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최고의 유망주로 평가받는 이강인(20)이 소속팀 발렌시아와 재계약에 합의했다는 현지 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스페인 라디오방송 '카데나 코페'는 21일(이하 한국시간) "이강인이 발렌시아와 2025년까지 계약 연장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카데나 코페'는 "이강인의 재계약 건은 수개월 전부터 진행했다. 협상에서 연봉은 중요하지 않았다. 이강인은 발렌시아에서 행복을 느끼지만 팀에서 중요한 선수라는 것을 인정받고 싶었다"라며 "프리시즌 훈련에서 이강인은 어린 시절부터 소화한 플레이메이커 위치에서 활약할 수 있는 옵션을 얻었다. 새 감독 하비 그라시아와 이강인은 대화를 자주 나누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고 유망주로 평가받은 이강인, 많은 기회 잡지 못한 2019-2020 시즌
 
 이강인(발렌시아·오른쪽)이 25일(현지시간) 스페인 발렌시아의 메스타야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리메라리가 헤타페와의 홈경기에서 상대 수비를 뚫고 돌진하고 있다.

이강인(발렌시아·오른쪽)이 25일(현지시간) 스페인 발렌시아의 메스타야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리메라리가 헤타페와의 홈경기에서 상대 수비를 뚫고 돌진하고 있다. ⓒ AFP/연합뉴스

       
지난 2019-2020 시즌 이강인은 모든 대회를 통틀어 총 24경기(2득점)에 나섰는데 선발 출전은 겨우 6경기에 불과했다. 라 리가 3경기, UEFA 챔피언스리그 1경기, 코파 델 레이 2경기에서 선발 라인업에 포함되었을 뿐, 대부분 후반에만 모습을 보였다.
 
출전 시간은 총 696분. 만약 선발로 출장해 90분 풀타임으로 뛰었다고 계산할 때 1시즌 동안 겨우 8경기에 출전하는데 그친 것이다.
 
그동안 이강인은 발렌시아의 미래로 평가받았다. 2018년 10월 31일 스페인 코파 델 레이 32강 1차전에서 출전하며 발렌시아 구단 역사상 최연소 데뷔 외국인 선수로 기록됐고, 결국 2019년 1월 발렌시아 정식 1군 프로 계약을 맺었다. 정작 1군 계약 이후 이강인은 2018-19시즌 후반기 이렇다 할 기회를 받지 못한 채 첫 시즌을 마감했다. 

이강인의 가치가 폭등한 것은 지난해 6월 열린 2019 FIFA U-20 월드컵이다. 당시 7경기에 출전해 2골 4도움을 기록, 한국을 준우승으로 이끔과 동시에 대회 최우수선수에게 주어지는 골든볼(MVP)을 수상했다. 20세 이하 연령별 대회였지만 자신보다 2살이 많은 세계적인 선수들을 상대로 독보적인 활약을 펼쳐보였다.

U-20 월드컵에서의 빼어난 활약에 힘입어 이강인은 유럽 다수의 클럽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 당초 이강인은 팀 잔류가 아닌 출전 시간을 늘리기 위해 이적을 추진했지만 발렌시아의 반대에 막혔다.
 
구단 측에서는 이강인에게 많은 기회를 부여할 것을 약속했다. 그러나 지켜지지 않았다. 2019-20시즌 초반 성적 부진으로 물러난 마르셀리노 감독에 이어 셀라데스 감독 역시 4-4-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주 포지션이 공격형 미드필더인 이강인으로선 마땅히 설 자리가 없었다. 측면 윙어로 활약하기에는 주력이 부족했고, 2명의 중앙 미드필더 자리에서는 적은 활동량, 수비력에서 약점이 있었다.
 
좌우 측면에서는 페란 토레스, 카를레스 솔레르, 곤살로 게데스, 데니스 체리셰프와의 경쟁에서 밀렸다. 최전방 투톱은 막시밀리아노 고메스, 로드리고 모레노, 케빈 가메이로가 더 많은 기회를 부여받았다.
 
그라시아 신임 감독,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 이강인 낙점
 
사실상 2시즌 째 후보 신세에 머문 이강인은 올 여름 재계약을 거부하고자 했다. 이강인의 계약 만료는 2022년 여름이다. 2001년생으로 아직 19살에 불과하지만 이강인은 좀더 많은 출전 기회를 갈망했다.
 
하지만 최근 발렌시아는 큰 변화를 맞았다. 여름 이적시장에서 대대적인 리빌딩에 나선 것이다. 팀의 주장이자 중원의 핵심이었던 다니 파레호가 비야레알로 떠났다.
 
그리고 이강인과 함께 팀 내 최고 유망주로 꼽히는 페란 토레스가 맨체스터 시티로 이적했다. 토레스는 지난 시즌 44경기에서 6골 8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주전으로 활약한 바 있다. 윙어로 뛴 토레스는 4-4-2 포메이션에서 이강인과 일정 부분 포지션이 겹치는 경쟁자였다. 유망주 토레스를 내보낸 발렌시아로선 이강인만큼은 반드시 붙잡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또, 발렌시아는 지난달 28일 하비 그라시아 감독을 새로운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그라시아 감독은 이강인에게 메디아푼타(공격형 미드필더) 포지션에서 뛸 수 있도록 실험을 시도하며, 중용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지난달 '카데나코페'는 "이강인은 발렌시아의 재계약 제안을 거절하고, 임대나 완전 이적을 고민했다"고 밝혔다. 당시에는 그라시아 감독이 선임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본 포지션인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는 것은 이강인에게 최상의 조건이다. 경쟁자들의 이적과 더불어 신예들을 중심으로 팀을 개편하는 발렌시아에서 다시 새로운 도전을 하기로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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