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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9일 남대문시장 케네디 상가에서 상인 8명이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하자 10일 오전 서울 남대문시장 입구에 차려진 선별진료소에서 상인들이 검사를 받고 있다.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들이 시민들의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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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부외과·정형외과 선생님들이 코로나19 진료를 봐야 했어요. 감염내과 선생님들이 없었거든요. 각자 전문 분야도 아닐 뿐더러, 처음 마주하는 신종 감염병이다 보니 초반엔 문제가 많을 수밖에 없었죠." - 정상태 남원의료원지부장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던 지난 3월, 전북 남원의료원이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지정됐다. 그 기간동안 정부 방침에 따라 다른 치료를 중단하고 코로나19에 매진해야 했다. 급하게 근무 체계를 바꾸긴 했지만, 단기간에 메꿀 수 없는 문제가 하나 있었다. '의사의 공백'이었다.

감염내과 의사가 없었다. 검체를 채취할 때 '이 정도 찔러넣으면 된다'는 감각은 현장에서 체득해야 했다. 잘못 찌르는 바람에 환자가 피를 본 경우도 없진 않았다. 정부 매뉴얼이 있긴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여기에만 맞춰서 진행할 경우, 검체가 부족하게 채취되어 음성·양성 결과가 모호하게 나올 우려도 있었다.

의료진이 부족한 상황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정상태 남원의료원 노조 지부장은 지난 27일과 28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감염내과 선생님은 그림의 떡이다. 지금은 심장내과(심혈관) 선생님도 3~4개월째 공석이다"라며 "임금을 아무리 높게 책정해도 지역 인프라, 인력난 등의 문제로 의사 섭외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아래는 그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의료 취약지의 현실

- 최근 정부와 의료진 간의 대립이 불거지면서 의사 수 부족 문제도 급부상하고 있다. 지역 의료원의 상황은 어떤가?
"감염내과 의사는 여전히 없다. 소아과·산부인과 등도 단연 의료 인력이 모자른 상태다. 심장 심혈관 쪽이나 순환기를 봐주시는 의사 선생님은 3~4개월째 공석이다. 심혈관 내과가 설립은 돼 있는데, 정작 의사가 없는 거다. 의료공백이 발생한 상태다. 공고를 계속 내고는 있지만 소식이 없다. 그 전에 있던 의사에게 원하는 만큼의 높은 급여를 주기로 하고 섭외한 건데도 한 달 채 안 돼서 그만두고 떠났다."

지역별 의료 편차와 관련해서는 인구 천 명당 의사수가 서울이 3.1명, 경북 1.4명, 충남 1.5명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의 분야별 편차도 크다. 10만 명의 의사 가운데 감염내과 전문의는 277명, 소아외과 전문의는 48명이다.

- 해당 의사가 한 달만에 그만둔 이유는 무엇이었나.
"인력난이 문제였다. 심혈관 센터를 담당하는 의사가 그분 혼자였다. 이곳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최소 2명의 인력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의사 개인의 생활을 유지할 수 없다. 하지만 병원 입장에서는 의료진 섭외 비용이 너무 높다 보니 당장 더 구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못했다. 결국 그분도 이런 문제로 힘들어하다가 한 달 만에 떠났다. 지역 의료원에서는 이런 일이 허다하다. 이 문제 말고 다른 이유로도 많은 의사들이 이곳을 나간다."

- 또 어떤 사례로 그만두는 일이 있었나? 
"이전에 있었던 응급의학과 과장은 제주도에서 출퇴근을 했다. 여기서 3일간 쉬지 않고 일하고서 바로 제주도로 돌아가 4일간 쉬는 식이다. 그런 식의 통근을 반복했다. 주변 인프라가 부족하다 보니 그 의사도 어쩔 수 없이 내린 선택이었다. 마찬가지로 우리도 의사가 없다 보니 이런 조건의 의사라도 채용할 수밖에 없었다."

