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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리스트와 관련해 실제로 후배들한테서 연락을 꽤 받았다. 이 파업에 참여하고 싶지는 않지만, 소수자로 낙인찍힐 위험 때문에 동참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전체주의적인 분위기 속에서 개인의 목소리를 내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도 했다."- 수도권 소재 대학병원 전공의(여)

의대생들의 집단행동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비민주적인 절차가 있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집단행동 참여 여부를 투표하는 과정에서 실명을 기입해야 했고, 반대한 일부는 신원까지 유출됐다는 것이다. SNS에서도 익명의 계정을 통해 관련 고발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sns에서도 관련 고발이 이어지고 있다. 위 사진은 '의대생 시험 거부 및 동맹 휴학의 이면을 고발합니다'라는 제목의 트위터 계정에서 공개한 자료다. 좌측은 의대생 1~3학년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휴학 투표 당시, 실명·학과를 기재하게 했다는 것이다. 우측은 학생들의 투표 결과를 이름과 함께 정리해서 보관하고 있었다는 주장의 자료다.
 최근 sns에서도 관련 고발이 이어지고 있다. 위 사진은 "의대생 시험 거부 및 동맹 휴학의 이면을 고발합니다"라는 제목의 트위터 계정에서 공개한 자료다. 좌측은 의대생 1~3학년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휴학 투표 당시, 실명·학과를 기재하게 했다는 것이다. 우측은 학생들의 투표 결과를 이름과 함께 정리해서 보관하고 있었다는 주장의 자료다.
ⓒ 트위터 계정(kmedical_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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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의대생들은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아래 의대협)를 중심으로 국가고시(아래 국시) 거부 및 동맹휴학에 나서고 있다. 의대협에 따르면, 설문조사에 응답한 국가고시 응시자(전체 의사 국가고시 응시자의 91.7%) 중 국시 거부에 찬성한 비율은 88.9%에 달했다. 동맹휴학도 전체 회원 가운데 75.1%가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25일, 휴학에 찬성한 전국 40개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들은 휴학계를 일괄 제출할 예정이다. 그러나 일각에서 학번별로 응답비율과 찬성비율을 취합했다는 고발이 나오면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오마이뉴스>는 지난 23일과 24일, 국시 거부와 동맹 휴학에 동참하지 않은 의대생 2명의 이야기를 들었다. 두 사람은 모두 "정부의 정책에 동의하는 건 아니다"라면서도 "하지만 의대협의 방침이 더 비민주적이라고 느꼈다. 방식과 논리에 동의할 수 없어서 단체행동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두 의대생의 증언을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반대한 의대생 실명 유출... 낙인 남을 우려 있어"
   
 위 사진은 '의대생 시험 거부 및 동맹 휴학의 이면을 고발합니다'라는 제목의 트위터 계정에서 공개한 자료다. 모 커뮤니티에서 특정 의과대학의 국시 참여 거부 의사를 밝힌 학생들의 현황이 언급된 것으로 확인된다.
 위 사진은 "의대생 시험 거부 및 동맹 휴학의 이면을 고발합니다"라는 제목의 트위터 계정에서 공개한 자료다. 모 커뮤니티에서 특정 의과대학의 국시 참여 거부 의사를 밝힌 학생들의 현황이 언급된 것으로 확인된다.
ⓒ 트위터 계정(kmedical_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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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대생 집단행동 동참여부 조사가 실명으로 진행됐다고 들었다. 일각에서는 동참하지 않은 학생들의 실명이 공개됐다는 주장이 나온다.
의대 4학년 A씨 (아래 A씨) : "투표하지 않은 사람들을 전수조사 하기 위해 실명을 기입해야 한다고 들었다. 사실 실명이 드러난 이상, 유출도 예상 가능한 일이었다. 다만 동참하지 않은 사람들의 명단 전체가 유출된 건 아닌 것 같고, 일부 학교가 독자적으로 이를 공개한 것 같다. 블랙리스트 존재 여부도 정말 비민주적이지만, 리스트가 없는 학교라 하더라도 이 사안을 둘러싸고 강압적인 분위기가 나오는 상황이다.

의대 3학년 B씨 (아래 B씨) : "블랙리스트 문제가 처음 촉발된 게 국시 거부에 동참하지 않은 사람들의 명단, 혹은 개인의 신상을 유포하면서 나온 것으로 안다. 문제는 이 리스트를 의대생 뿐만 아니라, 이미 병원에서 일하고 있는 의사 선배들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그렇게 되면 우리가 추후 병원에 들어가서 인턴생활을 하고 전공을 결정할 때 불이익을 받을 우려도 있다. 낙인으로 남을 수 있다."

- 의대협 차원에서 이를 제지하지는 않았나?
B씨 : "없진 않았다. 최근에 의대협에서 대회원 서신을 보냈다. 집단행동에 반대한 사람들을 비판하지 말라는 내용인데, 사실 발 빠르게 대처했다고 할 수 없다. 내용 전체를 놓고 보면 '모든 의대생들은 다들 정부 정책에 반대하고, 국시거부 및 휴학에 찬성할 것'이라는 생각이 담겼다. 하지만 나처럼 지금의 단체 행동이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가서 동참 안 하는 사람도 있다. 이런 다른 생각들이 공론화 될 수 있는 창구가 전혀 없는 상황이다."

