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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남대 인권센터에 A과장으로부터 성추행 피해를 입었다고 신고했다가 되레 허위신고를 했다는 이유로 해고된 전남대 산학협력단 B직원.
 전남대 인권센터에 A과장으로부터 성추행 피해를 입었다고 신고했다가 되레 허위신고를 했다는 이유로 해고된 전남대 산학협력단 B직원.
ⓒ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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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신고 교직원 해고 사건'의 중심에는 전남대 인권센터가 있었다. 과거에도 종종 논란이 터져 나왔던 탓에, 인권센터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첫 보도 : 성추행 피해자 해고하고, 증언한 직원 채용 취소한 국립대)

지난 1월 14일 인권센터는 전남대 산학협력단 A과장(남)이 가해자로 지목된 성추행 신고를 B직원(피해자, 여)으로부터 접수했다. 1월 22일 조사위원회를 개최한 인권센터는 1월 30일 B직원에게 '허위 사실을 신고했다고 판단해 징계를 요청할 것'이라고 통보했다. 성추행 피해자에서 허위신고 가해자가 돼버린 B직원은 결국 해고됐다.
 
▲ 성추행 신고한 직원, 되레 해고한 국립대
ⓒ 홍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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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센터 내 성희롱·성폭력방지대책위원회는 "CCTV 검토 결과 성추행 행위가 발생하지 않았고 신고인(B직원)이 무고하였음을 확인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정작 조사 과정에선 원본 CCTV 영상조차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권센터가 검토한 영상은 A과장이 제출한 4배속 CCTV 영상이었다. 그 4배속 영상조차 A과장의 휴대폰으로 찍은 것이었다. 이 사실을 안 B직원은 직접 노래방을 찾아 1배속 CCTV 영상의 원본을 확보해 산학협력단 징계위원회와 인권센터에 제출했다.

인권센터는 영상 원본 등을 토대로 재조사를 진행했지만 1차 조사와 같은 결론을 내렸다. 다만 조사 내용의 뉘앙스가 약간 달라졌다. 1차 조사에선 "신고인이 성추행 당했다 주장하는 어떠한 장면도 발견하지 못했다"라고 했지만, 재조사에선 "어깨를 누르는 행위가 발생해 신고인이 불쾌감을 느꼈을 수 있지만 (중략) 성적 언동으로 보기는 어렵다" 등의 의견이 더해졌다.
 
 전남대 인권센터에 신고된 산학협력단 성추행 사건의 1차 조사 결과 내용. "신고인이 성추행 당했다 주장하는 어떠한 장면도 발견하지 못했다"라고 적혀 있다. 1차 조사는 가해자로 지목된 A과장이 제출한 '4배속 CCTV 영상의 휴대폰 촬영 버전'을 토대로 진행됐다.
 전남대 인권센터에 신고된 산학협력단 성추행 사건의 1차 조사 결과 내용. "신고인이 성추행 당했다 주장하는 어떠한 장면도 발견하지 못했다"라고 적혀 있다. 1차 조사는 가해자로 지목된 A과장이 제출한 "4배속 CCTV 영상의 휴대폰 촬영 버전"을 토대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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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남대 인권센터에 신고된 산학협력단 성추행 사건의 재조사 결과 내용.  '4배속 CCTV 영상의 휴대폰 촬영 버전'으로 조사가 진행된 1차 조사에선 "신고인이 성추행 당했다 주장하는 어떠한 장면도 발견하지 못했다"는 결과가 나온 반면, 피해자가 제출한 원본 영상을 토대로 진행된 재조사 결과는 "어깨를 누르는 행위가 발생하 불쾌감을 느꼈을 수 있겠으나 성적 언동으로 보기 어렵다"는 등 뉘앙스가 약간 달라졌다.
 전남대 인권센터에 신고된 산학협력단 성추행 사건의 재조사 결과 내용. "4배속 CCTV 영상의 휴대폰 촬영 버전"으로 조사가 진행된 1차 조사에선 "신고인이 성추행 당했다 주장하는 어떠한 장면도 발견하지 못했다"는 결과가 나온 반면, 피해자가 제출한 원본 영상을 토대로 진행된 재조사 결과는 "어깨를 누르는 행위가 발생하 불쾌감을 느꼈을 수 있겠으나 성적 언동으로 보기 어렵다"는 등 뉘앙스가 약간 달라졌다.
ⓒ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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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직원 입장에선 1차 조사 결과를 뒤집는 데 부담을 느낀 인권센터가 재조사에서 영상 원본을 충분히 검토했는지 의심할 수 있는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영상 원본이 실체적 진실 확인보다 B직원 진술의 오류를 발견하는 데에만 사용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B직원 법률대리인인 김수지 변호사(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광주·전남지부)는 "(인권센터가) 가해자 진술에 신빙성이 있는지, CCTV 영상에 어떤 내용이 담겨 있는지, 어떤 부분에서 피해자가 성적 수치심을 느꼈는지를 판단해야 하는데, 피해자 진술이 영상과 어떻게 다른지에만 집중하다보니 이러한 결과가 나온 것 같다"라고 지적했다.