높은 임금은 해결이 아니다
 
계속되는 의료계 집단행동 대한의사협회 주도 집단휴진 셋째 날인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엑스레이 촬영실 앞으로 의료진이 지나가고 있다.
▲ 계속되는 의료계 집단행동 대한의사협회 주도 집단휴진 셋째 날인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엑스레이 촬영실 앞으로 의료진이 지나가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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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급한 인프라 부족 문제가 큰 걸림돌이 될 것 같다.
"맞다. 근본적인 문제 중 하나다. 지역 병원은 의사들에게 높은 임금을 지급하는 편이다. 평균 약 2억 5천에서 3억, 많게는 약 4억까지도 지급된다. 그럼에도 지역에 인프라가 부족하다 보니 의사들이 쉽게 지원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질 못한다. 지역으로 내려올 때 보통 가족들과 함께 움직이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다 보니 교육·문화적인 여건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거다. 한편, 병원은 의사를 구할 때 수반되는 비용이 계속 오르다 보니 현실적인 어려움들도 많다. 지역 의료원 입장에서는 이런 상황이 막막하다."

- 이러한 의료진 부족 문제가 지역민에게 끼치는 영향은 어떤가.
"지금 우리는 심장내과 의사가 계속 공백인 상태다. 그렇다 보니 만일 급성 심근경색 환자가 발생할 경우, 우리 병원에서조차 응급처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런가하면 어렵게 섭외된 의사들은 앞선 인프라·인력 부족 문제 등으로 이곳에서 1년 미만으로 머물다가 떠난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의료 질이 크게 떨어지게 된다. 지리산권 서남 쪽 공공의료기관은 남원의료원뿐이다. 공공병원일수록 생명과 직결된 필수의료서비스가 제대로 갖춰져야 하지만,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2018년 보건복지부·국립중앙의료원 발간 자료에 따르면, 국내 응급취약지는 99개 시군구에 이른다. 남원의료원이 위치한 남원시도 여기에 해당한다. 응급취약지란 지역응급의료센터로 30분 이내 도달이 불가능하거나, 권역응급의료센터로 1시간 이내 도달이 불가능한 인구가 27% 이상인 지역을 뜻한다. 이밖에 응급의료기관이 전혀 없는 시·군·구는 32개에 달하고, 8개 지역은 동네병원 응급실조차 없다.

공공의사 확충엔 동의, 하지만...

- 지난 20대 국회 때 남원에 공공의대를 설립하겠다는 법안이 발의된 바 있다.
"그렇다. 국회 임기 마지막까지도 보건복지부 소위원회에서 논의가 됐지만 결국 통과하지 못했다. 의협과 야당이 크게 반대했다. 현재 이 부분에 대한 논의는 더 진행되지 않고 있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지난 2019년 4월에 발표한 '공중보건장학의 제도보완 방안 연구' 보고서에서 "2017년 기준 미충족 된 공공보건의사가 최대 2083명이 된다"고 발표했다. 복지부는 이러한 의료 불균형을 막기 위한 대책으로 남원에 4년제 국립 공공의대를 설립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지난 20대 국회에서 관련 법안이 끝내 폐기됨에 따라 설립계획 논의도 원점으로 돌아갔다.

- 이번에 정부가 내놓은 공공의사 증원 방안은 어떻게 생각하나.
"공공 의사를 확충한다는 주장에는 동의한다. 의료 취약지에서 마주하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다만 정부 정책에서 보완해야 할 부분은 분명 있다. 정부가 매년 지역의사 300명을 양성하겠다고 했지만, 지금과 같은 여건 속에서 이러한 인력이 모두 지역 병원에 안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들이 지역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여건 개선 논의도 함께 병행될 필요가 있다.

정부가 언급한 '지역의사제'도 문제의 소지가 있다. 마찬가지로 내용이 보완될 필요가 있다. 권역별로 공공의대를 설립해서 학생들이 수련할 수 있는 공공병원도 맞춰 보완하는 식의 논의가 진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공공의료 종사 의지를 가진 사람들을 책임지고 양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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