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 ⓒ 연합뉴스

 
류현진이 시즌 두 번째 등판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하며 조기 강판됐다.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류현진은 31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워싱턴D.C.의 내셔널스 파크에서 열린 2020 메이저리그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홈경기에서 4.1이닝 9피안타(1피홈런) 1볼넷 5탈삼진 5실점으로 부진했다. 2경기 연속 5이닝을 버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온 류현진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5.79에서 8.00으로 치솟았고 경기는 워싱턴이 6-4로 승리하며 류현진은 시즌 첫 패배를 당했다.

포수에게 허용한 2타점 장타와 9번타자에게 맞은 투런 홈런

프로야구는 선발 투수가 5이닝을 넘겨야 승리투수 요건이 주어지기 때문에 감독들은 팀이 앞서 있는 상황에서 선발 투수가 5이닝을 채우길 기다려 주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포스트시즌 같은 단기전, 그리고 올해 같은 단축시즌에서는 1승의 가치가 매우 높기 때문에 선발 투수를 일찍 교체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토론토의 개막전 선발 투수로 낙점된 류현진이 승리 투수 요건에 아웃카운트 한 개를 남겨두고 마운드를 내려온 이유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로 이적한 류현진은 올해 시즌이 단축되면서 두 번째 등판 만에 워싱턴과의 인터리그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토론토는 개막전에 출전하지 못했던 루어데스 구리엘을 바롯해 주력 선수 대부분이 선발 출전했고 워싱턴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후안 소토가 출전하지 못했다. 그리고 올 시즌에 한해 내셔널리그에도 지명타자 제도가 도입되면서 조쉬 해리슨이 6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작년 10월 7일 내셔널리그 디비전 시리즈 3차전(5이닝2실점 승리) 이후 9개월 만에 내셔널스 파크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1회부터 안정된 투구로 워싱턴 타자들을 막아냈다. 류현진은 선두타자 트레이 터너를 우익수 플라이, 애덤 이튼을 삼진으로 잡아냈지만 2사 후 스탈린 카스트로와 12구까지 가는 접전 끝에 좌전 안타를 허용했다. 하지만 류현진은 4번타자 아스드루발 카브레라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부담스런 1회를 무실점으로 막았다.

토론토가 1회말 공격에서 구리엘의 적시타로 한 점을 선취한 가운데 1회 투구수(25개)가 많았던 류현진은 2회 커트 스즈키를 직선타, 해리슨을 삼구삼진으로 잡은 후 카터 키붐에게 볼넷, 빅토르 로블레스에게 안타를 허용하며 2사 2,3루의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실점 위기에서 9번 마이클 테일러를 삼진으로 처리하며 첫 실점 위기를 무사히 넘겼다. 하지만 류현진은 3회부터 워싱턴 타자들의 노림수에 걸려 들기 시작했다.

류현진은 3회 1사 후 이튼과 카스트로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다시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냈다. 류현진은 카브레라를 우익수 플라이로 잡으며 한숨을 돌렸지만 2사 후 스즈키에게 우중간을 가르는 2타점 역전 적시타를 허용하고 말았다. 류현진은 4회에도 1사1루에서 테일러에게 투런 홈런을 허용하며 실점이 4점으로 늘었다. 워싱턴 타자이 철저히 체인지업을 노리고 들어오고 있음에도 류현진은 좀처럼 다른 공을 던지지 못했다. 

구속 올라오지 않으면 부진 장기화 가능성↑

토론토는 4회말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의 홈런으로 한 점을 추격했고 4회까지 79개의 공을 던진 류현진은 5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류현진은 카스트로와 카브레라에게 연속 2루타를 맞고 한 점을 더 내줬고 스즈키를 삼진으로 잡은 후 마운드를 토마스 해치에게 넘겼다. 류현진은 이날 카스트로에게만 세 타석에서 3안타를 허용했다. 그나마 해치가 후속타자들을 범타로 처리하면서 류현진의 추가 실점은 늘어나지 않았다.

류현진은 LA 다저스 시절 포심패스트볼과 컷패스트볼, 체인지업, 커브를 각각 다른 속도와 방향으로 던지며 상대 타자를 혼란에 빠트리던 투수였다. 하지만 토론토 이적 후 2경기에서는 빠른 공은 밋밋하고 컷패스트볼은 날카로운 제구가 되지 않으면서 체인지업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아졌고 이는 상대 타자들의 노림수에 번번이 걸려 들었다. 실제로 류현진이 이날 기록한 피안타 9개 중 5개가 체인지업을 던지다 맞은 것이었다. 

류현진은 이날 빠른 공의 최고 구속이 91마일(시속 146km)에 그쳤는데 이 정도의 구속으로는 빅리그 타자들에게 위협이 될 수 없다. 이날도 류현진은 빠른 공의 비율이 13%에 불과했을 정도로 패스트볼에 전혀 자신감을 보이지 못했다. 평소 7월경이면 92~93마일의 공을 던지던 류현진이 시즌 개막이 석 달 이상 늦어지면서 컨디션 관리에 어려움을 겪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이는 모두가 같은 조건이기에 핑계가 될 수 없다.

토론토는 필리델피아 필리스의 홈구장 시티즌스뱅크파크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워싱턴과의 4연전이 끝난 후 4일의 휴식일을 갖게 됐다. 류현진이 이로 인해 추가적으로 얼마나 휴식일을 더 갖게 될 지는 알 수 없지만 류현진은 뜻하지 않은 변수로 얻게 된 이번 휴식을 통해 첫 두 경기에서 나온 약점들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 토론토는 평균자책점 8.00의 에이스를 얻기 위해 8000만 달러의 거액을 투자한 게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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