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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미래통합당 의원이 불참한 가운데, 의원들이 법제사법위원장, 기획재정위원장, 외교통일위원장, 국방위원장,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 보건복지위원장 선출을 위한 투표를 하고 있다.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미래통합당 의원이 불참한 가운데, 의원들이 법제사법위원장, 기획재정위원장, 외교통일위원장, 국방위원장,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 보건복지위원장 선출을 위한 투표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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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국회의 '문'이 미래통합당만 빠진 채로 열렸다.

국회는 15일 오후 6시 본회의를 열어 18개 상임·특별위원회 중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기획재정위원회·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외교통일위원회·국방위원회·보건복지위원회 등 총 6개의 상임위 위원장을 선출했다. 비록 모든 위원회가 아닌 일부지만 제1야당의 동의 없이 구성되는 것은 12대 국회, 1987년 5월 이후 약 33년 만이다.

모두 더불어민주당 몫이다. 윤호중 의원(4선, 경기 구리시), 윤후덕 의원(3선, 경기 파주시갑)이 각각 21대 전반기 법사위원장과 기재위원장으로 선출됐다. 이학영 의원(3선, 경기 군포시)과 한정애 의원(3선, 서울 강서구병)은 각각 산자위원장과 보복위원장으로 선출됐다. 외통위원장으론 송영길 의원(5선, 인천 계양구을), 국방위원장으로는 민홍철 의원(3선, 경남 김해시갑)이 선출됐다.
  
제21대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에 선출된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윗줄 첫번째부터 시계방향), 기획재정위원장에 선출된 윤후덕 더불어민주당 의원, 외교통일위원장에 선출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 국방위원장에 선출된 민홍철 더불어민주당 의원,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에 선출된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보건복지위원장에 선출된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
 제21대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에 선출된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윗줄 첫번째부터 시계방향), 기획재정위원장에 선출된 윤후덕 더불어민주당 의원, 외교통일위원장에 선출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 국방위원장에 선출된 민홍철 더불어민주당 의원,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에 선출된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보건복지위원장에 선출된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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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석 국회의장이 6개 상임위를 먼저 구성한 메시지는 다음과 같이 정리된다. ▲일하는 국회(법사위) ▲코로나19 경제위기 극복 및 3차 추가경정예산안 심사(기재위·산자위·보복위) ▲경색된 남북관계 해결(외통위·국방위)이다. 민주당은 당초 남북관계 문제와 직결된 국회 정보위원장도 함께 선출하려 했으나 '국회 정보위원회 위원은 야당몫 국회 부의장과 각 교섭단체 대표의원과 협의해야 한다'는 국회법 48조 3항에 부딪혀 선출하지 못했다.

통합당몫 7개 상임위 등은 남겨둬... 박병석 "19일 본회의 전까지 합의하라"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의원과 동료의원들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국회 상임위원회 선출을 위해 회의에 참석하자,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강제 처리를 규탄하며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의원과 동료의원들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국회 상임위원회 선출을 위해 회의에 참석하자,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강제 처리를 규탄하며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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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미래통합당 의원이 불참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댱 이낙연 의원과 동료의원들이 법제사법위원장, 기획재정위원장, 외교통일위원장, 국방위원장, 산업통상자원주소벤처기업위원장, 보건복지위원장 선출을 위한 투표를 하고 있다.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미래통합당 의원이 불참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댱 이낙연 의원과 동료의원들이 법제사법위원장, 기획재정위원장, 외교통일위원장, 국방위원장, 산업통상자원주소벤처기업위원장, 보건복지위원장 선출을 위한 투표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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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통합당을 향한 '문'은 열어뒀다.

앞서 통합당 몫으로 제안했던 '알짜 상임위 7개'(예산결산특별위원회·국토교통위원회·정무위원회·교육위원회·문화체육위원회·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환경노동위원회)를 포함해 총 12개 위원장을 공석으로 비웠기 때문이다. 15일 오전만 하더라도 18개 위원장을 모두 선출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던 것과 다른 행보다. 즉, 미래통합당에게 국회를 '개문발차'(開門發車)할 테니 늦더라도 올라타라는 이야기를 전한 것이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본회의 전 의원총회에서 "(오늘 선출할 상임위원장들은) 21대 국회를 '일하는 국회'로 만들 주역이자 코로나19 국난극복을 위한 선봉장"이라며 "오늘 선출되는 상임위를 시작으로 국회가 바로 가동되는 모습을 국민들께 보여드려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3차) 추경의 차질 없는 집행을 위해 조속히 전 상임위원장이 선출되도록 힘쓰겠다"라며 "(통합당과) 추가협상하겠지만 오래 기다리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병석 국회의장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상임위원장 선거안건을 상정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박병석 국회의장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상임위원장 선거안건을 상정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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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석 국회의장도 이날 본회의에서 다시 통합당의 합류를 촉구했다. 그는 "이 길이 국민과 국익을 위한 길이라면 감당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라면서 "여야 모두 나름의 사정이 있겠지만 코로나19 위기와 남북관계 위기 앞에 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민생을 돌보는 것보다 소중하진 않다"라고 말했다.

특히 여야가 오는 19일까지 국회 정상화를 위한 합의를 하라고 주문했다. 그는 본회의 산회 직전 "국민은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국회의 시급한 정상화를 요구하고 있다, 다음 본회의에서 남은 상임위원회 구성까지 모두 마무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기 바란다"라며 "다음 본회의는 나흘 뒤인 19일에 열겠다"라고 밝혔다.

상임위원장으로 선출된 민주당 의원들도 당선인사를 통해 통합당의 복귀를 요청했다.

