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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은 '공업도시' 이미지가 강하다. 하지만 이같은 이미지와 전혀 다른, '아름다운 울산 12경'으로 선정된 숲속의 힐링 명소가 있다. 울주 대곡천의 수려한 경관과 국보로 지정된 선사시대 바위그림, 그리고 우리 선조들의 슬기로운 지혜까지 볼 수 있는 곳이다. 한마디로 3박자를 골고루 갖춘 여행지를 소개한다.
  
고래를 형상화하여 건축한 울산암각화박물관 모습
 고래를 형상화하여 건축한 울산암각화박물관 모습
ⓒ 한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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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국보 제285호)

울산암각화박물관은 이빨 고래로 알려진 거대한 향유고래 모습을 형상화하여 건축되었으며, 울산하면 고래가 떠오르는 도시의 이미지를 살렸다. 반구대 암각화와 천전리 각석, 그리고 공룡발자국 화석이 있는 현장을 방문하기 앞서 울산암각화박물관은 가는 건 '필수 코스'다. 지난 11일 이곳을 찾았다.

박물관 전시실에는 반구대 암각화, 천전리 각석 실물 크기 복제 모형과 암각화에 새겨진 동물 모형, 대곡천 암석표본 등 중요한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다. 반구대 암각화는 천전리 각석과 다르게 현장에 가도 거리가 멀어 암벽에 새겨진 바위그림을 볼 수가 없다. 때문에 복제모형을 보는 게 큰 도움이 된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기원하고 있는 국보 제285호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 모습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기원하고 있는 국보 제285호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 모습
ⓒ 한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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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구대 암각화는 1971년 12월 울주지역 불교유적 조사를 실시하고 있던 동국대 박물관 조사단이 지역 주민의 도움을 받아 사연댐 상류지역의 바위면을 조사하다가 발견했다. 반구대 암각화의 존재는 지역 주민들에 의해 오래 전부터 전해졌으나, 이것이 선사시대 유적인지 몰라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다.

반구대 암각화는 태화강 상류의 지류 하천인 대곡천 절벽 바위의 높이 5m, 너비 약 8m 면적에 집중적으로 새겨져 있다. 신석기 말에서 청동기 초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편편한 바위 면에 날카로운 도구를 사용하여 그림을 새긴 것이 특징이다.
  
울산암각화박물관 반구대 암각화 복제 모형에 있는 바위에 새겨진 그림 모습
 울산암각화박물관 반구대 암각화 복제 모형에 있는 바위에 새겨진 그림 모습
ⓒ 한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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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 상어, 거북이와 같은 바다 동물과 호랑이, 사슴 같은 육지 동물, 사람이 작살로 고래를 잡거나 활을 들고 사슴을 쫓는 모습 등 약 300여 점에 달하는 그림이 새겨져 있다.

3500년에서 7000년 전 선사인들의 생활상을 알 수 있는 동물, 고래잡이 그림들은 생태적 특징이 매우 상세하게 표현되어 있다. 특히 끈이 달린 창으로 고래를 사냥하는 사실적인 포경 장면이 묘사되어 있어 울산 태화강과 울산만 주변에 고래사냥이 활발했던 사실도 알 수 있다. 바위에 새긴 각종 고래 그림 등으로 미루어볼 때, 반구대 암각화는 지금까지 지구상에 알려진 가장 오래된 포경 유적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면 강가 절벽 윗부분이 우뚝 튀어나와 있으며, 약간 경사진 바위에 그림을 새겨 넣었다. 이런 구조가 비바람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여 오랜 세월 동안 풍화 작용을 피할 수 있었다고 한다. 우리 선조들의 지혜가 돋보이는 부분이다.

대곡천 하류에 사연댐이 생긴 이후로 비가 와서 수위가 급격히 높아지면 댐에서 가까운 반구대 암각화가 물에 잠기기 때문에, 현재 사연댐 수위를 평소에는 48m로 조절하고 있다. 반구대 암각화는 세계유산 잠정 목록에 이름을 올렸지만 아직까지 큰 진전이 없어 각계각층에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해 총력을 집중하고 있다.

* 찾아가는 길
주소 : 울산 울주군 두동면 반구대안길 254(울산암각화박물관)
입장료 및 주차료 : 무료(반구대 암각화 현장까지 도보로 1.2㎞ 이동)
휴관일 : 매주 월요일, 1월 1일
  
국보 제147호 울주 천전리 각석 전체 모습
 국보 제147호 울주 천전리 각석 전체 모습
ⓒ 한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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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주 천전리 각석(국보 제147호)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에서 천전리 각석으로 가려면 도보로 이동할 수 있다. 하지만 거리가 멀어 자동차로 이동하면 훨씬 더 편리하게 갈 수 있다. 반구대안길에서 국도 35번 도로로 다시 나와 천전리 각석으로 가면 되는데, 승용차로 15분 정도 소요된다.

천전리 각석은 반구대 암각화보다 1년 빠른 1970년 12월에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발견된 암각화 유적이다. 반구대 암각화와 마찬가지로 지역 주민의 도움으로 동국대 박물관 조사단이 발견한 곳이다. 천전리 각석 발견 당시에는 암각화보다 신라 시대 명문에 큰 비중을 두었기 때문에 각석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국보 제147호 울주 천전리 각석 바위그림 모습
 국보 제147호 울주 천전리 각석 바위그림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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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이 없으며 천전리 각석 입구 도로변에 주차해 놓고, 700여 m 걸어 들어가면 되는데, 그림 무늬와 글자를 직접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어 좋다.

천전리 각석은 높이 2.7m 너비 9.5m의 크기로 울주군 대곡천변에 있다. 윗부분이 아래로 15도가량 경사진 형태의 바위에 각종 동물 문양과 나선형 문양, 마름모와 추상적인 문양, 돛을 단 배 등이 새겨져 있다.
  
울주 천전리 각석 앞 대곡천 모습
 울주 천전리 각석 앞 대곡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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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전리 각석에는 선사시대부터 신라시대에 이르기까지 여러 시대의 각종 문양들이 새겨져 있다. 날카로운 금속 도구로 그어서 기록한 세선화와 명문이 눈길을 끈다. 두 가지 모두 신라시대에 새긴 것으로 추정된다. 천전리 각석은 선사시대뿐만 아니라 고대사 연구에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유적이다.
   
천전리 공룡발자국 화석의 크기가 성인이 두 발을 벌리고 있을 정도로 큰 모습
 천전리 공룡발자국 화석의 크기가 성인이 두 발을 벌리고 있을 정도로 큰 모습
ⓒ 한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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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앞 건너편에는 울퉁불퉁한 바위 표면에 천전리 공룡발자국 화석을 볼 수 있다. 발자국 크기가 24~80㎝까지 다양하다. 반구대 암각화로 가는 길목에도 대곡리 공룡발자국 화석이 있다. 시간의 여유가 된다면 한 번쯤 둘러보면 좋다.

반구대 암각화 보존 및 세계유산 등재 담당 부서인 문화예술과 조규성 연구관은 "아름다운 감입 곡류천과 천혜의 자연환경이 어우러진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가 세계유산에 하루빨리 등재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 찾아가는 길 
주소 : 울산 울주군 두동면 천진리 산 210번지
(천진리 각석 및 공룡발자국 화석)
입장료 : 무료

태그:#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 #울주 천전리 각석, #울산암각화박물관, #국보 제285호, #천전리 공룡발자국 화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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