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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일 10회 부산 반핵영화제를 준비하고 있는 전진성(부산교대 사회교육과 교수) 조직위원장을 <오마이뉴스>가 만났다.
 4일 10회 부산 반핵영화제를 준비하고 있는 전진성(부산교대 사회교육과 교수) 조직위원장을 <오마이뉴스>가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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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근에 10여 기의 원자력발전소가 자리잡아 세계 최대의 원전 밀집도를 보이는 부산. 고리원전 반경 30㎞ 내에 거주하는 인구만 수백만 명에 달한다. 이런 도시에 '핵 문제'를 다루는 전국 유일의 영화제가 있다.

오는 21일부터 23일까지 부산영화체험박물관 다목적영상홀에서 10회 반핵영화제가 열린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그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영화제를 시작한 지 10년. 올해는 '변화의 10년, 책임의 10만 년'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관객을 만난다.

반핵영화제는 원폭 피해자 문제를 공론화한 김형률씨의 이야기를 다룬 1회를 시작으로 후쿠시마와 체르노빌 핵사고와의 비교(2회), 밀양 765kV 송전탑과 고리원전(3회), 해수 담수화와 주민운동(5회), 대통령의 탈핵 약속과 비판적 조명(6회), 탈핵시대의 가능성(8회), 지구의 미래를 결정할 핵폐기물의 현주소(9회) 등 핵과 관련한 이슈를 영화로 재조명해왔다. 

전진성(부산교대 사회교육과 교수) 조직위원장은 10년째 반핵영화제를 이끌어온 주역이다. 그는 인터뷰를 위해 찾아온 기자에게 "처음엔 영화제라고 할 수 없을 정도였지만, 벌써 10년이 흘렀다"며 "지속해서 반핵을 다뤄 온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소회를 밝혔다.

여러 환경단체와 마찬가지로 전 위원장 또한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의 탈핵 선언을 보며 기대감을 가졌다. 그러나 최근 고준위 핵폐기물 논란을 보며 그는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거대한 '찬핵' 세력의 반발이 있다고 해도, 이를 무릅쓰고 문재인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래서 준비한 올해 반핵영화제의 개막작은 <비욘드 더 웨이브>(2018, 벨기에). 탈핵과 아베 퇴진을 주장해온 일본의 진보적 정치인 이야기가 담긴 다큐멘터리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처음 상영하는 <캐스트를 멈춰라>(2007, 독일)도 강력히 추천했다. 독일 고어레벤에서 벌어진 주민들의 핵폐기물 운송 저지 운동을 다룬 다큐멘터리이지만, 우리의 현재와 관련이 있다.

영화제 기간엔 탈핵운동 현장의 사람들을 만나는 자리도 마련된다. 개막작이 상영되는 첫날 마지막에는 '반핵운동과 영화'를 주제로 토크쇼를 진행한다. 김현우 <탈핵신문> 운영위원장과 영화 <월성> 남태제 감독, <밀양아리랑>의 박배일 감독이 참여한다.

마지막 날엔 폐막작에 이어 '핵과 맞선 사람들'이라는 코너가 관객을 만난다. 이 자리엔 밀양 765kV송전탑, 월성원전, 기장해수담수화 지역의 반대 주민과 한국 원폭 2세가 한자리에 모여 저마다 경험담을 전한다.

이번 영화제에는 모두 12편의 영화가 소개된다. 관람료는 받지 않는다. 1회부터 무료 상영을 고수해온 반핵영화제는 올해도 그 기조를 이어간다. 

지난 4일 전진성 위원장을 만나 영화제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물었다. 다음은 전 위원장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내용.

