개정안이 이재용 부회장의 '아킬레스건'을 정확히 겨냥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보험업법 개정안 통과를 막기 위해, 삼성이 국회에서 여러 채널을 가동해 로비를 벌이고 있다는 소문도 들린다.

권오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국장은 "이재용 부회장의 지분율이 낮은 회사가 삼성전자"라며 "그동안 삼성생명을 통해 우회적으로 지배해왔는데, 보험업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삼성전자 지배력은 크게 약화된다"고 설명했다.

의지 강한 여당, 만만치 않은 숙제 받아든 '이재용 체제'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이 26일 오후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들어서고 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이 26일 오후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들어서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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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법 개정에 대한 정부·여당의 의지는 강하다. 20대 국회에서는 개정안이 빛을 보지 못했지만 여당 의석수가 174석에 이르는 21대 국회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다른 금융업권의 자산 비율 규제는 모두 시가를 기준으로 이뤄지는데 보험업만 취득원가를 적용하고 있는 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힘을 얻고 있다.

이용우 의원은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과거 외환 위기 이후 시가평가로 모두 바뀌었는데 마지막까지 (바뀌지 않고) 남은 게 보험업계였다"며 "금융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해결돼야 하는 일이라 생각한다, 이는 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한 법"이라고 말했다.

박용진 의원은 26일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현행법에 이미 계열사의 주식을 3% 이상 갖지 못하게 돼 있는데 이미 삼성은 (시가 기준으로는 3%를) 훌쩍 넘어서 있어 특혜"라며 "26조원 이상을 처분해야 하는데, 다만 제가 발의한 삼성생명법은 당장 26조원을 매각하라는 것이 아니고 5년 동안 분할 매각하고 시간이 더 필요하면 2년 더 주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도 여당의 문제의식에 공감을 표하고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7월 29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나와 "삼성 측에 기회가 되면 (취득원가와 시가 관련) 문제를 지적했고 자발적인 개선 노력이 있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계속 환기를 시켜줬다"며 "(삼성생명이) 자발적으로 하는 게 좋은데 안 되면 결국 외부 압력에 의해서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삼성생명법이 통과될 경우 지금의 '이 부회장 → 삼성물산 → 삼성생명 → 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을 이 부회장이나 다른 계열사가 사들여야 한다. 하지만 총수 일가가 10조원이 넘는 상속세를 마련해야 하는 상황과 계열사 간 내부 관계를 고려하면 쉽지 않다. 삼성도 수년간 고민해 왔지만 뚜렷한 해법을 내놓지 못했다.

삼성의 지배구조에 큰 파급력을 미칠 보험업법 개정안은 현재 국회 정무위에 계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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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경제부 소속입니다. 주로 땅을 보러 다니고, 세종에도 종종 내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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