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24일 인천시 옹진군 연평도 해상에 정박된 실종 공무원이 탑승했던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
 24일 인천시 옹진군 연평도 해상에 정박된 실종 공무원이 탑승했던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군 당국이 지난 21일 소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실종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A씨가 북한군에 의해 사살된 사실을 공식 확인하면서 이 사건이 남북관계에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북한 지역에서 우리 민간인이 목숨을 잃은 것은 지난 2008년 7월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씨 피격 사건 이후 12년 만이다. 문재인 정부가 경색된 남북관계를 풀기 위해 전방위적 노력을 하는 와중에 찬물을 끼얹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또 사건 발생 시점이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3일 새벽 제75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종전선언'을 언급하기 직전이었다는 점에서 현 정부 대북정책에 대한 강경 보수 세력의 공세도 예상된다.

군 "9.19 남북군사합의 위반은 아니다"... 하지만

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이 9.19 남북군사합의 위반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군 관계자는 24일 "9.19 군사합의에 (분계선을) 넘어온 인원을 사격하라, 말라는 내용은 포함 되지 않았다"면서 "우리 군도 (분계선을 넘어오는 북한 주민에게) 사격을 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번 사안은 남북이 군사적으로 대치하거나 군사적 대응조치가 필요한 사안이 아니었다"면서 "북측 해역에서 일어난 사건이었고 우리 국민이 우리 영토나 영해에서 위협받는 상황이 아니어서 확인하는 즉시 대응하는 사안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9.19 남북군사합의는 지상과 해상, 공중에 각각 완충구역을 설정해 상호 적대행위를 금지하도록 하고 있다. A씨가 살해된 등산곶 앞 해상이 군사합의상 '해상 완충구역' 내에 있다는 점에서 북한이 적대행위 금지 합의를 위반한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코로나19 때문이었나... 북, 국경지역 접근 인원에 무조건 사격
 
 안영호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이 24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연평도 인근 해상 실종자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안영호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이 24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연평도 인근 해상 실종자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국방일보

관련사진보기

 
국방부는 24일 A씨에 대해 '월북을 시도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군 당국은 북한군이 A씨를 사살하는 등 과잉대응을 한 이유에 대해 '코로나19 방역 조치에 따라 일정한 경계 안에 들어오면 무조건적 사격을 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북한 당국은 지난 7월 강화도에서 월북한 탈북민이 코로나19에 감염됐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극도의 경계심을 드러낸 바 있다. 또 당시 월북민의 재입북을 사전에 막지 못한 전방 군부대 간부들을 처벌하기도 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의 코로나19 방역 조치는 국경지역에 무단으로 접근하는 인원에게 무조건 사격을 가하는 반인륜적 행위들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10일(현지시각)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은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주최로 열린 화상회의에서 "북한이 북중 국경에 특수부대를 배치해 사살 명령을 내렸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 우선 신병 확보해 알렸어야 했는데... 납득 어려운 조치"

하지만, 북한군이 표류 상태였던 A씨를 구조하지 않고 지휘계통의 명령에 따라 A씨를 사살하고 시신에 기름을 뿌려 불태웠다는 점에서 사건의 파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A씨를 사살한 북한군의 행위는 전시라 해도 민간인을 보호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제네바 협약 등 국제법 위반이 명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월경과정이 어떻더라도 우선 신병을 확보해 알리는 조치를 취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한 것은 공분을 살 수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양 교수는 또 "북한이 코로나19로 국경 차단을 하고 접근 금지를 명하고 있는 상황은 알려진 사실이지만 (이번 북한의 행태는) 인도적인 차원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조치를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이 탈북민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에 반발하며 일방적으로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데 이어 민간인 사살 사건까지 발생함에 따라 남북관계 경색이 장기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2008년 7월 11일 관광객 박왕자씨가 금지구역에 들어갔다가 북한군 초병이 쏜 총에 맞아 숨진 직후 금강산 관광사업은 급작스럽게 중단됐다. 이후 진상조사 및 사과 문제로 남북 경색 국면이 장기간 이어졌고 같은 해 개성관광도 중단됐다. 

댓글26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취재후원

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