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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 곽상도 의원이 11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정의기억연대(정의연) 마포구 쉼터 '평화의 우리집' 소장 손영미씨 사망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미래통합당 곽상도 의원이 11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정의기억연대(정의연) 마포구 쉼터 "평화의 우리집" 소장 손영미씨 사망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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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선, 고인이 되신 손영미 '평화의 우리집' 소장에 애도를 표합니다. 아울러 故 손영미 소장의 사망과 관련, 의문점 및 조사가 필요해 보이는 사항에 대해 몇 가지 말씀드리고자 합니다(중략). 그러나 저희 의원실에서 경기북부지방경찰청으로부터 공식 답변 받은 자료에 의하면..." (11일 미래통합당 위안부 할머니 피해 진상규명 TF 곽상도 위원장 기자회견문 중에서)

이 뒤로도 두 눈을 의심케 하는 문장들이 계속 이어졌다.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 나선 곽 의원이 본인 페이스북에까지 공개한 기자회견문에는 고 손영미 소장의 사인에 대한 구체적이고 생생한 묘사가 담겨져 있었다. 차마 다 읽어 내려가기조차 버거운, 차마 글로 옮기기에 부적절해 보이는 표현들이 이어졌다.

무엇보다 곽 의원은 "지난 5.21. 마포 쉼터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이 이루어진 바 있습니다만, 검찰에서는 '고인을 조사한 사실이 없고, 출석 요구를 한 적도 없다'고 밝혀 사망 경위에 대한 의문은 더욱 증폭되고 있습니다"라며 의혹제기를 계속했다.

누가 그런 자격을 부여했는가. 과연 제1야당의 위안부 할머니 피해 진상규명 TF 위원장란 직함만 단다면 고인의 사망 당시 정황을 전 국민에게 지상중계하듯 기자회견 석상에서 읽어 내려가고 고인의 인간적 존엄을 훼손해도 된단 말인가. 채 아물지 않았을 유족들의 아픔이나 고인의 명예, 정의기억연대 관계자들을 비롯한 지인들의 상처는 안중에도 없는 이러한 의혹제기는 결국 무엇을 향하는가.

'아니면 말고식' 의혹 제기


"경찰에서 손 소장이 자살이라는 결론을 미리 내놓고 제대로 조사를 하고 있는지 의문입니다. 수사책임자인 배용석 파주경찰서장이 2018년 총경으로 승진해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실에 파견 근무했고, 2020.1월 파주경찰서장으로 부임한 경력 때문에 의심을 거두기 어려우니, 수사책임자를 교체해서 철저히 조사해 주시기 바랍니다."

곽 의원의 기자회견문 말미는 이랬다. 곽 의원이 마치 타살 의혹이 있는 것 같은 발언을 왜 하는지 의문이다. 파주경찰서장의 이력을 근거로 경찰 조사 자체를 불신하며 수사책임자 교체를 요구하는 것 역시 전형적인 '아니면 말고'식 의혹 제기에 불과하다.

그러면서 곽 의원은 또 다른 이야기를 꺼낸다.

곽 의원은 과거 손 소장이 위안부 피해자인 고 이순덕 할머니의 조의금을 개인 개좌로 받았다는 어느 트위터 글과 손 소장 부고 기사에 또 다른 위안부 피해자의 가족이라 밝힌 이가 단 댓글을 근거로 이렇게 주장했다.


"이 댓글이 사실이라면 고인과 관련된 분들 사이에 여러 가지 이야기가 오갈 수밖에 없습니다. 개인 계좌 후원 및 위안부 할머니 계좌 돈 인출 같은 내용과 사망 간에는 인과관계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런 내용도 함께 규명되어야 할 것입니다."

마치 위원부 할머니 후원금과 관련한 손 소장의 개인 비리가 존재했고, 손 소장의 사망과 어떤 인과관계가 있을 수 있다는 의혹을 소셜미디어나 인터넷 댓글을 근거로 주장한 셈이다.

이에 대해 정의연은 11일 입장문을 통해 즉각 반박했다.

"정치적 목적을 위해 고인의 죽음과 주검을 세간의 '호기심거리'와 '볼거리'로 전락시키는 비인간적 패륜 행위"라는 곽 의원을 향한 강한 비판과 함께 이렇게 밝혔다.


"명백한 허위사실에 근거한 명예훼손이자, 정의기억연대를 '타살에 연루된 집단'으로 모함하는 행위입니다. 이순덕 할머니 조의금은 2017년 <평화의우리집>에 거주하시던 이순덕 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당시, 정대협 실행이사회의 결의를 통해 할머니를 모시고 있던 고인의 계좌를 열어 조의금을 받기로 한 것입니다. 조의금의 정산 또한 정대협 실행위원회에서 공식적으로 처리되었습니다."

곽상도 의혹제기 → 보수언론 이슈몰이

국민들은 이미 재선인 곽상도 의원의 이러한 '아니면 말고'식 무책임한 폭로전에 질릴대로 질린 상태다. 대표적인 것이 '문재인 대통령 딸 해외 이주' 의혹이다. 도대체 언제까지 반복할 것인가. 곽 의원이 의혹을 제기하고 보수언론과 종편을 중심으로 이슈몰이에 나서는 이 무한 반복의 소음 정치를.

