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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전 의원이 민주당 당대표 출마를 공식화 하는 모양새다. 특히나 김부겸 전 의원은 당대표 당선시 임기 2년을 모두 채우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2022년 실시되는 대선에 불출마하겠다는 선언이기도 하다. 이로써 민주당 전당대회는 기존에 당대표 출마로 가닥을 잡던 이낙연 의원의 대세론과 대권 포기까지 암시한 김부겸 전 의원의 배수의 진 대결로 막을 올리는 모양새다.

물론 이낙연 의원의 전당대회 참여가 정식화 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김부겸 전 의원과 이낙연 의원 간의 대결은 민주당 내부에서 벌어진 TK 대표 정치인과 호남 대표 정치인 간의 대결이라는 점에서 흥미를 끌기 좋은 구도가 됐다. 그리고 무엇보다 두 정치인 간의 대결은 전당대회 이후의 모습에 따라 민주당의 기나긴 지역주의 타파 역사의 완성을 상징할 수도 있는 사건으로 기록될 여지도 존재한다. 그리고 이번에 펼쳐질 2020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갖는 정치사적 의미가 바로 여기에 있다.

1. TK 대표주자 김부겸, 호남 대표주자 이낙연
 
 4·15 총선에서 낙선한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대구 수성갑)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부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은 지난 5월 8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는 모습.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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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지점은 두 중진 정치인의 이력이다. 먼저 김부겸 의원은 민주당 내 영남, 정확하게는 대구-경북(TK) 대표 정치인으로 인식된다. 김부겸 의원은 한겨레민주당으로 정치를 시작하였고 민주당에서 정치를 지속했다. 하지만, 3당 합당 이후 한나라당에 합류하여 경기도 군포에서 국회에 입성했다. 다만 김부겸 전 의원은 2003년 한나라당을 탈당해 열린우리당으로 당적을 옮겨 3선 고지까지 밟게 되었다. 

그리고 2012년. 김부겸 의원은 지역주의 타파를 기치로 내걸고 대구 출마를 선언한다. 이때부터 그는 지역주의 타파의 상징적 정치인이 됐다. 당시 김부겸 전 의원은 대구 수성갑에서 낙선했지만, 40.4%를 얻어 의외의 선전을 했다. 이후 김부겸 전 의원은 2014년 대구시장 선거에 나가 40.3%를 획득한다. 단지 대구 수성갑을 넘어 대구 전체에서 얻은 성적이었기에 지역주의 타파라는 주제를 놓고 보면 더욱 의미있는 기록이었다. 그리고 김부겸 전 의원은 2016년 20대 총선 대구 수성갑 지역구에서 당선됐다.

비록 김부겸 전 의원은 2020년 21대 총선에서 낙선했지만, 여전히 현재 한국 정치에서 지역주의 타파의 상징은 정치인 김부겸으로 남아있다. 그는 여전히 민주당 내에서 거의 유일하게 TK에서 당선가능성을 갖춘 정치인으로 분류된다.
 
 4·15 총선 종로 출마를 공식 선언한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7일 오전 서울 종로6가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 창간 20주년 기념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은 지난 2월 9일 <오마이뉴스> 창간 20주년 기념 인터뷰를 하고 있는 모습.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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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의원은 민주당의 호남 정통파 정치인으로 분류된다. 이낙연 의원은 언론인으로 활동 중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발탁돼 2000년 16대 총선에서 함평-영광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국회에 입성하게 된다.

이낙연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정국이었던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에 참여하지 않았고, 동교동계가 중심이 되었던 새천년민주당 후보로 같은 지역구에서 재선하게 된다. 이후 18·19대 총선에서도 이낙연 의원은 연이어 당선했고, 이낙연 의원은 2014년 6회 지선에서 전라남도 도지사에 당선되었다.

그리고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은 이낙연 지사를 국무총리로 지명하게 된다. 당시 문재인 정부는 20대 총선과 19대 대선에서 안철수 전 의원에게 지지세를 상당량 빼았겼기 때문에 호남의 지지세를 다시 확보할 필요가 있었다.

또한 당시 정국이 탄핵 이후 여야의 극한 대립상태였으며, 더 나아가 여소야대 상황이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이낙연 의원의 다선의 호남 중진의원, 전남도지사 경력은 문재인-민주당 정부에게 굉장히 매력적인 요인이었고, 이낙연 의원은 국무총리로 임명되었던 것이다.

2. 구도의 전환

김부겸 전 의원과 이낙연 의원의 이력을 종합해보면 두 정치인은 민주당 내에서 각기 영남과 호남을 대표하는 정치인이다. 그리고 역설적이게도 두 정치인 간의 대결은 민주당 지역주의 타파의 완성으로서 평가될 여지가 존재한다.

우선 두 정치인 중 누가 승리한다고 해도 두 정치인 모두 주요 대권주자라는 점은 변하지 않는다. 이낙연 의원은 대권 주자 지지율 1위를 놓치지 않고 있으며 김부겸 전 의원 역시 영남에서 득표율을 갖춘 몇 안 되는 민주당 정치인이다.

중요한 지점은 전당대회 이후 두 정치인 간의 관계설정에 있다. 호남과 TK의 대결이 화합의 그림으로 마무리 될 수 있다면 전당대회 승패 여부를 떠나 민주당은 호남의 이낙연-영남의 김부겸 연대 체제로 다음 대선을 치를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이 체제가 대선 승리, 구체적으로는 영남에서의 상당한 지지율 확대를 기반으로 한 대선 승리로 이어진다면 최초로 영호남이 손잡고 대권을 거머쥐었다는 상징적 결과까지 만들어낼 수 있다.

 
 1997년 15대 대선 이후 민주당 후보들의 영남 득표율 종합
 1997년 15대 대선 이후 민주당 후보들의 영남 득표율 종합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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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호남과 수도권을 기반으로 하는 민주당은 1997년 15대 대선 이후 영남에서 온전한 대선 승리로 규정할만한 결과를 얻은 적이 없다. 특히나 민주당 대선 주자들은 TK 지역에서 25%를 넘긴 적도 없다. 다만 전체적으로 보면 민주당의 대선 영남 득표율을 완만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19대 대선에서는 문재인 당시 후보가 TK 두 지역 모두 20%를 넘었으며 PK 지역에서는 모두 35%를 넘어서기도 했다. 

앞서 설명했듯 김부겸과 이낙연이라는 두 정치인 모두 전당대회 이후 대권주자로 남아 있을 것이다. 민주당 내에서 각기 영남과 호남을 상징하는 두 정치인이 전당대회 이후 화합하는 모습을 만들어 내고 연대해 다음 대선을 치를 수 있다면, 민주당은 영남과 호남에서 지역주의 타파라는 명분을 내걸 수 있게 된다.

물론 민주당 후보가 대선에서 패배할 수도 있고, 영남에서 기대보다 낮은 지지율을 얻을 수도 있다. 그러나 각 지역을 상징하는 정치인이 전당대회에서 치열한 대결을 펼쳤고, 그 결과가 두 정치인이 화합하여 치르는 대선이라는 모습이라면 민주당의 지역주의 타파의 완성이라는 또 하나의 상징적 정치사로 기록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번 2020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갖는 정치사적 의미가 바로 이 지점에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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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학/사회복지학 학사 졸업. 사회학 석사 졸업. 사회학 박사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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