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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23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 통일부 등에 대한 종합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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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영 통일부장관이 6.25 전쟁을 "미국의 제국주의 침략에 맞선 위대한 승리"라고 평가한 시진핑 중국 주석의 연설에 대해 "그것은 중국의 시각"이라고 일축했다. 다만, 구체적인 평가를 요구하는 질문엔 "외교적 관례에 맞지 않다"면서 답하지 않았다.

박진 국민의힘 의원(서울 강남구을)은 23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통일부 종합 국정감사에서 "시 주석이 오늘 '중국군 항미원조 참전 70주년' 행사에서 언급한 발언에 대한 통일부 장관의 입장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이에 이 장관은 "중국의 정상이 중국의 시각을 갖고 그렇게 평가한 것"이라며 "우리가 시 주석의 역사적 평가에 동의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다"고 답했다. 박 의원이 구체적인 답변을 거듭 요구했을 땐 "다른 차원, 다른 자리에서 물어보면 대답할 수 있지만 중국 정상 발언에 대해 국무위원으로 평가하는 게 외교 관례가 아니다"고 잘랐다.

박 의원은 추가 질의 때도 같은 질문을 던졌다. 그는 "제 질의에 장관이 끝까지 답변하지 않은 것에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중국은 6.25 때나 지금이나 바뀐 게 없다. 중국 역사교과서에는 6.25를 남침이 아닌 북침으로 명시했기 때문에 최근 (6.25 전쟁은 한미가 겪었던 고난의 역사라고 언급했던) 방탄소년단(BTS)에 대해 중국 네티즌들이 비난을 쏟아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장관은 "제 역사인식을 몰라서 그런 질문을 하신 건 아닐 것"이라며 "다만, 제가 정부의 국무위원으로서 중국 정상의 발언을 대놓고 즉각적인 얘기(평가)를 하는 것이 외교 관례상 맞는 건가 해서 다르게 표현했다. 우리 입장이 아니라고 단호히 말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방탄소년단에 대한 중국 네티즌의 비난과 관련해선 "(그들의 주장은) 중국 일부의 입장일 수는 있어도 중국 전체의 입장이 되기는 어려운 문제로, 옳지도 않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마지막 TV토론을 벌인 조 바이든 대선후보의 '폭력배' 발언에 대한 생각을 묻는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충남 공주시부여군청양군)의 질문에도 "그것 역시 미 대선후보의 평가와 판단"이라고 답했다. 참고로, 바이든 후보는 TV토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정당성을 부여했고 폭력배인 그의 단짝(김정은)과 얘기했다"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을 비판한 바 있다.

이에 정 의원은 "시진핑 연설에 북한은 두 손을 들고 환영했을 텐데 우리는 미 대선후보의 연설에 쌍수 들고 환영하지 못한다"며 "중국과 북한은 끈끈한 혈맹을 과시하는데 우리는 과거에 비해 너무나 느슨한 동맹관계를 유지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내년 봄 지나면 북한 식량난 염려돼... 인도적 협력 공감대 만들어주길"

한편, 이인영 장관은 내년 봄 북한의 식량난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대북 인도적 지원을 위한 여야의 협조를 부탁했다.

이 장관은 이날 "여야 모두 북한 인권 문제를 많이 걱정하는데 북한의 식량 문제야말로 기본적 인권이라고 생각한다. 대북 (인도적) 지원에 소극적이면 안 된다"는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서대문구을)의 질문에 "동의한다. 인도적 협력과 관련해선 정치·군사·안보 상황과 무관하게, 또는 별도로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해서 (북한의) 식량난이 심각하단 보도도 있다. 식량 지원을 위해 노력하는 부분이 있느냐"는 질문엔 "WFP(세계식량계획)을 통해 지원하는 것 외에 구체적으로 준비하고 있진 않다"고 답했다.

다만, "코로나 상황도 있고 수재나 태풍의 피해도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내년 봄쯤 지나면 (북한의 식량문제가) 조금 힘들지 않을까 염려하고 있다"며 "그런 측면에서 인도적 협력을 할 부분이 있다면 하는 것이 어떤가 생각하고 있다. 국회에서도 여야를 떠나 인도적 지원에 대한 공감대를 만들어주신다면 힘 있게 진행할 수 있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