전남대 대외협력과는 "인권센터는 민간업자인 노래방 주인에게 특정물을 요구할 수 없다"라며 "신고인이 영상 원본을 제출함에 따라 이를 면밀히 검토하는 등 재조사를 진행했다"라고 밝혔다.

사실상 1명인 실무 직원, 센터장은 학내 직책만 6개
 
 2016년 개소한 전남대 인권센터 홈페이지.
 2016년 개소한 전남대 인권센터 홈페이지.
ⓒ 전남대 인권센터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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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를 들여다보면 인권센터가 형식적인 기구에 그치고 있진 않는지, 대학으로부터 독립성이 보장돼 있는지 등 비판이 나올 수 있는 지점이 여럿 있다. 현재 인권센터에 소속돼 업무를 담당하는 교직원은 센터장(교수) 1인과 팀장(직원) 1인뿐이다. 사실상 실무는 팀장 1인이 맡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뿐만 아니라 현 인권센터장은 교수, 인권센터장을 비롯해 전남대에서만 6개 직책을 맡고 있다. 전남대 대외협력과는 "센터장이 맡고 있는 다른 직책들은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지 않는 업무"라고 설명했다.

인권센터엔 크게 3개 위원회가 존재하는데 모두 전남대 내부인, 특히 대부분 교수로 구성돼 있다. 운영위원회(센터장이 위원장)는 주로 인권센터 운영과 관련된 사항을 심의·의결하고, 성희롱·성폭력방지대책위원회와 인권침해심의위원회는 주로 인권센터에 접수된 사건과 관련된 사항을 심의한다. 이번 사건의 경우 성희롱·성폭력방지대책위원회가 맡았다. 

3개 위원회의 위원은 센터장의 추천 혹은 제청을 통해 총장이 임명하는데, 그 명단이 외부에 공개되진 않는다. 학교 전체 구성원을 상대로 진행되는 교육 외에 이들을 상대로 한 별도의 인권 및 성인지 감수성 교육도 없는 상황이다.

박고형준 학벌없는사회를위한광주시민모임 상임활동가는 "국가인권위원회나 시도별 인권옴부즈맨의 경우 위원 명단과 일부 결정문을 공개하는데 전남대 인권센터는 지나치게 비공개의 성격을 띠고 있다"면서 "특히 사건의 조사·심의를 맡는 위원회에는 외부위원을 둘 필요가 있다. (외부위원이 없는 전남대 인권센터는) 독립성 보장 측면에서 신뢰하기 어려운 지점"이라고 지적했다.

김수지 변호사는 "인권센터 직원 및 위원들이 전 대학 구성원이 받는 교육 외에 어떤 교육도 받지 않고 있다는 점은 문제"라며 "(이번 사건에서) 인권센터는 영상을 면밀히 살피는 대신 피해자의 진술이 영상과 어떻게 다른지에만 초점을 맞추는 등 조사 과정에서 피해자를 배려하지 않았다. 앞으로 많은 피해자가 신고를 주저할 것이고 이는 대학이 퇴보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남대 대외협력과는 "인권센터 운영위원을 포함한 대학 구성원 모두에게 성희롱·성폭력 예방교육을 시행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 "성희롱·성폭력방지대책위원회의 고충심의위원들은 매 사건 회의에 앞서 관련자료, 사건처리 매뉴얼을 반복해 숙지한다"라며 "또 개인정보보호, 피해자 심리상태, 성인지 감수성, 2차 가해 오인 질문 등을 검토하며, 질문사항은 변호사와 학내 리걸클리닉을 통해 교차 검증한다"라고 덧붙였다.
 