"핵 문제 해결될 때까지 계속"
 
 10년째 부산 반핵영화제를 이끄는 전진성(부산교대 사회교육과 교수) 조직위원장을 4일 오후 <오마이뉴스>가 만났다. 전 위원장이 영화제를 함께 준비하고 있는 강언주 부산에너지정의행동 활동가와 '탈핵'이라는 글을 들고 있다.
 10년째 부산 반핵영화제를 이끄는 전진성(부산교대 사회교육과 교수) 조직위원장을 4일 오후 <오마이뉴스>가 만났다. 전 위원장이 영화제를 함께 준비하고 있는 강언주 부산에너지정의행동 활동가와 "탈핵"이라는 글을 들고 있다.
ⓒ 김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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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핵영화제가 10년째를 맞았다. 소회는?
"처음에 이 영화제 만들 때 10회까지 할 생각을 하고 만든 건 아니다. 2011년에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나자 이 문제를 더 공론화할 수 있는 행사를 찾다 보니 나온 게 영화제였다. 이전부터 원폭 피해자 문제에 관심을 두고 있었고, 핵무기와 핵발전소 문제를 엮어서 반핵을 주제로 한 영화제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의견을 모아낸 결과다. 영화를 캠페인으로 해서 (핵 문제를) 알리자는 차원이었다. 그러다 누군가 제1회 반핵영화제라고 이름을 붙여줬다. 그때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왔다.

처음엔 반핵에 목적이 있었다. 그리고 지금도 영화제로선 볼품이 없을 수 있다. 그러나 지속해서 반핵이라는 이슈를 다룬 건 의미가 크다. 언제까지 하자는 것은 없지만, 그렇다고 아직도 (핵 관련) 문제가 해결된 것도 없다. 그전까지는 계속..."

- 일본 히로시마 원폭 피해자 2세인 고 김형률씨와 인연이 있다고 들었다.
"부산에 있는 외국인노동자를 위한 인권모임(현재는 사단법인 '이주민과 함께')에서 2003년 반전평화를 위한 아시아평화인권연대라는 부설기구가 만들어졌다. 그때 원폭 이야기를 하는 청년이 찾아왔다. 처음과 두 번째 만남이 느낌이 달랐다. 병약해 보이던 그는 그야말로 (원폭 관련해선) 최고의 활동가였다. 자료 복사를 산더미처럼 해서 읽고 도와달라고 했다. 그런데 생전엔 별로 도움을 주지 못했다. 2005년 국회 토론회 참여 요청도 여러 이유로 못 갔다. 그는 마지막 힘을 다해 싸우는데 그게 되게 미안했다.

김형률씨는 자신의 문제를 개인을 넘어 역사적이고 정치적으로 또 보편적 인권으로 확장했다. 전태일 열사와 비슷하다고 본다. 반핵영화제 첫 시작도 그의 유지를 잇는 행동이라고 생각했다. 생전 김형률씨가 핵발전소를 이야기한 적은 없다. 그땐 이슈가 아니었으니까. 핵을 생명과 인권의 문제로 본 그가 지금도 살아있다면 탈핵운동에 나섰을 것이다."

- 반핵영화제와 부산 탈핵운동의 관련성은?
"탈핵운동은 사실상 핵발전소에 집중돼 있다. 그러나 반핵영화제는 핵무기와 평화, 인권 등 좀 더 확장된 주제를 다룬다. 영화제는 탈핵운동을 더 확장하는 의미를 가진다."

- '탈핵 시대 선언' 등 문재인 정부 들어서 기대감이 컸을 텐데 최근 고준위 핵폐기물 재공론화 등을 보면 할말이 있을 것 같다.
"원론적으로 비판을 받아야 한다. (정부는) 탈핵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 물론 어려운 부분도 인정한다. 탈핵 세력의 지지만으로는 힘들다. (찬핵 세력) 상대의 힘이 세기 때문에 전면적으로 개혁하기는 쉽지 않다.

사실 유럽에서도 독일이 예외일 뿐, 다른 나라들은 아직 탈핵이 아니다. 독일의 탈핵 또한 완전 탈핵인지 따져볼 여지가 있다. 그렇다고 해도 (탈핵을 목표로 했다면) 문재인 정부가 전향적으로 탈핵 단체의 주장을 수용한다거나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재검토위에 맡겨버리고 손 놓는 식은 안 된다. 아쉽다."

