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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비도
 도비도
ⓒ 김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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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여 년 전 충남 당진시 도비도는 관광객들로 붐볐다. 도비도 주차장 입구에서 선착장까지 줄을 서서 가야 했고, 식당은 단체손님들이 가득 찰 정도로 호황을 누렸다. 하지만 도비도 일대 시설이 낙후되고, 특히 지난 2015년 해수탕과 숙박동이 폐쇄되면서 관광객들의 수가 눈에 띄게 감소했다. 장사가 되지 않자 서서히 상인들도 가게 문을 닫았다. 최근에는 주중에는 문을 닫고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일용직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상인들까지 늘고 있다. 

도비도상가번영회에 따르면 도비도에는 25개 상가가 자리했지만 현재 운영되는 상가는 19개로, 이마저도 주중과 주말 모두 운영하는 곳은 손에 꼽힌다. 지난 2012년부터 해성횟집을 운영하고 있는 이명섭 대표는 "숙박동과 해수탕이 운영됐을 때는 횟집의 1~2층을 모두 운영할 정도로 손님이 많았다"며 "하지만 숙박동과 해수탕이 폐쇄되고, 서산 삼길포로 향하는 길이 생기면서 도비도를 찾는 사람들이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호황일 때와 비교하면 손님이 70%나 감소했다"면서 "좌대낚시를 하는 사람, 캠핑하는 사람 등으로 도비도를 찾는 이들이 있지만 도비도에서 경제활동을 하지 않아 상인들의 상황은 무척 어렵다"고 토로했다. 
 
도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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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화된 시설로 민원 많기도"

작은 섬이었던 도비도는 1995년 12월 대호방조제 건립에 따라 육지와 연결됐다. 이후 1998년 6월 한국농어촌공사에서 약 3만여 평의 휴양단지를 개장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도비도를 찾았다. 하지만 공용시설이 노후화되자 도비도를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줄기 시작했고, 도비도는 점점 쇄퇴했다. 

결국 농어촌공사는 계속되는 경영난으로 2014년 암반해수탕과 숙박동 등을 폐쇄하기에 이르렀다. 도비낚시를 운영하고 있는 김효민 도비도상가번영회 사무국장은 "시설이 노후화돼 재정비가 필요한데 보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민원이 많이 발생했다"며 "소유주인 농어촌공사에 시설 투자를 요구했지만 농어촌공사는 적자를 이유로 보수공사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도비도 쇠퇴의 원인은 농어촌공사의 방만한 운영"이라고 비판했다. 

 
운영이 중단된 해수탕
 운영이 중단된 해수탕
ⓒ 김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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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인들, 분양만 기달려"

지난 2014년 4월 농어촌공사 부사장은 도비도상가번영회 임원, 당진시 관계자가 모인 자리에서 합의서를 작성했다.

합의서에는 ▲ B단지는 감정평가가격을 기초가격으로 현재 상가운영자들에게 분양하되 분양 방법은 공사에 위임한다 ▲ 농어촌공사는 난지도리 525번지(잡종지) 7000평을 당진시가 공영주차장으로 개발할 수 있도록 장기임대 한다 ▲ 숙박동과 해수탕을 2014년 12월 31일자로 영업을 중단하되, 도비도상가번영회에서는 영업중지 이전에 해수탕을 운영할 민간운영자를 결정할 수 있으며, 농어촌공사는 민간운영자에게 해수탕을 무상으로 임대한다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상인들은 "분양이 빨리 이뤄질 것으로 생각하고 합의서를 작성했다"며 "농어촌공사가 상인들에게 분양해줄 것이라고 말해 기다리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2015년 경 농어촌공사가 상인들에게 경쟁입찰을 해야 한다고 말을 바꿨다"면서 "입찰할 경우 상인들이 상가를 분양받지 못할 수도 있는 상황이였다"고 주장했다. 

도비도 민자 개발 추진했지만…

결국 2016년 경 농어촌공사는 도비도 일원에 농어촌휴양단지를 조성해 운영하면서 적자가 누적되자 민자개발을 추진했다. 농어촌공사는 민간부동산개발업체를 모집했으며 5개 업체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온유리츠를 선정하고 협약을 체결했다. 온유리츠는 340ha 규모에 체험·관광 및 농업생산 시설을 결합한 '대호농어촌휴양단지'를 조성키로 했다.

하지만 총 개발비용 712억 원 중 3%에 해당하는 협약이행보증금 약 21억 원 가운데 12억 원 가량만 납부했을 뿐 나머지 금액은 약속어음으로 대신했다. 이후 농어촌공사는 온유리츠가 이행보증금 납부를 미루자 계약을 해지했고, 온유리츠에서는 농어촌공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 결국 패소했다. 소송 기간만 2년 가까이 소요돼 그 사이 도비도는 계속 방치됐다.

한편 최근 농어촌공사가 또다시 민간개발을 추진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상인들이 우려하고 있다. 이들은 "민간개발이 아닌 당진시가 도비도를 개발해야 한다"며 "김홍장 시장 또한 지자체가 도비도를 개발하겠다고 밝히고 농어촌공사에 토지매입 의사를 전달했지만 농어촌공사는 민간개발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농어촌공사 강호희 투자개발부장은 "민간개발에 대해서는 아직 계획이 세워지지 않았다"며 "다만 민간개발과 관련한 사업설명회를 오는 18일경 개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진시에서 도비도 A‧B단지를 매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현재 민간개발업자들의 문의가 많고 여지껏 공모를 해왔기 때문에 사업설명회를 개최한 후, 차후 대안으로 당진시의 매각을 검토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도비도를 살려주세요!"

지난달 22일 도비도의 한 상인이 "충남 당진의 도비도를 살려주세요!"라는 제목으로 청와대에 국민청원을 올렸다. 청원자는 "농어촌공사의 국가재산 관리 및 시설투자 미흡 등에 따른 상권몰락으로 상가를 임차 운영해온 주민들은 빚더미에 깔려 있다"며 "마지막 희망으로 알고 있던 분양 약속도 이행되고 있지 않아 앞날이 불안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이어 "도비도상가번영회는 도비도휴양단지가 검증되지 않은 특정 개인들에 의해 부동산 투기 대상이 되지 않고 지역의 균형적인 발전과 명실상부한 당진시의 관광명소로 되돌아 올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도비도를 당진시가 직접 개발토록 요구했다"며 "당진시는 농어촌공사에게 토지 매각을 요청했으나 한국농어촌공사는 수차례 실패한 민자유치를 통한 개발만 고집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한편 당진시가 미래에너지 융복합혁신벨트 조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도비도를 에너지융복합 타운으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당진시는 충남도와 함께 신‧재생에너지 융복합혁신벨트 조성을 위한 정책협약을 체결했다. 2020년부터 2031년까지 민자유치와 국가공모사업을 통해 총 9조8750억 원을 투입해, 도비도에 에너지융복합타운을, 난지섬에 에너지자립섬 등을 조성할 방침이다. 

당진시 경제에너지과 에너지정책팀 관계자는 "당진시에서는 도비도를 에너지융복합타운으로 조성해 에너지와 관광자원을 결합, 인근 삼길포항과 견줄 수 있는 지역으로 개발하고자 한다"며 "농어촌공사가 도비도 A‧B단지를 매각하지 않을 경우 차질이 있겠지만, 시간이 걸리더라도 최대한 매입을 추진해 도비도를 직접 개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태그:#당진, #도비도, #도비도침체, #도비도를살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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