 광주 북구의 한 노래방 CCTV에 담긴 2019년 12월 26일 전남대학교 산학협력단 송년회 모습. 오후 10시 43분 B직원의 손을 잡아끌어 앞으로 나온 A과장이 C직원이 말리자 B·C직원을 상대로 어깨동무를 하고 있다.
 광주 북구의 한 노래방 CCTV에 담긴 2019년 12월 26일 전남대학교 산학협력단 송년회 모습. 오후 10시 43분 B직원의 손을 잡아끌어 앞으로 나온 A과장이 C직원이 말리자 B·C직원을 상대로 어깨동무를 하고 있다.
ⓒ 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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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 북구의 한 노래방 CCTV에 담긴 2019년 12월 26일 전남대학교 산학협력단 송년회 모습. 오후 11시 13분 노래방 복도에서 울고 있는 B직원을 C직원 등이 위로하고 있고, 방에서 나온 A과장이 이를 지켜보고 있다.
 광주 북구의 한 노래방 CCTV에 담긴 2019년 12월 26일 전남대학교 산학협력단 송년회 모습. 오후 11시 13분 노래방 복도에서 울고 있는 B직원을 C직원 등이 위로하고 있고, 방에서 나온 A과장이 이를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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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인 간담회 및 성소수자 혐오 방지 진정 '기각'

전남대 인권센터는 과거에도 몇 차례 비판을 받은 바 있다. 광주 지역 시민단체 연대모임인 광주인권회의는 지난 2019년 11월 재한홍콩시민 간담회를 전남대에서 열고자 했다. 하지만 전남대는 강의실 대관을 요청한 곳이 학내 공식 학회나 학과가 아니고, 중국인들과의 물리적 충돌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장소를 대관해주지 않았다. 그 과정에서 광주에 있는 중국총영사관의 입김이 작용했단 의혹도 불거졌다.

이에 광주인권회의는 ▲ 공식 학회나 학과만 대관을 허용하는 것은 평등권 침해이고 ▲ 불투명한 대관 절차로 인해 차별을 받았으며 ▲ 불분명한 대관 거절 기준으로 인해 집회의 자유가 침해됐다면서 인권센터에 진정을 냈다.

하지만 인권센터는 ▲ 강의실 대관 절차 관련 진정은 행정 절차와 관련된 사안이고 ▲ 대학 교내 시설물은 교육과 연구를 위한 공간이지 집회를 위한 공간이 아니며 ▲ 대학 내 학생들의 집회 및 표현의 자유는 보장되고 있다면서 광주인권회의의 진정을 기각했다. 광주인권회의는 장소를 옮겨 광주YMCA에서 행사를 진행했다.

황법량 광주인권회의 간사는 "인권센터라는 기구에 우리가 기대했던 건 인권에 대한 원칙적인 목소리를 내주는 것이었다. 대학이란 공간에서, 특히 전남대라고 하는 상징성이 있는 공간의 인권기구에서 표현의 자유와 관련해 보다 미래지향적인 결정이 나올 것으로 기대했다"라며 "하지만 진정에 대한 인권센터의 답변이 학교 대변인의 입장문과 다를 바 없었다는 점에서 문제의식을 느꼈다"라고 떠올렸다.

2018년 6월엔 11개 인권단체로 구성된 광주혐오문화대응네트워크가 "전남대 종교문화연구소의 학술세미나에서 성소수자 혐오 발언이 쏟아졌다"며 인권센터에 진정을 넣었다. 하지만 인권센터는 이 역시 기각하며 "대학 내 연구소가 개최한 학술 세미나에서 개인 연구자가 발표한 주장이 타인에게 직접적인 위해를 끼치지 않는 한 대학 당국에서 옳고 그름을 판단할 책무나 권리가 없다"라고 밝혔다.

