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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대표 변호사가 지난 13일 오후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에서 열린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추행 사건 기자회견에서 생각에 잠겨있다.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대표 변호사가 지난 7월 13일 오후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에서 열린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추행 사건 기자회견에서 생각에 잠겨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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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 사건의 피해자 법률 대리인 김재련 변호사(법무법인 온·세상 대표 변호사)에 대한 공격이 점점 극심해지고 있다. 온라인 상의 비난은 물론, 최근에는 김 변호사가 길을 가다가 행인들에게 욕설을 듣는 일까지 발생했다.

김 변호사는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의뢰인과 재판을 가던 중에 봉변을 당한" 이야기를 올렸다. 세 명의 여성이 법원에 들어서는 그를 보고 "김재련 아니야? 맞네. 미친X, 야 이 미친X아"라고 소리친 것이다.

김 변호사는 "재판 길 부정탈까 저어되었으나 그냥 지나치면 내가 미친X 될 것 같았다"라면서 옆으로 다가가 사진을 찍고 녹음 버튼을 켜서 "다시 말해 보라"고 말했다고 한다. 방금까지 소리치던 여성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김 변호사는 이 사례를 언급하며 "돌려드릴게요. 그 말씀"이라면서 담담하게 글을 마쳤다.

이와 같은 일은 온라인에서의 무분별한 비난과도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이상호 <고발뉴스> 기자는 지난 18일 김 변호사를 "성(性)의 국정원장"이라고 표현하며, 그가 성폭력 정보를 장악해서 자신의 입맛에 따라 공개한다는 황당한 주장을 펼쳤다. 개그맨 강성범씨 역시 자신의 유튜브에서 김 변호사를 '아줌마'라고 지칭하며 "다른분들한테 그거 맡기세요. 순수해 보이지 않습니다"라고 비난했다.

변호사에 대한 허위 공격, 피해자에게도 영향
 
 고발뉴스의 9월 18일자 영상 썸네일
 고발뉴스의 9월 18일자 영상 썸네일
ⓒ 고발뉴스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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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 진영에서 '박원순 성추행 의혹'을 언급할 때 '김재련'은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다. 피해자에 대한 의구심은 대체로 김재련 변호사 쪽으로 표출된다. 박근혜 정부에서 여성가족부 권익증진국장(2013년~2015년)을 지냈고,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에 따라 설립된 화해치유재단 이사를 맡았다는 그의 이력은 정치적 음모론의 좋은 소재다. 피해자를 직접 의심하거나 비난하는 것은 2차 가해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는 만큼, 그의 대리인인 김 변호사를 공격하면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떨어트리려는 시도도 종종 볼 수 있다.

특히 최근 <고발뉴스>가 김 변호사 비판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 2주(9월 8일~21일)간 김재련 변호사 비판을 집중적으로 이어갔다.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 클립 7개의 헤드라인 역시 김 변호사를 조롱하거나 비난하는 내용이었다. 

이 매체는 지난 18일에는 '[단독] 김재련 해바라기센터 비밀이 풀렸다'는 제목의 기사를 내놓으며 여성가족부 산하의 성폭력 피해자 통합지원기관인 '해바라기센터'가 박근혜 정부 시절 만들어졌고, 서울해바라기센터의 운영위원으로 있는 김재련 변호사가 해바라기센터로 접수되는 모든 성범죄를 파악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서울해바라기센터로 사건이 넘어가면 결국 김재련 변호사에게 사건이 가는 구조"라고 설명하며 이 중 선별적으로 김 변호사가 언론을 통해 공론화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는 전부 사실과 다른 내용이었다. 먼저 해바라기센터는 박근혜 정부에서 만들어진 시설이 아니다. 해바라기센터는 노무현 정부인 2003년 아동 성폭력 전담기구 설치를 위한 방안이 검토되면서 설립 논의가 시작됐고, 2004년 6월에 서울 해바라기 아동센터를 시작으로 전국에서 운영되고 있다. 기초적인 사실 확인조차 안 한 것이다.

