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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라이프플러스 에디터만 아는 시민기자의, 시민기자에 의한, 시민기자를 위한 뉴스를 알려드립니다.[편집자말]
어머니의 이야기를 엮어 만든 두 권의 책 <건너온 사람들>과 <순애>의 앞표지
 어머니의 이야기를 엮어 만든 두 권의 책 <건너온 사람들>과 <순애>의 앞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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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한 발견이었다. 어머니에 대한 글이 책이 되었다. 최혜정 시민기자가 출간한 에세이 <순애>가 그랬고, 홍지흔 시민기자가 출간한 그래픽 노블 <건너온 사람들>이 그랬다.   

내 어머니 이야기가 무에 그리 새로울 게 있다고 책까지 냈을까. 그걸 내주겠다고 한 출판사가 있을까, 궁금했다. 확인해보니 이들은 모두 1인 출판사 '생애'와 '책상통신'의 대표였다.

1인 출판사는 출판의 모든 것을 한 사람이 책임지는 구조다. 기획, 제작, 출간, 홍보, 마케팅까지. 게다가 이들은 원고까지 직접 쓰고 그렸다. 안 봐도 고생이 훤한 일이다. 그렇다고 판매가 보장된 책도 아니다. 직접 책을 냈다는 데서 꼭 출간하고야 말겠다는 의지가 느껴졌다. 

내 어머니의 이야기를 이렇게까지 정성을 들여 세상 앞에 내보이고 싶은 이유가 있었을까. 궁금했다. 출간하지 않으면 안 될 그 이유. 두 작가에게 직접 물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왜 어머니의 서사에 주목하게 되셨어요?"

<순애> 최혜정 작가
"실향민이신 어머니, 아버지의 삶의 모습을 보고, 그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건 비단 개인의 문제가 아니란 생각이 들었어요. 역사는 우리와 상관없이 흐르는 듯하지만 우리 삶 속에 깊숙이 관여하게 될 수밖에 없죠. 오히려 그분들의 삶이 오늘의 대한민국을 있게 했다는 생각에 뭉클했어요. 가족이란 공동체가 만들어내는 그 무엇이 개인을 살게 한다는 마음으로 이 책을 만들었어요."

<건너온 사람들> 홍지흔 작가
"만화가로 데뷔한 초기부터 '엄마의 피란사'가 의미도 있고 상업적으로도 재미있는 소재라고 생각해서 자연스레 작품으로 만들 계획을 잡고 있었어요. 그런데 나이를 먹으면서 고민이 좀 달라졌어요. 제 3자로서 '엄마의 피란사'를 단순히 재미있는 소재로 받아들이는 것에서 벗어나게 되었달까요? 그보다 부모 세대가 겪은 전쟁의 경험이 나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을까? 재미있게 읽히면서도 전형적인 장르만화가 아닌, 그들의 목소리를 효과적으로 전할 방법은 무엇일까? 생각하게 된 것 같아요. 마침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의 지원금을 받게 되어 안정적으로 제작이 가능해져서 직접 작업을 진행하기로 결정했어요. 연출 형식과 표현 기법의 제한 없이 엄마 이야기를 자유롭게 그리고 싶었거든요."

출간 속사정을 알게 되니 이번에는 책이 궁금하다. 이미 두 작가는 '책이 나왔습니다' 코너를 통해 자신의 책이 어떤 과정을 통해 만들었는지 알렸다. 1인 출판사라면 응당 해야 할 일이다. 일간지 지면에 목을 매고 기다릴 이유가 없다. 독자와 만나지 않는 책은 아무 의미가 없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테니까.

지금은 가려야 갈 수 없는 곳, 황해도 진풍면과 함경남도 함흥이 고향인 두 어머니의 이야기가 한 명의 독자라도 더 만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글을 쓴다. 

[관련 기사]
최혜정 시민기자 : 엄마가 남긴 7쪽의 글이 책이 되었습니다 
홍지흔 시민기자 : 70년만의 인사 "우리 엄마한테 밥을 주셔서 감사해요"

순애 - 모두가 힘들었던 그 시절 30년생 그녀의 이야기

전순애 (지은이), 최혜정 (엮은이), 생애(2020)


건너온 사람들

홍지흔 (지은이), 책상통신(2019)


태그:#편집기자,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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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편집기자. 시민기자 필독서 <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 저자, <이런 질문, 해도 되나요?> 공저, 그림책 에세이 <짬짬이 육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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