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키스에게 당한 류현진이 또 하나의 뉴욕팀을 상대로 명예회복에 나선다.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류현진은 오는 14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뉴욕주 버팔로의 샬렌필드에서 열리는 2020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양키스와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2위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토론토는 에이스 류현진이 등판하는 경기에서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4위 메츠를 상대로 승수를 벌어야 한다.

토론토는 올 시즌 14홈런27타점의 외야수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와 8홈런23타점의 1루수 로우디 텔레스가 나란히 부상자 명단에 올라 있다. 한 달 가까이 결장 중인 유격수 보 비셋의 복귀가 임박했다곤 하지만 주력 타자들이 대거 빠졌다는 것은 14일 경기에서 많은 득점지원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뜻이다. 과연 류현진은 여러 악재들을 이겨내고 메츠를 상대로 시즌 4번째 승리를 따낼 수 있을까.

 
 토론토 블루제이스 왼손 선발 류현진이 8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버펄로 살렌필드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의 홈 경기가 끝난 뒤 취재진과 화상 인터뷰를 하고 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왼손 선발 류현진이 8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버펄로 살렌필드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의 홈 경기가 끝난 뒤 취재진과 화상 인터뷰를 하고 있다. ⓒ MLB 프레스박스 화상 인터뷰 캡처

 콜로라도 피해 왔더니... AL에는 양키스가 있었다

류현진은 LA다저스 시절 마지막 2년(2018년~2019년) 동안 21승8패 평균자책점 2.21을 기록했다. 어깨 부상 후유증에서 벗어나 커터를 장착한 이후의 류현진은 사이영상 3회 수상에 빛나는 클레이튼 커쇼나 매디슨 범가너(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도 뒤지지 않는 메이저리그 정상급 좌완 선발 투수였다. 하지만 그런 류현진에게도 '투수들의 무덤' 쿠어스필드를 홈으로 쓰는 콜로라도 로키스는 피하고 싶은 팀이었다.

류현진은 다저스 시절 콜로라도를 상대로 통산 15경기에 등판했지만 5승7패4.85로 크게 재미를 보지 못했다. 특히 해발 1610m의 고지대에 지어진 쿠어스필드에서는 6경기에서 1승4패7.09로 뭇매를 맞았다. 슬픈 현실이지만 류현진은 콜로라도만 만나면 올스타전 선발 마운드에 오를 정도로 실력을 인정 받은 엘리트 좌완이 아닌 쿠어스필드 등판을 두려워하는 흔하디흔한 투수 중 한 명에 불과했다.

내셔널리그에 콜로라도라는 '천적'이 있었다면 아메리칸리그에는 양키스라는 힘든 상대가 있다. 류현진은 다저스 시절 양키스를 상대로 2경기에서 2패8.71(10.1이닝10실점)로 대단히 고전한 바 있다. 류현진이 작년 시즌이 끝난 후 토론토와 FA 계약을 체결했을 때 많은 야구팬들이 가장 우려했던 부분도 바로 토론토가 양키스와 같은 지구에 속해 있다는 점이었다.

첫 맞대결에서도 류현진은 양키스에게 약한 면모를 드러내고 말았다. 지난 8일 양키스와의 홈경기에서 5이닝을 던진 류현진은 솔로 홈런 3방을 포함해 5실점을 기록하며 2.51까지 낮췄던 평균자책점이 순식간에 3.19로 치솟았다. 애런 저지와 지안카를로 스탠튼 등 양키스가 자랑하는 거포들이 대거 부상으로 결장했지만 여전히 양키스 타자들은 류현진을 상대로 자신 있게 방망이를 휘둘렀다.

메츠전 통산 4승1패1.20, 천적의 면모 이어갈까

양키스에 당한 류현진은 14일 메츠를 상대로 화풀이(?)에 나선다. 류현진은 다저스 시절 메츠를 상대로 8경기에서 4승1패1.20으로 매우 강한 면모를 과시한 바 있다. 물론 올 시즌의 메츠는 마이클 콘포토, 제프 맥닐, 로빈슨 카노가 3할 타율을 기록하고 있고 거포 피트 알론소도 11홈런을 터트리고 있다. 하지만 팀 타율 1위의 화려함에 비해 팀 득점은 6위에 머물러 있는 만큼 영리한 투구로 빈 틈을 파고 들면 충분히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류현진과 맞대결을 펼칠 메츠의 선발 투수는 좌완 루키 데이비드 피터슨. 지난 7월29일 빅리그에 데뷔한 피터슨은 올 시즌 4승1패4.26으로 신인으로는 매우 준수한 성적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6이닝 이상 소화한 경기가 한 번밖에 없고 직전 등판에서는 2이닝5실점으로 조기 강판된 바 있다. 메츠의 경우 필승조 한두 명을 제외하면 불펜이 썩 강하지 않기 때문에 선발 피터슨을 빨리 끌어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

토론토가 지난 10일 양키스와의 3연전을 끝으로 하루의 휴식일이 주어지면서 류현진 역시 8일 양키스전 등판 이후 5일의 휴식을 가질 수 있었다. 류현진은 올 시즌 5일 휴식 후 등판했던 5경기에서 2승1패2.30의 좋은 투구내용을 선보인 바 있다. 7월말 워싱턴 내셔널스전에 이어 시즌 두 번째 5실점 투구를 한 류현진이 메츠를 제물로 다시 에이스다운 투구를 펼쳐 주기를 토론토 구단은 물론이고 국내 야구팬들도 간절히 기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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