윤후덕 신임 기재위원장은 "제1야당 동료의원님들이 조속히 회의장에 들어오셔서 실질적인 등원이 되길 촉구한다"라고 밝혔다. 송영길 신임 외통위원장은 "야당 의원들과 함께 상임위를 출범시켰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라며 "조속히 정상화 돼 여야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대한민국 주권과 한반도 평화를 지키는 데 함께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한정애 신임 보복위원장도 "본회의장 한켠이 비어있는 걸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국회가) 필요한 것을 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라며 "부족함이 있어도 국회는 (정상적으로) 돌아가야 한다, 마음에 차지 않으시겠지만 야당 의원들도 이제 국회에 돌아와주시라"라고 촉구했다.

본회의 불참하고 규탄대회 연 통합당... 강경론만 득세 중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상임위원회 위원장 표결에 반대하는 의사진행 발언을 하고 있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상임위원회 위원장 표결에 반대하는 의사진행 발언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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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오는 19일 본회의를 통해 21대 국회의 온전한 개원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짓밟고 가라"는 통합당의 자세는 강경하다.

통합당은 15일 본회의에 불참한 채 국회 중앙홀에서 규탄대회를 열었다. "무슨 죄를 지었길래 법사위를 강탈하나" "야당 입에 재갈 물려 정권 보위 자처하나" 등의 문구가 적힌 손피켓을 들고 "민주주의 파괴하는 의회독재 민주당은 각성하라" "국회독재 야당탄압 문재인 정권을 규탄한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홀로 본회의에 참석해 의사진행발언으로 민주당을 힐난했다. 앞서 협상 최종결렬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집권세력은 폭주열차처럼 내달리다가 스스로 무너지고 말 것"이라고 주장했던 것과 같은 취지였다. 특히 박병석 국회의장이 이날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해 상임위 6곳의 통합당 소속 위원을 강제 배분한 것도 문제 삼았다.

참고로, 국회법 48조1항엔 "각 교섭단체 대표의원은 국회의원 총선거 후 첫 임시회 집회일로부터 2일 이내에 의장에게 상임위원 선임을 요청하여야 하고 이 기한까지 요청이 없을 때에는 의장이 상임위원을 선임할 수 있다"라고 돼 있다. 즉, 박 의장은 지난 8일부터 행사할 수 있었던 국회의장의 권한을 일주일을 넘겨서 사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주 원내대표는 "법에는 (교섭단체 대표의원이) 상임위원 배정표를 내지 않으면, 국회의장이 배정할 수 있다고 돼 있지만 지금까지 그렇게 하지 않았던 것은 다 이유가 있기 때문"이라고 반발했다. 또한 "18개 상임위원장을 (여당에) 다 주겠다. 저희가 (가합의안의) 7개 상임위를 받을 것 같으냐"라면서 추가 협상 가능성을 차단했다.

같은 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도 본회의에 앞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민주당) 그 사람들이 마음만 먹으면 어떤 법안이든 멋대로 처리할 수 있는 상황이다, 우리에게 조금 중요한 건설위(국토위)·정무위 이런 게 (통합당 몫으로) 돌아온다고 해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라며 "소위 다수의 횡포로 (민주당이) 국회의 전 상임위를 갖겠다면 차라리 그렇게 하는 게 낫지 않겠냐는 떳떳한 자세를 보이지 않겠냐"라고 말한 바 있다.

즉, 당의 '투톱' 모두 남은 12개 상임위 구성을 위한 추가 협상 가능성을 차단한 셈이다. 당내 대다수도 이러한 '투톱'의 의견에 동조하는 편이다. 실제로 '문체위 대신 산자위를 확보하고 원구성에 합의하자'는 주장을 펼쳤던 장제원 의원이 이날 의총 때 재차 '실리론'을 폈지만 별다른 동의를 얻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신임 결정에도 사의 표명한 주호영... 추가 협상할 '파트너'가 없다
  
미래통합당 김종인?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상임위원장 선출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규탄하며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미래통합당 김종인?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상임위원장 선출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규탄하며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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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상임위원회 위원장 표결에 반대하는 의사진행 발언을 마친 뒤 회의장을 떠나고 있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상임위원회 위원장 표결에 반대하는 의사진행 발언을 마친 뒤 회의장을 떠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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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군다나 주 원내대표는 이날 본회의에서 퇴장한 직후 원내대표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지금까지 제1야당이 맡아 온 법사위를 지켜내지 못했고 우리나라의 민주주의가 파괴되는 걸 못 막아낸 책임을 지겠다"라는 이유다. 그는 당 소속 의원들의 재신임 결의에도 사의를 거두지 않고 국회를 떠났다.

결과적으로는 통합당의 '대여 협상 창구'가 공석이 된 셈이다. 이에 따라 여야는 추가로 주어진 사흘 동안에도 의미있는 대화를 나누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형두 통합당 원내대변인은 "의원들이 재신임한다고 결의했지만 원내대표가 사의를 거두지 않았다"라며 "여당이 협상할 상대가 없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위원장이 선출된 상임위는 정상적으로 업무보고 및 3차 추경 논의를 진행하고 위원장이 선출 안 된 곳은 간사 중심으로 부처 업무보고 및 추경안 내용에 대한 간담회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오는 19일 오후 본회의 땐 나머지 상임위원장 모두를 선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영진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제는 기다릴 만큼 기다렸고 양보할 만큼 양보했고 양당이 숙고할 만큼 숙고했다고 본다"라면서 "그런 의미에서 오는 18일까지 협상하고 19일 오후 2시 본회의 때 모든 상임위원장을 선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주 원내대표의 사퇴와 관련해선 "통합당 상황은, 제가 말할 수 있는 범위가 아니다"라면서 "다양한 방법으로 대화하고 논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태그:#21대 원 구성,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주호영, #미래통합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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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정치부. sost38@ohmynews.com

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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