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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이후 민간소비와 소매판매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2차 긴급재난지원급을 지급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최근 정부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올해 2분기 경제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2.9%(전분기 대비 –3.3%로 역성장을 기록했다. 무역의존도가 큰 경제구조 탓에 지난 상반기 수출 감소폭이 무려 11.8%에 달해 경제성장률을 갉아먹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2분기 경제성장률이 OECD 회원국 중 1위, G7 국가들을 포함한 12개 중 1위를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은 소비 증가 덕택이다. 1분기(1~3월)에는 민간소비가 코로나19 사태 발생으로 전기(작년 10~12월) 보다 –6.5%나 크게 감소했다. 그러나 2분기(4~6월) 들어 플러스 증가율 1.4%로 반등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소매판매지수 또한 1분기 마이너스 증가율을 보였으나 4~6월 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재난지원금이 5월 이후 본격 사용된 것을 감안하면 재난지원금이 소비를 크게 촉진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 (전기대비) / 출처 : 한국은행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 (전기대비) / 출처 : 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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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소매판매액지수 (전기대비) / 출처 : 통계청
 올해 소매판매액지수 (전기대비) / 출처 : 통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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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재난지원금 지급 후 5~6월 소상공인 매출 증가

중소벤처기업부 조사에서도 재난지원금의 소상공인 지원 효과가 확인된다.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이 시작된 지난 5월부터 소상공인 매출액이 늘다가 6월말 이후 그 효과가 거의 끝났다.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매출액 감소율은 4월 초 가장 컸고, 5월 이후 감소율이 지속해서 낮아지다가 7월 첫째 주 감소율이 다시 높아졌다.

  
 코로나19 발생 이전(평소) 대비 소상공인 매출액 감소 비율(단위 : %) / 출처 : 중소벤처기업부
  코로나19 발생 이전(평소) 대비 소상공인 매출액 감소 비율(단위 : %) / 출처 : 중소벤처기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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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배근 건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6월 산업동향 발표를 보면 소매 판매도 전월  대비뿐 아니라 전년 대비도 플러스가 됐다"며 "백화점, 대형마트는 줄고 소매점, 슈퍼마켓, 편의점, 이런 데가 다 끌어올렸는데 이는 재난지원금 효과"라고 분석했다.  이어 "지금 재난지원금 효과가 소진되는 상황에서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다시 증가하고 있다"면서 "조속히 2차 지원금이 일단 지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효과는 지난 7월 1일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설문조사(연령별, 거주지별, 성별 등 총 3만70명 대상)에서도 확인됐다. 신용·체크카드로 충전된 긴급재난지원금 9조6176억원 중 7조9275억원이 사용됐다. 사용 업종은 마트·식료품, 음식점, 병원·약국, 주유, 의류·잡화 순으로 나타나 소상공인들이 큰 혜택을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눈에 띄는 점은 영세한 중소신용카드가맹점(연매출 30억원 이하)에서 사용된 긴급재난지원금은 4조9450억원에 달해 전체 사용액 중 무려 62.4%였다는 것이다. 
  
신용·체크카드로 충전된 긴급재난지원금 9조6176억원 중 7조9275억원 사용 (조사대상 30,070명) /출처 : 행정안전부
▲ 긴급재난지원금 업종별 사용실태 설문조사 신용·체크카드로 충전된 긴급재난지원금 9조6176억원 중 7조9275억원 사용 (조사대상 30,070명) /출처 : 행정안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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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재난지원금 업종별 사용실태 설문조사 / 출처 : 행정안전부
 긴급재난지원금 업종별 사용실태 설문조사 / 출처 : 행정안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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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속하게 지급하고 시한 내 소비 유도한 게 주효

재난지원금이 전 국민을 대상으로 신속하게 지급됐고, 집중적으로 소비된 것도 큰 효과를 거둔 원인이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5월 4일~6월 2일, 30일간 지원 대상 가구의 98.9%인 2152만 가구가 13조5428억원의 재난지원금을 수령했으며, 총예산 14조2448억원 중에서는 94.9%가 지급 완료됐다.

이중 신용 및 체크카드로 지급받은 1460만 가구의 재난지원금은 이미 7월 1일 현재 90% 이상 소진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 달 만에 재난지원금 지급과 수령이 이뤄졌고 그리고 2달 동안 소비가 집중돼 소비심리가 살아났을 뿐 아니라 경기전환의 물꼬를 틀 수 있었다는 뜻이다.

소비자심리, 신용카드 사용액도 재난지원금 지급 이후 호전

같은 맥락에서 한국은행이 지난달 29일 발표한 '2020년 7월 소비자동향조사'에서도 소비 진작 효과가 확인된다. 소비자심리지수(CCSI)가 코로나19 영향으로 지난 4월 크게 떨어졌다가 재난지원금이 지급된 5월에 이어 6월, 7월 3개월 연속 높아진 것이다.
  