지난달 25일 <연합뉴스> 기사에 따르면, 곽 의원은 "의정활동 4년간 당내 각종 위원회 또는 TF에 참여한 것은 이번이 17번째"이며 "이 가운데 '진상규명', '진상조사'라는 이름이 붙은 위원회와 TF에서 활동한 것만 이번이 9번째에 이른다"고 한다.

잘 알려진 대로, 20년 간 검사로 재직한 곽 의원은 '강기훈 유서대필 사건' 검사 출신이자 박근혜 정부 청와대 민정수석을 거쳤다. 손 소장의 사망 경위를 세세하게 까발리는 비인간적인 행위도 문제지만, 손 소장 사망 사건 수사 책임자의 민정수석실 근무 경력을 걸고넘어진 것 또한 자가당착에 가까워 보인다.

이를 두고 12일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역시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곽 의원의 기자회견을 두고 "매우 부적절한 기자회견을 하는 것은 고인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누구나 표현의 자유가 있다만 그것이 타인이나 특정집단에 대한 모욕, 혐오수준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아래와 같이 꼬집었다.


"다 아시다시피 곽상도 의원도 민정수석 출신이다. 박근혜 정부 초대 민정수석이었던 곽상도 의원은 재직 시절에 국정원 여론조작 사건을 수사하던 검찰을 압박했다는 의심을 받았고 김학의 전 차관 사건을 재수사할 때는 증거 없음, 무혐의 처분을 받긴 했지만 역시 민정수석 시절 수사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 때문에 피의자로 입건이 된 적도 있었다.이렇게 자신에 대한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곽상도 의원은 '자신은 민정수석이긴 했지만 무관한 일이다'라고 부인해왔는데 이번에는 오히려 민정수석실 파견근무 경력만 가지고 '수사책임자에 대해서 의심을 거두기 어렵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또 곽 의원은 손 소장의 사망을 두고 "문재인 정부의 의문사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본인이 과거 '강기훈 유서 대필 조작 사건'의 책임자 중 한명이란 사실을 망각하지 않은 것이 분명한 듯한 성급하고도 부적절한 발언이 아닐 수 없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설훈 위원이 "곽상도 의원은 과거에 대해서 강기훈 씨 유서대필 조작 사건에 대해서 어떤 생각 갖고 있는지, 아직도 그 사건이 조작됐다 생각하는지, 여기에 대한 입장을 다시 한 번 밝혀주길 바란다"며 목소리를 높인 것 역시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었다.

안타깝게도, 곽 의원은 30년이니 지나도록 공개석상에서 직접적인 피해자인 강기훈씨에 대한 사과를 한 사실이 없다. 물론 해당 조작 사건의 책임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입장을 표명한 적이 없다.도리어 진실화해위원회가 사건의 진상 조사를 발표한 이후 변호사였던 곽 의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문제가 있었다면 당시 왜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느냐"며 적반하장식 발언을 남긴 것으로 유명하다. (관련기사 : 곽상도와 동료들의 끔찍한 과거, 왜 사과 안 하나  http://omn.kr/1m6zz)

반면 2018년 개봉한 다큐 <1991, 봄>에서 잘 나타나듯, 피해자인 강기훈씨는 옥고를 치룬 이후 법정 투쟁을 벌이는 동안 장기간 고통 받아왔고, 심지어 암 투병을 벌이기도 했다.

이를 두고, 지난 2016년 4월 곽 의원이 초선에 도전했을 당시 '곽상도 후보 낙선촉구 기자회견'에 나섰던 이부영 전 의원은 "누구는 조작 사건 때문에 목숨이 경각에 달리고, 누구는 출세해서 국민의 대표로 나서겠다고 한다"며 "사람의 양심이 있다면 어떻게 국민의 대표를 하겠다고 나서느냐"고 꼬집은 바 있다.


강기훈씨 유서 대필 조작 사건 이후 30년

그러거나 말거나, 곽 의원은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어제 제가 기자회견에서 밝힌 내용이 사실로 드러났습니다"며 <조선일보>의 <[단독] 할머니 가족 "숨진 소장이 돈 빼내" 정의연 "아들이 돈 요구"> 기사를 공유하기도 했다.

곽 의원이 의혹을 제기하면 보수언론이 받아쓰거나 의혹을 확대재생산하는 패턴이 오늘도 반복되고 있는 셈이다. 12일 오전 <중앙일보> 역시 <[단독]곽상도 "사망추정 10시50분~22시55분? 이게 말되나">를 통해 곽 의원의 의혹제기에 날개를 달아 주기도 했다. 

결국 재선 야당 의원이 30년 전 활개치던 '공안검사'의 그 '특질'을 이용, 망자까지 이용하는 형국에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 이를 두고 시민단체 출신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 역시 12일 당 최고위원회회의에서 참담함을 표시했다. 


"자살보도 윤리강령이 있듯이 자살에 대한 보도는 매우 신중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국회의원이라는 신분을 이용해서 사망 관련 정보·정황 취득하고 유족 외 다른 사람들이 알아야 할 하등의 이유가 없는 불필요한 정보들을 공개해서 음모론 유포에 활용하고 있다. 

고인은 쉼터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과 무분별한 취재 행태 등으로 고통 받다가 돌아가셨다. 고인의 죽음 뒤에 여전히 자행되는 허위사실 유포, 모욕과 명예훼손 등이 대한민국 국회의원에 의해 자행되고 있다는 사실이 참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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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및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시나리오 작가 https://brunch.co.kr/@hasungtae 기고 및 작업 의뢰는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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