- 올해 영화제의 슬로건은 뭔가?
"변화의 10년. 책임의 10만 년이다. 10주년에 착안해 라임도 맞췄다. 내용상으로도 10년간의 변화를 돌아보는 것에 의미를 두고, 앞으로 (핵폐기물) 후손을 위해 10만 년을 책임지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변화의 10년, 책임의 10만 년" 
 
 아베 총리 퇴진 등을 주장하는 일본의 야마모토 타로 의원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비욘드 더  웨이브 Beyond the Waves>의 한 장면.
 아베 총리 퇴진 등을 주장하는 일본의 야마모토 타로 의원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비욘드 더 웨이브 Beyond the Waves>의 한 장면.
ⓒ 비욘드 더 웨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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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폐막작을 소개해달라.
"<비욘드 더 웨이브>라는 다큐멘터리 영화다. 일본의 유명 배우 출신인 야마모토 타로의 이야기를 다뤘다. 정치인으로 변신해서 굉장히 개혁적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데, 후쿠시마 핵발전소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반대 행보를 보인다. 일본 사회의 모습을 반추해보고, 우리의 정치인들에게도 교훈을 주지 않을까? 그런 의미로 개막작으로 선정했다.

개막작은 10년이 지났지만, 계속되는 후쿠시마 문제를 다루고 있다. 폐막작은 <리틀보이12725>(2018, 한국)인데 김형률씨의 이야기다. 두 영화는 반핵영화제의 정체성을 잘 드러낸다. 개막작은 미래를 향해 폐막작은 과거를 돌아보는 측면이 있다."

- 영화제 중 꼭 봐야 할 한 편을 추천한다면?
"독일 작품인데 <캐스터를 멈춰라>라는 작품이다. 독일 고어레벤에서 벌어진 핵폐기물 운송 반대 투쟁을 담은 다큐인데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있다. 독일도 경제부흥 과정에서 군사적 이용은 반대해도 핵의 평화적 이용은 찬성했다. 핵은 경제발전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당시 투쟁으로 핵발전소 건설이 처음으로 논란이 됐고, 지역 주민은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독일 민주주의 발전에 큰 영향을 끼쳤다. 우리 한국에는 처음으로 소개하는 영화다."

-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는데 관객 참여에 어려움은 없나?
"계속 토론해야 할 과제다. 어떻게 참여를 끌어낼 것인가 고민이 많다. 탈핵운동은 에너지 전환과도 관련 있지만, 풀뿌리 민주주의 그러니까 이른바 신사회 운동과도 연관이 있다. 거대한 정치적 이슈와 달리 실제적인 삶에서 지역 주민이 생활에 영향을 주는 문제를 해결해 나가려 한다."

- 처음부터 무료 상영을 고수하고 있다.
"분담금은 단체별로 모은다. 입장료 유·무료는 차이가 크지 않다. 우린 엉성하다(웃음). 영화적 전문성도 크게 없다(또 웃음). 돈도 받지 않는다. 자발적으로 시간을 쪼개서 한다. 무료가 당연하다."

- 전국에 다른 반핵영화제가 있나?
"없다. 2011, 2012년도 울산 반핵영화제가 있었지만, 그 이후로는 없다. 현재 유일무이하다. 전 세계적으로는 호주에서 시작한 국제 우라늄영화제가 있다. 벌써 11회째다. 나라를 돌면서 한다. 욕심이 있다면 우라늄영화제와 접촉해 함께 영화제를 개최해보는 것이다."

- 영화제를 기다리는 관객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10년간 다양한 분들의 참여로 내용을 풍부하게 해주셨다. 이번 영화제는 그간 10년을 되돌아보며 앞으로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 고민하는 시간이길 바란다. 그 이전까지는 탈핵을 위한 대시민 캠페인의 의미가 컸다면 이번은 그런 측면을 넘어 우리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도록 준비하겠다. 10주년을 계기로 앞으로 활로를 새롭게 모색하겠다. 많은 관객이 우리의 대열에 동참하면 좋겠다."  
 
 오는 8월 21일과 23일 사이에 열리는 10회 부산 반핵영화제. ‘변화의 10년, 책임의 10만 년’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오는 8월 21일과 23일 사이에 열리는 10회 부산 반핵영화제. ‘변화의 10년, 책임의 10만 년’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 김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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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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