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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후학교 강사 방과후학교 강사 노동자들이 3월 12일 세종시에 있는 고용노동부 앞에서 ‘정부는 방과후학교 강사들의 생계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하며 기자회견을 가졌다.
▲ 방과후학교 강사 방과후학교 강사 노동자들이 3월 12일 세종시에 있는 고용노동부 앞에서 ‘정부는 방과후학교 강사들의 생계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하며 기자회견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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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개월 동안 수입이 0원이었어요.(한숨) 4대 보험이 안 돼서 은행권 대출도 받을 수 없고... (다른 사람들을 보면) 제1금융권에서 대출이 안 되니 이자가 높은 캐피탈 등 제2금융권으로 가거나 주변에 돈을 빌리고 그래요. 조금만 더 버텨보자 하다가 결국 신용카드사의 카드론(장기 카드대출)을 받았죠. 다른 방법이 없으니까요."

한 달에 150여만 원 들어오던 월급은 지난 5개월 동안 0원이 됐다. 13년 차 방과후학교 강사 임아무개씨(가명)는 경상남도의 한 초등학교에서 수학을 가르쳐왔다.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후 직장생활을 한 그는 일터에서 만족감을 느끼지 못했다. 그러다 2005년부터 생긴 방과후학교를 알게 됐다. 대학시절 지역의 아이들이 체험활동을 할 때, 봉사활동 했던 게 생각났다. 웃으며 아이들과 함께 한 시간이었다. 평생교육원에서 다시 공부를 시작했다. 결국 2007년부터 초등학교에서 방과후학교 강사로 일했다. 초등학교 1학년부터 6학년까지의 학생을 가르치며 충분히 행복했다.

매년 2월, 1년짜리 계약서를 쓰면서 일할 때도 임씨는 불안하지 않았다. 2년마다 학교를 옮겨야 했지만 만족했다.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학부모 상담까지 했지만 4대보험의 혜택도, 퇴직금도 없는 직장이었다. 하지만 임씨는 수학을 포기했던 아이들이 수학에 점점 자신감을 붙여가는 모습을 보는 게 좋았다. 그렇게 13년 동안 '방과후학교 강사'로 살았다.

99일 만에 등교했지만, 방과후학교는...
 
방과후학교 강사의 피켓시위 지난 5월 1일 제주도교육청 앞에서 방과후학교 강사가 '생계를 책임지라'라며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 방과후학교 강사의 피켓시위 지난 5월 1일 제주도교육청 앞에서 방과후학교 강사가 "생계를 책임지라"라며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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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씨는 지난 2월에도 학교와 계약서를 썼다. 새 학기가 시작되며, 다시 만나게 될 아이들의 얼굴도 떠올려봤다. 하지만 6월 20일 전까지 학교에 갈 수 없었다. 코로나19 때문이다. 전국의 초·중·고등학교는 몇 번이고 개학이 연기됐다. 그러다 지난 4월 20일, 온라인 개학을 했다. 등교는 그보다 늦은 지난 5월 말 확정됐다. 초등학교 1~2학년은 5월 27일, 3~4학년은 6월 3일, 5~6학년은 6월 8일로 등교일이 정해졌다. 5차례 등교가 연기되다 결국 99일 만에 전국의 초등학생은 학교에서 수업을 받을 수 있었다.

"처음에는 2~3주만 기다리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한 달, 두 달 계속 시간이 길어졌어요. 감염병이 도는데, 방과후학교는 언제부터 시작하냐고 묻기도 어려워 학교의 연락을 기다리기만 했어요. 휴대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고 집에서는 항상 뉴스를 틀어놓고 살았죠. 개학과 관련된 소식이 나올까, 아이들은 언제부터 등교할 수 있을까 실시간으로 확인했어요. 결국 6월에야 교문이 열렸죠. 그렇다고 방과후학교까지 시작한 건 아니었어요."

방과후학교 재개는 초등학교 등교와 별개의 이야기였다. 방과후학교 재개 여부는 학교장 재량에 맡겨졌다. 대부분의 교장은 학부모 투표로 이를 결정했다. 학교 급식실 조리사 등 교육당국과 근로계약을 맺는 교육공무직은 개학이 연기되면서 교육 당국이 급여를 일부 선지급했고, 원격수업 기간에도 출근을 시켜 대체직무를 맡기는 식으로 대책을 마련한 바 있다. 임씨와 같은 방과후학교 강사는 특수고용직으로 해당 사항이 없었다.

2019년 기준 전국 초·중·고교의 98.6%인 1만 1688개 학교에서 방과후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방과후학교 강사는 11만 6760명에 달한다. 코로나19로 생계가 어려워진 사람들의 숫자이기도 하다. 지난 1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소속 양경숙(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밝힌  '코로나19가 고용보험 사각지대 대면 여성 일자리에 미친 영향 실태조사'만 봐도 방과후학교 강사의 어려움은 고스란히 드러난다.