지난 8월 20일, 의대협은 각 의대생 회원들을 대상으로 공지문을 발송했다. 의대협은 공지문에서 "일부 커뮤니티 등에서 단체행동에 참여하는, 혹은 참여하지 않는 회원분들의 리스트를 만들고 학교와 관련 없는 일부 전공의가 학생들에게 명단을 공개하라는 외압을 가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적었다. 소위 블랙리스트 행위가 실제로 이뤄졌음을 확인했다는 의미다.

이어 의대협은 "접수 취소 원서를 내지 못한 몇 명이라고 현안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우리는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동료들이다"라고 전했다. 이를 두고 의대생 B씨는 "우리 의대생이 다 똑같은 생각이라는 걸 전제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투표 문항, 찬성 유도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위 사진은 '의대생 시험 거부 및 동맹 휴학의 이면을 고발합니다'라는 제목의 트위터 계정에서 공개한 자료다. 국가시험 실기 거부 투표의 중간집계 결과다. 내용에는 설문 문항으로 추정되는 항목도 나와있다. 이를 두고 의대생 김아무개씨는 "선택지 자체가 참여를 유도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1~3번 문항이 모두 합산돼 '동참'으로 집계됐다"고 했다.
 위 사진은 "의대생 시험 거부 및 동맹 휴학의 이면을 고발합니다"라는 제목의 트위터 계정에서 공개한 자료다. 국가시험 실기 거부 투표의 중간집계 결과다. 내용에는 설문 문항으로 추정되는 항목도 나와있다. 이를 두고 의대생 A씨는 "선택지 자체가 참여를 유도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1~3번 문항이 모두 합산돼 "동참"으로 집계됐다"고 했다.
ⓒ 트위터 계정(kmedical_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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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시 투표는 어떤 방식으로 진행됐나?
A씨 : "먼저 실명을 기입하게 했다. 단체행동 참여 여부를 묻는 문항의 선택지는 4개였다. ▲ 1번은 '무조건 국시 거부에 동참한다' ▲ 2번은 '50% 이상 동참하면 나도 동참한다' ▲ 3번은 '70% 이상이 동참하면 나도 동참한다' ▲ 4번은 '동참하지 않겠다' 였다. 2·3번은 사실상 찬성인지 반대인지가 불명확한 선택지인데, 해당 문항을 선택한 회원들이 대부분이었던 것으로 안다. 문항을 보면 마치 찬성을 유도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최종적으로 1·2·3번 다 합쳐서 찬성으로 집계 된 게 약 90% 정도였다. 세 문항을 합산한 결과를 바탕으로 대다수가 국시 거부에 동참하는 것으로 하겠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 이밖에 집단행동 과정에서 느낀 문제의식이 있다면?
A씨 : "의견을 취합하는 과정이 부족했다고 본다. 의대협은 단체행동에 앞서 설문조사와 공청회를 진행했다. 공청회는 회원(의대생)들의 의견을 청취한다는 목적이었지만, 사실상 회장단 발제를 듣고 그것에 대해 질의응답 하는 게 전부였다. 

당시 공청회는 코로나19 때문에 온·오프라인으로 진행됐다. 방역 문제로 현장에 많은 사람들이 오지 않은 것도 있지만, 현장 참가인원은 약 30명 뿐이었다. 그마저도 대부분이 의대협 집행부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소수의 의견도 형식적으로나마 개진될 수 있는 공론화 과정이 더 필요했다고 본다."

B씨 : "대세에 따르지 않는 사람들에 대한 마녀사냥, 비아냥 같은 것들도 문제다. 실명투표에서 수반되어 오는 주변의 압력도 마찬가지다. 지금도 페이스북이나 일부 커뮤니티에 들어가면 동참하지 않은 사람에 대한 날선 비판이 상당하다."

"정부 정책도 허점 많지만.... 전체주의적인 의대협 방식, 더 공감 못해"

- 그럼에도 반대표를 던졌다. 불안하지 않았나.
A씨 : "우선 나는 정부 정책에 찬성하지 않는다. 증원 자체를 반대하는 게 아니라, 공공성을 갖추고 증원할 방안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이런 세부적인 의견은 단체 행동에 반영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의대협 방식이 비민주적이라고 판단한 근본적인 이유다. 물론 나도 불안하지만, 논리에 공감하지 못한 상태에서 동참할 생각은 없다.

난 의료 자체는 공공재가 맞다는 입장이다. 누구나 아플 때 치료받을 권리가 있다. 의료 시스템을 어떻게 운영할지는 시민사회 전체가 관여해야 하는 부분이다. 이런 부분에서 의료 수요자의 입장도 중요하다. 하지만 지금의 의대협 방식은 의료 전문가로서의 권위를 너무 크게 평가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B씨 : "불안하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최대한 제 생각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동참하지 않은 건 의대협 방식에 공감할 수 없어서다. 물론 정부 정책도 잘못된 부분이 분명하다. 의대협에서 지적한 것처럼 정책에 여러 허점이 있다. 그렇다고 지금의 무조건적인 집단행동이 정당화 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 의료계에 문제가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예컨대 지역에 의사가 없고, 의료 취약지가 존재하는 것들. 하지만 의대협은 이런 문제의식에 공감하지 못 한다고 느꼈다. 의대협의 논리가 의사 중심의 시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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