올해 소비자동향( 소비자심리지수) 조사 / 출처 : 한국은행 (7월29일 발표)
 올해 소비자동향( 소비자심리지수) 조사 / 출처 : 한국은행 (7월29일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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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효과를 뒷받침하는 통계도 나왔다. 지난 2일 공표된 여신금융협회 산하 여신금융연구소의 '2020년 2분기 카드 승인 실적 분석'에 따르면 2020년 2·4분기 총 카드 승인 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3.9% 늘어난 222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체카드 승인건수도 56억1000건으로 전년 동기대비 1.8% 높아졌다.

2분기 카드 승인 실적의 성장세를 견인한 동력 중 하나는 긴급재난지원금이었다. 5월 전국민을 대상으로 지급된 재난지원금 덕분에 4월 -5.6%를 기록했던 월별 전체카드 승인금액 증가율은 5월에 6.8%로 반전됐다.

편의점 업계 주가도 재난지원금 덕분에 상당폭 회복

증권가에서도 재난지원금의 효과가 바로 나타났다. 재난지원금 사용처가 발표된 다음 GS리테일 주가는 강세를 보였다. 3월 2만5950원까지 내려앉았던 주가는 5월 14일 장중 4만4900원까지 급등했다.. 같은 기간 시가총액은 1조9982억원 이하로 하락했지만, 바로 3조2956억원으로 회복했다. 하지만 이후 내림세를 지속하면서 지난 10일 GS리테일의 주가는 전일 대비 1.62%(550원) 감소한 3만3350원에 머물렀다.

편의점 CU를 운영하고 있는 BGF리테일 역시 1분기 실적 악화를 보이다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처 발표 이후 주가 상승세를 보였다. 올해 1월 장중 17만5500원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3월 10만5500원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재난지원금 수혜 기대감이 커지면서 5월 29일 16만7000원까지 회복했다. 이후 내림세를 이어가면서 지난 4일 12만500원으로 장을 마감했고, 이후 소폭 반등을 보이면서 지난 10일 전일 대비 2.32%(3000원) 오른 13만2500원으로 마쳤다.

전세계 경기 폭락으로 수출 부진 불가피... 내수로 경제성장 견인해야

이처럼 한국경제는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이후 소비심리 및 기업심리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비중이 큰 수출의 부진세는 상당 기간 불가피하다. 전세계가 큰 폭으로 마이너스 경제성장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중 무역 갈등은 심화하고 있고, 선진국을 포함해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 사태가 확산 일로를 치닫고 있어서 하반기 'V자형' 경기 반등이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 전망이다.

결국 내수 진작으로 소비 경기를 떠받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2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것 이외에 대안이 없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우선 정치권 일부와 지자체·소상공인 단체를 중심으로 2차 긴급재난지원금이 절실하다는 주장이 솔솔 나오고 있다. 긴급재난지원금 추가 지급이야말로 소비를 살리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점을 근거로 내세운다.

정치권, 물론 여당에서도 군불을 땠다.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2차 재난지원금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어 2차 재난지원금 지급의 필요성을 부각했다. 앞서 김두관 의원은 지난달 27일 페이스북에 "코로나19가 진정될 기미가 없는 상태에서 소비가 GDP를 받쳐주지 않으면 성장률에 큰 문제가 생기게 된다. 민간소비가 GDP 성장률의 추가 하락을 막는 버팀목이 될 수 있도록 2차 재난지원금 편성에 착수해야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아직 일부지만 지자체들이 지자체 차원에서 추가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는 사례도 있다. 전북 완주군은 지난달 15일부터 모든 군민에게 1인당 10만원씩 재난지원금을 추가로 지급했다. 아울러 야당의 거점 도시 대구시도 2차 긴급생계자금을 모든 시민에게 추석 전까지 10만원씩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도 역시 추석 전까지 모든 도민 대상으로 1인당 10만원씩 2차 재난 긴급생활지원금 지급을 공식화했고, 오는 24일부터 신청을 받는다고 11일 발표했다.

지난 4일 전국 최초로 2차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한 박성일 완주군수는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코로나19의 팬데믹 선언, 경제 위기 등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는 상황에서 주민 생계부담 완화와 지역경제 활력 회복 차원에서 2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게 된 것"이라면서 "제2차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한 결과 소상공인들의 매출 증대 효과와 함께 지자체가 주민들의 어려움을 함께하고 있다는 정서적·심리적 효과도 컸다"고 밝힌 바 있다.

우리나라 내수 경기를 누구보다도 더 민감하게 느끼고 있는 소상공인연합회 류필선 홍보부장도 "긴급재난지원금으로 소상공인들의 매출이 늘고 활기를 얻었다. 그러나 이것이 소진되자 다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많은 소상공인들이 2차 긴급재난지원금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정민구(전 세계일보 경제부 기자), 원인성(전 한국일보 런던특파원) 시민기자가 함께 작성했습니다.
 


태그:#긴급재난지원금, #경기부양효과 , #코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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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1997 : 한국일보 사회부/편집부 기자, 런던특파원, 뉴미디어 총괄팀장 소비자주주협동조합 http://cresume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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