방과후학교 강사 306명 등을 대상으로 6월 4일부터 나흘간 이뤄진 온라인 설문에서 방과후학교 강사들은 '수입 감소'를 호소했다. 조사결과 이들은 코로나19 이전 월평균 223만 9000원의 수입은 코로나19 이후 2만 7000원으로 98.8% 감소했다.

강사들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출강하는 학교 수에 대해 91.5%가 '줄었다'라고 답했다. 이들이 강의하는 학교는 코로나19 이전 평균 3.2개에서 0.4개로 감소했다. 사실상 방과후수업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볼 수 있는 결과다.

7월엔 무사히 일할 수 있을까?
 
임씨의 2월 계약서  학교는 위탁자로 임씨는 수탁자로 계약해 그는 서류상 고용 됐지만, 코로나19로 정작 일을 할 수도 월급을 할 수도 없는 상황에 놓였다.
▲ 임씨의 2월 계약서  학교는 위탁자로 임씨는 수탁자로 계약해 그는 서류상 고용 됐지만, 코로나19로 정작 일을 할 수도 월급을 할 수도 없는 상황에 놓였다.
ⓒ 임 아무개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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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로 일을 못 하니까 다른 일이라도 알아보면 되지 않느냐고 하는 사람도 있는데, 방과후학교 강사는 불가능해요. 학교와 계약서를 썼기 때문이죠. 아예 직업을 바꾸지 않는 한 쉽게 다른 곳에서 아르바이트할 수도 없어요."

매년 그래왔던 것처럼 임씨는 올해 2월 초등학교와 계약했다. 방과후학교 강사는 학교와 근로계약을 맺을 수 없고, 개인사업자 자격으로 또는 위탁업체를 통해 1년 단위로 학교와 용역계약을 체결했다. 코로나19가 확산조짐을 보이기 전인 2월 초에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이후 학교의 문은 굳게 닫혔다. 학교는 위탁자로 그는 수탁자로 계약해 서류상 고용 됐지만, 코로나19로 정작 일을 할 수도 월급을 받을 수도 없는 상황에 놓인 셈이다.

"방과후 강사는 다른 일을 구하기 어려워요. 결국 일용직 아르바이트를 하는 사람도 많았지만 코로나19로 그마저도 쉽지가 않죠. 다행이라고 하기는 민망하고, 같은 처지에 있던 방과후학교 강사에게는 미안한 이야기인데... 제가 수업하는 초등학교는 교장선생님이 방과후수업 재개를 결정했어요. 인근에 초등학교가 10여 개 있는데 딱 한 곳만 방과후수업을 하기로 한 거에요. 그래서 6월부터 수업을 시작할 수 있었어요."

임씨가 어렵게 말을 이었다. 코로나19로 사각지대에 놓인 그는 결국 교장선생님의 결단으로 6월부터 생계를 유지하게 됐다. 물론 정부도 나름대로 대책을 마련했다. 지난 6월 1일 긴급 고용안정지원금 제도가 나왔다. 긴급 고용안정지원금은 고용보험의 사각지대에 있는 특수고용직 종사자 등을 대상으로 한다. 일정 요건을 충족한 사람에게 150만 원씩 지급한다.

"저 같은 특수고용직에 150만 원 지원금이 나온다는 기사를 읽었어요. '일도 안 하면서 공짜로 돈 타먹는다'는 댓글을 보며 한참 말문이 막혔지만, 그래도 이자는 갚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4일 현재 그에게 지급된 지원금은 50만 원이다. 임씨는 "언론에서는 2주 만에 지원금 지급이 된다고 했는데, 저를 비롯해 주위에서 지원금을 다 받은 사람은 한 명도 없어요"라면서 "아직도 방과후학교가 열리지 않은 곳의 선생님들은 7월은 도저히 버티기 어렵다고 힘들어하세요"라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당초 노동부는 요건을 충족한 사람에 대해 신청일로부터 2주 이내로 100만 원을 지급하고 이달 중 50만 원을 추가로 줄 계획이었다. 그러나 신청이 한꺼번에 몰린 탓에 지급 지연 사례가 속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의 확산은 멈출 기색을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2~3월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됐을 때보다 전파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지난 4일 브리핑에서 "일선 역학조사관에게서 코로나19의 전파 속도가 지난번 대구·경북에서 유행이 발생했을 때보다 빨라진 것 같다는 말을 들은 적 있다"라고 밝혔다.

5개월 수업을 하지 못해 통장잔고 0원으로 살았던 임씨는 다시 마음을 졸이고 있다. 그는 "상황이 나빠지면 다시 방과후수업이 취소되는 게 아닐까 걱정이 많다"라면서 "당장 무엇으로 먹고살아야 할지 모르겠다"라고 말끝을 흐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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