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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예기치 못한 사고로 오감 중에 단 하나의 감각만을 살릴 수 있다면 나는 주저없이 '눈(시각)'을 선택할 것이다.

오감에 대한 제약을 겪어보지 않았기에 장애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에게는 생각 없는 발언일 수도 있다. 이처럼 내가 시각에 집중하는 이유는 '죽음=눈을 감다'라는 지극히 개인적인 인식이 내면에 깊게 자리잡고 있어서다.

하지만 최근 친구 아버지 이야기를 듣고 생각이 바뀌었다. 친구는 자신의 아버지를 모시고 청각 테스트를 하러 검진소를 찾았다. 청능사에게 약 1시간 동안 검사를 받으셨다. 
 
 ▲ 청각은 말하기는 물론 뇌의 정보처리에 매우 중요하다.
 ▲ 청각은 말하기는 물론 뇌의 정보처리에 매우 중요하다.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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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능사란 청각장애인의 청각능력을 평가 및 상담하거나 보청기가 필요한 난청인에게 의료적 조언을 해주는 사람이다. 청각사와 구별된다고는 하나 내가 비전문가라 이 둘의 차이는 크게 못 느끼겠다.

이 테스트는 단순히 귀에 주는 신호음의 듣기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아니다. 음역대, 거리, 환경 등 다양하게 세분화된 검진 카테고리에 따라 많은 검사를 거치게 된다.

예를 들면 큰 소리를 잘 듣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작은 소리를 잘 듣는 사람이 있듯이, 상이한 청각 능력을 다양하게 테스트하여 주변 환경적 요소가 미치는 영향에 따라 청력의 보완 및 손실 가능성을 보는 것이다.

친구 아버지는 청각테스트 결과 왼쪽과 오른쪽의 청력이 모두 100% 미만인 것으로 나왔다. 어느 쪽 귀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청력이 각각 30%, 70%씩 측정되었다. 청능사는 10년 전 한쪽 귀를 수술하신 후부터 양쪽의 청각 밸런스가 조금씩 무너졌다고 한다.

좀 더 일찍 오셨으면 이 정도의 청력 손실은 늦출 수 있었다고. 친구는 지나간 시간과 아버지에 대한 죄송스러움, 그리고 후회를 느꼈다고 한다.

"나처럼 후회하지 말고 너도 얼른 알아 봐, 너희 아버지도 귀가 잘 안 들리신다며."

청력의 손실은 보청기의 보조로 노화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청력의 기능을 일정 수준 보전해야 뇌도 지킬 수 있다고 했다.

'응? 잠깐만, 뇌라니…'

그렇다. 청력이 손실되면 들리는 소리로 얻는 정보에 오류가 발생되면서 뇌에서 처리하는 기능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 심각하면 치매를 유발시킬 수도 있다고. 듣는 정보의 처리가 취약해질 경우 말하기 능력도 어눌해질 수 있다고 한다.

어렸을 적 초등학교 선생님께서 발음이 잘 꼬이거나 더듬는 친구가 옆에 있으면 자신도 그렇게 변할 수 있다며 서로 올바른 말하기를 가르쳐 주셨던 기억이 난다. 듣는 정보가 뇌의 정보 처리와 말하기에 영향을 준다는 의미이다.
  
이처럼 청각은 인간에게 매우 중요한 감각이다. 신체의 중심이라고도 할 수 있는 뇌와 깊숙이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청각뿐 아니라 시각, 후각, 미각, 촉각도 모두 중요하다. 다만, 그동안 시각적 소중함에만 편향되어 그 외에는 괜찮을 수 있겠다고 생각한 나의 무지함이 부끄러웠다.

우리 아버지도 연세가 깊어지면서 목소리가 더욱 우렁차게 변하고 있다. 어머니는 "가는 귀가 먹어서 그런다 얘"라고 말씀하신다. 여기에 아버지도 "내가 안 들리니까 남도 안 들릴까 봐 더 크게 말하게 되네"라고 하셨다.

고령시대가 다가오면서 보청기는 우리 부모님들의 필수 보완재가 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얼른 청력 검진부터 예약하러 가야겠다.

참고로, 아버지들은 보청기 착용과 자존심의 상관관계가 꽤 크신 것 같다. 자신이 무슨 보청기냐고, 그런 것은 필요 없다고 하시니까. 만약 보청기를 해드려야 한다면 마음을 편하게 해드리는 것이 중요하다.

"아버지, 지금 보청기는 이어폰이나 마찬가지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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