당시 광주혐오문화대응네트워크는 성명을 통해 "학술세미나에서 발표된 '성평등 및 양성평등의 개념과 차별의 사회적 중요성'이라는 발표가 과연 타인에게 직접적인 위해를 끼치지 않았다고 판단할 수 있는가"라며 "인권센터가 소위 중립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사회적 약자에게 퍼부어진 혐오 표현에 대해 중립을 고수하는 것은 강자의 편을 들어주는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직접적인 위해는 단순히 사람에게 물리적 폭력을 저지르는 것에 그치지 않으며 언어적으로 차별을 조장하는 것을 포함한다"라며 "사회적 차별을 용인하라는 선동을 전남대 이름으로 주장했다는 것은 인권도시 광주의 수치이자 부끄러움이다. 전남대와 인권센터는 공식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을 내놔야 할 것이다"라고 요구했다.

황법량 간사는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 '우리는 인권친화 대학'이라고 말하는 면피용 인권센터가 되어선 안된다"면서 "인권센터를 만드는 것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독립성·전문성을 확보하고 관련 예산도 늘려 내실 있게 운영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전남대 "피해자 보호에 최선 다하고 있다"
 
 광주 북구에 위치한 전남대.
 광주 북구에 위치한 전남대.
ⓒ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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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9년 전남대 법학전문대학원에서 성추행 의혹 사건이 불거졌을 때도 전국대학원생노동조합지부는 "인권센터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라는 성명을 낸 바 있다.

이 사건의 경우 2019년 10월 검찰의 불기소 처분이 내려졌지만, 고소인이 여전히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는 사안이다. 검찰은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피의자를 재판에 넘기지 않으면서도 ▲ 피해자는 경찰, 검찰 조사에서 대체적으로 일관되게 피해 사실을 진술한 바 있고 ▲ 피해자가 사건 발생 직후 피해 사실을 학교 친구들이나 교수들에게 알린 사실이 있으며 ▲ 피의자가 일부 진술을 번복하거나 모순되는 진술을 한 사실이 있다는 의견을 남겼다.

물론 검찰은 ▲ 피해자가 추행을 당했다고 착각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 피의자의 고의를 단정할 수 없으며 ▲ 피의자가 술에 만취해 제대로 기억하지 못한 상황에서 결백을 증명하다 진술 번복 또는 모순이 발생할 여지가 있고 ▲ 피의자가 추행한 적이 없다는 부인 주장은 일관되게 하고 있다는 의견에 더 힘을 실어 불기소 처분을 결정했다.

전국대학원생노동조합지부의 지적은 이전 과정에서 인권센터의 대응에 관한 것이었다. 이들은 2019년 5월 성명을 통해 "인권센터는 절차와 규정에 대해 성급하게 정보를 전달해 피해자가 인권센터에 신고를 하는 동시에 형사 고소장을 접수하도록 안내했다"면서 "또한 '(상대가) 전관 변호사를 선임했다', '변호사 비용에 돈을 많이 썼다'는 상황을 계속 전달해 피해자를 압박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인권센터는) 2019년 4월 1일 가해자 징계를 요청할 것이란 결정을 내렸으나 '곧 징계가 이행될 것'이라고 피해자를 기만한 채 규정에 없는 '피해자와 가해자가 합의할 수 있는 기간'을 설정해 징계 요청 절차를 지연시켰다. 이를 피해자에게 알리지도 않았다"면서 "결국 학교는 아무런 징계를 내리지 않아 피해자는 가해자를 일상에서 계속 마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라고 강조했다.

또 "피해자 보호 조치를 요구한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들이 비난과 모함을 당해 인권센터에 진정서를 제출했지만 오히려 인권센터는 그 교수들이 법학전문대학원 공동체를 해쳤다며 이에 대한 공개사과를 요구했다"면서 "교수가 항의하자 인권센터는 사무처리상 착오가 있었다며 공개사과 부분이 삭제된 수정된 의결서를 보내왔다"라고 덧붙였다.

전남대 대외협력과는 "인권센터는 규정과 절차에 따라 피해자 보호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성희롱·성폭력 사안에 대해서는 중립적 입장에서 무관용 원칙으로 조사·심의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모든 사건의 접수에서부터 결과에 이르기까지 피해자 보호 등 비밀 유지를 원칙으로 하고 있고, 이번 (산학협력단) 사건 역시 신고인·피신고인 분리 등 적극적 보호조치를 취했다"면서 "인권센터는 전남대 인권보호 기관으로서 앞으로도 피해자 보호와 권익구제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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