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 ⓒ USA투데이/연합뉴스

 
류현진이 5회에 찾아온 불운 속에 아쉽게 시즌 첫 연승이 무산됐다.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류현진은 23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즈버그의 트로피카나 필드에서 열린 2020 메이저리그 템파베이 레이스와의 원정경기에서 5이닝3피안타 무사사구6탈삼진1실점으로 호투했다. 경기는 승부치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케빈 키어마이어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템파베이가 2-1로 승리하며 토론토의 7연승을 저지했다.

연패를 끊어주고 연승을 이어주는 것이 에이스의 역할이라고 봤을 때 5이닝만 던지고 승리 요건을 채우지 못한 류현진의 투구는 아주 만족스러웠다고 볼 수 없다. 하지만 9월초까지 4일 휴식 후 등판을 이어가야 하는 에이스에게 무리해서 긴 이닝을 맡길 이유는 없었고 류현진은 언제나처럼 선발투수로서 자신의 역할을 완수했다. 템파베이와의 개막전 아쉬움(4.2이닝3실점)을 털어버린 류현진의 평균자책점은 3.46에서 3.19로 더욱 향상됐다.

포수 바뀌었지만 전혀 흔들리지 않은 류현진

지난 18일 류현진이 등판하기 직전까지 토론토의 시즌 성적은 7승11패로 5할 승률에 4경기가 부족했다. 하지만 토론토는 류현진의 승리를 시작으로 내리 6경기를 모두 쓸어 담았고 지금은 어느덧 13승 11패 승률 .542로 성적이 크게 상승했다. 에이스가 믿음직스런 투구로 토론토의 젊은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니 그것이 엄청난 상승 동력으로 이어진 것이다.

토론토는 지난 6연승 기간 동안 4경기에서 주전 마스크를 썼던 주전 포수 대니 젠슨에게 휴식을 줬다. 류현진이 시즌 개막 후 처음으로 백업 포수 리즈 맥과이어와 호흡을 맞추게 된 것이다. 토론토는 젠슨과 부상을 당한 보 비셋을 제외한 대부분의 주전 선수들이 선발출전했고 이에 맞선 템파베이는 브랜든 로우와 쓰쓰고 요시모토, 조이 웬들을 제외한 6명의 우타자를 배치했다. 최지만은 이번에도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토론토가 1회초 공격에서 템파베이의 선발 아론 슬레저스에게 삼자범퇴로 물러난 가운데 류현진이 개막전의 아쉬움을 털기 위해 한 달 만에 트로피카나 필드 마운드에 올랐다. 올 시즌 .361의 고타율을 기록하고 있는 선두타자 마이클 브로소를 삼진으로 처리하며 기분 좋게 출발한 류현진은 헌터 렌프로를 뜬 공, 브랜든 로우를 땅볼로 잡아내며 깔끔하게 1회를 마쳤다. 아쉬웠던 1회 투구 수도 12개로 줄이는 효율적인 투구가 돋보였다.

류현진은 2회 선두타자 호세 마르티네스에게 이날 경기의 첫 피안타를 허용했다. 하지만 류현진은 윌리 아다메스를 중견수 플라이, 웬들을 2루 땅볼, 마뉴얼 마고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실점은커녕 추가진루도 없이 편안하게 2회를 마쳤다. 류현진은 3회에도 쓰쓰고 요시모토를 2루 땅볼, 마이크 주니노를 삼진, 브로소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안정된 투구를 이어갔다.

빅리그 통산 1승에 불과한 템파베이 선발 슬레저스가 4이닝 동안 실책으로 주자 한 명만 출루시키는 노히트 투구를 펼친 가운데 류현진도 4회 다시 한 번 템파베이의 상위타선을 만났다. 하지만 류현진은 렌프로를 삼진, 로우를 2루 땅볼, 그리고 이날 류현진에게 유일하게 안타를 때렸던 마르티네스마저 3구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9타자 연속 범타 행진을 이어갔다.

병살타성 땅볼이 안타로 연결되며 비운의 동점 허용

토론토는 5회초 공격 2사 만루에서 캐반 비지오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선취점을 따냈고 류현진은 5회말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기 위해 마운드에 올랐다. 류현진은 5회 선두타자 아다메스와 웬들에게 연속안타를 허용하며 무사 1, 3루의 큰 위기를 맞았다. 류현진은 마고를 2루 땅볼을 잡아내는 과정에서 동점을 허용했지만 이어진 1사 1루에서 쓰쓰고와 주니노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추가실점 없이 5회를 마쳤다.

5회에만 무려 30개의 공을 던지며 투구수가 급격히 불어난 류현진은 6회 마운드를 윌머 폰트에게 넘기며 5이닝 만에 투구를 마쳤다. 4회까지 투구수 64개로 경제적인 투구를 이어가던 류현진이었기에 5회 위기가 더욱 아쉽게 느껴졌다. 토론토는 승부치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케빈 키어마이어에게 끝내기 안타를 허용하며 7연승 도전이 무산됐다. 10회말 1사3루에서 대타로 출전한 템파베이의 최지만은 고의사구로 출루했다.

투수는 경기를 하다 보면 실력만 가지고는 승리를 따낼 수 없다. 공격과 수비에서 동료들의 적절한 지원이 필요하고 때론 운도 따라줘야 한다. 류현진은 4회까지 템파베이 타선을 단 1피안타로 막았지만 5회 무사 1루에서 웬들의 빚 맞은 내야 땅볼이 좌전안타가 되면서 결국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결과론이지만 만약 유격수 조 패닉이 정상적인 수비 위치에 있었다면 웬들의 타구는 병살로 연결됐을 것이다.

하지만 5회 아쉬운 1실점을 제외하면 류현진의 투구는 지난 3경기처럼 완벽에 가까웠다. 볼넷은 하나도 없었고 단 하나의 적시타도 허용하지 않았다. 동점 허용 후 계속된 1사 1루에서 쓰쓰고와 주니노를 연속 삼진으로 처리하는 과감한 승부도 돋보였다. 오는 9월 11일까지 휴식일 없는 강행군이 계속 이어지면서 류현진의 다음 등판은 오는 28일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홈경기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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