또한 해당 보도에는 해바라기센터의 운영위원이 접수되는 성범죄를 파악하고 있다고 주장했으나, 여가부와 해바라기센터 측은 언론을 통해 운영위원은 직접적으로 사건에 접근할 수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전국 39개 해바라기센터에는 총 2만 7450명(2018년 기준)의 피해 사실이 접수되는데, 그것을 센터 한 곳의 운영위원이 파악하고 있다고 주장하려면 명확한 근거가 제시되어야 한다.

심지어 피해자 측이 갔던 상담 기관이 어디인지도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해바라기센터는 종로구에 있는 서울해바라기센터 이외에도 세 곳(아동센터 제외)이 더 있다. 피해자가 서울해바라기센터로 갔다는 사실조차 입증되지 않은 상황임에도, 이 보도는 마치 김 변호사가 피해자에게 접근해서 사건을 공론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김 변호사는 지난 5월 피해자가 먼저 자신의 사무실에 찾아왔다고 밝히고 있다. 

줄곧 성폭력 사건 전담해온 18년차 변호사
 
 13일 오후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 교육관에서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추행 사건 기자회견'이 열렸다. 왼쪽부터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 고미경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대표변호사.
 7월 13일 오후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 교육관에서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추행 사건 기자회견"이 열렸다. 왼쪽부터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 고미경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대표변호사.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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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련 변호사의 이력을 살펴보면, 그는 변호사 개업 후 일관되게 '여성 폭력' 문제에 관심을 기울여왔다. 서울지방변호사회보 인터뷰(2016.03)에 따르면, 그는 처음 변호사 업무를 시작할 때 여성 관련 사건을 전문으로 하던 이명숙 변호사 사무실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성폭력, 가정폭력 피해자 지원을 시작하게 됐고, 특히 결혼이주여성 인권에 관심이 많아 명지대 이민학과에서 <국제결혼을 통한 이주여성의 법적지위>라는 논문으로 석사 학위를 받고, 대한변호사협회 다문화위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김재련 변호사는 고려대 의대생 성추행 사건, 38년 전 친부에 의한 성폭력사건 민사 손해배상소송, 2018년 태권도 미투 등 굵직한 사건을 맡아왔다. 또한 <한겨레21> 보도에 따르면, 그는 최근 3년간 무료로 2017년 47건, 2018년 49건, 2019년 40건의 성폭력 피해 사건 조력을 해왔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성폭력 사건을 믿고 맡길 만한 변호사가 의외로 많지 않다"면서 "제일 파이팅 넘치고 능숙한 사람이 김재련 변호사다, 제 주위 여성 변호사들도 성폭력 겪으면 김 변호사 쓸 거라고 한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만큼 여성 폭력 담당 변호사로는 신망이 두텁다는 이야기다.

세간의 편견과는 다르게 김 변호사는 진영논리와 무관하게 움직이고 있다. 화해치유재단 이사를 지냈지만, 화해치유재단을 강하게 비판했던 한국여성의전화, 성폭력상담소와 함께 피해자를 지원하고 있다. 심지어 기자회견에 동석했던 고미경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는 '정의기억연대' 이사다. 2018년 11월에는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의원 주최로 열린 '2018 사이버안전 학술세미나'에서 온라인 그루밍 성범죄에 대해 발표하기도 했다.

지난 18일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소장은 최근 김재련 변호사를 향한 공격에 대해 "특정 정치적 지지나 삶의 이력을 비판하고 반대하는 게 너무 중요해서 이런 일이 일어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성폭력 문제제기를 거절하고 거부하는 마음이 수많은 상황을 이유 삼아 행위로 '정당하게' 표출된다고 생각한다"라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썼다.

그는 "길거리 불링(bullying)까지 해도 된다는 신호는 누가 어디에서 누구에게 주고 있는가. 토론이 불가능한 형태의 낙인과 공격, 멈추시라"며 현 상황을 "함께 분노하고 애도하고 바로잡고 싶다"고 강조했다.

※ 김재련 변호사 인터뷰 <김재련 "나에 대한 공격, 피해자는 자기 탓이라고 생각한다"( http://omn.kr/1p0de  )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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