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광주진흥고와 율곡고의 황금사자기 8강전에서 광주진흥고 선수들이 끝내기에 기뻐하고 있다.

19일 광주진흥고와 율곡고의 황금사자기 8강전에서 광주진흥고 선수들이 끝내기에 기뻐하고 있다. ⓒ 박장식

 
김해고등학교가 창단 이래 처음으로 고교야구 전국대회에서 4강의 고지를 밟았다. 김해고는 19일 열린 황금사자기 8강전에서 부경고를 상대해 8-0의 스코어로 7회 콜드게임 승리를 거두며 2003년 창단 이후 17년 만에 가장 높은 성과를 올렸다.

파주의 신생 학교인 율곡고는 마운드 위는 물론 1루 베이스, 타석에 이르기까지 몸을 사리지 않은 이준혁의 만능 플레이로 승리를 가져가나 싶었지만, 막판 집중력이 흐트러진 탓에 광주진흥고에게 끝내기 승리를 내주며 기록 행진을 멈추고 말았다. 광주진흥고는 34년만의 황금사자기 4강에 올랐다.

김유성 아꼈다, 추진력 얻은 김해고

김해고등학교는 부경고등학교를 압도했다. 마운드 역시 1학년의 신진 투수인 김민준이 선발에 이름을 올렸고, 타격 역시 부경고를 원점타격에 가깝게 폭격했다. 김해고는 3회 박진영의 우전안타를 섞어 2점을 먼저 올리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다음 이닝 김해고의 빅이닝이 만들어졌다. 김해고는 4회 하위타선의 안타와 볼넷으로 4연속 출루하여 한 점을 번 데 이어, 만루 상황 황민서의 우중간을 꿰뚫는 싹쓸이 3루타로 석 점을 얻어냈다. 김해고는 이에 그치지 않고 허지원의 희생 플라이, 정종혁의 내야안타에 힘입어 총 여섯 점을 얻어냈다.

이어 김해고는 마운드에 김준수와 박시현, 이성길을 활용해 7이닝을 소화시켰다. 가장 많이 던진 김준수 선수가 3.1이닝동안 38구를 던졌다. 김해고는 에이스 김유성을 아끼면서도 4강에 진출하며 새 역사를 쓴 것이다. 
 
 김해고등학교의 박무승 감독.

김해고등학교의 박무승 감독. ⓒ 박장식

 
김해고 박무승 감독은 "같은 부산 쪽 학교이다 보니, 서로 주말리그나 대회에서 마주칠 일이 많다. 상대팀에 대한 분석을 코치진들이 잘 해준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다"며, "시합 운용을 1학년 중심으로 했다. 1학년 선수들이 잘 해준 덕분에 준결승 이후까지 생각하는 승리를 거뒀다"고 칭찬했다. 

만능 플레이 이준혁, 아쉬움의 눈물 삼켰다

율곡고등학교는 호남지역 강팀 중 하나인 광주진흥고와 맞붙었다. 율곡고는 이날 경기 승리의 의지를 2학년 이준혁의 선발로 드러냈다. 진흥고 역시 초반 박민서의 투구 난조가 보이자 바로 이정재를 등판케 하는 등 투수력에 신경을 썼다. 그렇게 4회 초까지 0-0의 행진, 서로의 탐색전이 펼쳐졌다.

첫 득점은 광주진흥고에게서 나왔다. 4회 말 김주홍이 희생번트를 기록하며 먼저 달아나는 점수를 올렸다. 율곡고 역시 5회 초 탐색전을 마친 4번 타자 남정완의 2타점 적시타로 역전을 기록했다. 그러자 다시 진흥고도 5회 말 리드오프 김길모의 적시타로 한 점을 따라오며 2-2 동점을 만들었다.

율곡고는 6회 초 장민호의 우중간 2루타에 힘입어 다시 4-2로 달아나고, 다시 진흥고가 그 회 말 김경석의 우월 홈런을 터뜨리는 등 1점차의 팽팽한 승부가 이어졌다. 이준혁 역시 7이닝을 소화하고 서준호에게 마운드를 넘기며 내려오는가 싶더니, 1루수로 포지션을 변경해 타석에도 들어섰다. 경기 최후반을 염두에 둔 운영이었다.
 
 경기 내내 활약했지만, 패배의 아픔을 입어야만 했던 율곡고의 이준혁 선수.

경기 내내 활약했지만, 패배의 아픔을 입어야만 했던 율곡고의 이준혁 선수. ⓒ 박장식

 
하지만 서준호가 한 타자를 잡아낸 뒤, 제구 난조로 두 타자를 내보내며 흔들렸다. 다시 이준혁이 올랐다. 이준혁은 8회 2개의 공으로 2아웃을 잡으며 돌려세웠다. 하지만 9회말 한계 투구에 다다르자 이준혁도 힘에 부쳤다. 결국 이준혁은 사사구 3개를 내주며 1사 만루를 만들었고, 도재현이 이어 마운드에 올랐다.

최후에 웃은 것은 진흥고였다. 김길모가 도재현의 공을 번트로 받아쳐 동점 안타를 만들어냈다. 이어 정주영의 타구가 득점으로 연결되어 극적인 4-5 역전승을 기록했다. 진흥고 선수들이 극적 승리의 기쁨에 그라운드 위를 뛰어다니는 동안 율곡고 선수들은 눈물을 흘리며 수비위치에 한동안 주저앉아 있어야만 했다. 

광주진흥고 오철희 감독은 "선수들을 믿었다. 스퀴즈 작전을 내면서 걱정하지 않았다"며 "끝까지 선수들이 해준 덕분"이라며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34년만의 황금사자기 4강 진출에 대해서는 "학교도 7년만에 전국대회 8강에 들었다.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오 감독은 리드오프 김길모 선수에 대해 "발도 빠르고, 1번 타자 역할을 오늘은 충분히 해냈다"며 "남은 매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 김해고에게는 지난해 전국대회에서 탈락했던 기억이 있는데, 그 아픔을 4강전에서 꼭 되갚겠다"며 심기일전했다.

준결승전이 본격적으로 펼쳐지는 목동은 긴장감이 가득하다. 20일 오전 9시 30분 강릉고등학교와 대전고등학교의 결승행 마지막 관문에서의 격돌을 먼저 펼치고, 12시 30분에는 김해고등학교와 광주진흥고가 외나무다리에서 영호남 대전을 펼친다. 9시 30분 경기는 SPOTV2, 12시 30분 경기는 SPOTV를 통해 중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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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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