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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일부 코로나19 집단감염 원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는 '개척교회'가 전체 개척교회의 이미지를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아래 중대본)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일부 교회와 관련된 확진자가 82명으로 급증하자, 일부 언론에서는 보도 과정에서 '인천 개척교회 모임'이라는 표현을 통상적으로 사용하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해 이진오 인천세나무교회 목사(건강한작은교회동역센터 공동대표)는 지난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그냥 개척교회 모임이 아니라 '국제에녹부흥사회'라고 분명하게 언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목사는 "인천개척교회모임은 목회자들의 사적모임이 아니라 '국제 에녹 부흥사회'라는 이름의 단체"라며 "이 단체는 매주 목요일 저녁 '신유성회'라는 이름으로 은사와 치유집회를 했고 집단 안수(신체에 손을 얹고 기도하는 행위)를 시행했다, 이런 모임의 특성상 찬양과 기도는 비정상적으로 열광적"이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이 목사는 "안타까운 것은 이 모임이 '인천 개척교회모임'이라고 소개되면서, 방역지침에 따라 상식과 배려를 지키며 고군분투하고 있는 개척교회와 작은 교회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했다.

본지는 이 목사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 인천 지역의 코로나19 확산과 인천 '국제에녹부흥사회'에 관한 이야기를 직접 들을 수 있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 

신유집회 참석했던 목회자들...각자 교회에 돌아가 확진 드러나 
 
이진오 목사 (인천세나무교회)는 코로나19 확진 원인으로 개척교회라는 명칭을 사용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진오 목사 (인천세나무교회)는 코로나19 확진 원인으로 개척교회라는 명칭을 사용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 이진오 목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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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도권 일부 교회에서부터 시작된 코로나19 확산을 두고 인천 개척교회 모임이 아니라 '국제에녹부흥사회'가 이번 문제의 원인이라고 주장하셨는데. 
"언론에서 코로나19와 관련된 특정 지역과 장소를 이야기하는 것은 방역을 더욱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이번 코로나19와 관련해 단순히 인천 개척교회가 문제의 원인이라는 식으로 말한다면, 이번 사태와 관련 없는 인천 지역의 작은 교회와 미자립교회가 엄청나게 피해를 보게 됩니다. 인천 개척교회 모임이라고 말하는 것은 실제 방역에 도움이 되지 않고, 이번 사태의 원인을 제공한 '국제에녹부흥사회'를 분명하게 지칭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그렇다면 '국제에녹부흥사회'는 어떠한 단체입니까? 매주 목요일마다 은사 신유집회를 연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국제에녹부흥사회'는 인천 미추홀구에 있는 등불교회의 예수능력신유센터 등에서 매주 목요일마다 신유집회를 진행했습니다. 이 교회에는 '에녹신학원'이 설립돼, 사람들이 이 신학원에서 교육을 받고 목회자가 된 다음 에녹총회에 가입해서 목회를 하는 것 같습니다.

문제가 된 부분은 이 신유집회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지 않고, 자신들이 가진 신유의 능력을 과대평가한 것에 있습니다. 지난 성남 은혜의강교회에서도 코로나19가 확산될 때 신유집회를 해서 많은 사람이 감염되지 않았습니까? 이번 사태도 비슷하다고 봅니다. 이번에 인천 지역에서 발생한 대부분의 확진자가 신유집회에 참석한 목회자들과 가족들에게서 나오고 있는데요. 이번 일이 그 목회자들에게도 자신들을 돌아보는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 원어성경연구회를 통해서도 코로나19가 확산됐다고 언론에 보도됐는데, 원어성경연구회와 '국제에녹부흥성회'는 서로 관련이 있는 것인가요?
"'국제에녹부흥성회'는 인천에서 진행된 모임이고, 원어성경연구회는 서울에서 진행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서로 직접적인 관련은 없어 보이고, 원어성경연구회는 성경 중에서 킹제임스버전(KJV)을 중시하는 목회자들이 같이 모여서 원어성경을 연구했다고 들었습니다."

- 현재 인천에서 직접 목회를 하시는데, 코로나19의 확산세를 어느 정도로 체감하십니까?
"인천은 인구밀집지역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수도권에서 그동안 코로나19 확진자가 적어서 방역을 잘하는 편에 속했습니다. 대부분의 교회에서도 방역과 예방에 앞장섰습니다. 그러나 지난 5월에 부천 쿠팡 물류센터에서 시작된 코로나19 감염이 가까운 인천에서도 계속 나와 현재는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 같습니다.

특히 '국제에녹부흥성회'와 같은 교회 모임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는 조짐을 보이니까 인천시에서도 교회를 예의주시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7일 제가 섬기는 세나무교회 주일예배에도 남동구청에서 2명의 방역 담당자가 찾아와 방역당국에서 강조했던 지침들을 잘 준수하고 있는지 확인했습니다. 아마도 인천에 있는 모든 교회에 이렇게 방역 담당자가 찾아간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교회는 코로나19의 확산세를 지켜보면서 수련회와 같은 모임은 최대한 자제해야 할 겁니다."

- 2017년에 이 목사는 <재편>이란 책을 통해, 대형교회가 아닌 건강한 작은 교회들의 공생이 한국교회에 필요하다고 강조하셨습니다. 지금까지도 직접 인천 논현 목회자 모임을 이끌고 계신 것으로 아는데, 이번 코로나19를 계기로 한국교회에 어떠한 재편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하십니까?
"이번 코로나19는 큰 교회와 작은 교회를 가리지 않고 모두에게 엄청난 위기를 가져다줄 겁니다. 저희 목회자 모임에서는 앞으로 '진짜 교회만 살아남을 것 같다'는 말을 많이 합니다.

교회는 원래 신앙을 바탕으로, 친밀한 관계를 기반으로 형성된 공동체입니다. 교회에서 진실한 관계를 형성하지 못하고 피상적으로 신앙생활을 한 교인 같은 경우는 코로나19로 인해 교회에서 많이 떨어져 나가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대형교회가 코로나에 상당히 취약하다는 것이 분명해졌습니다.

사람들이 대형 모임 자체를 꺼리고, 소규모라도 진실하게 신앙생활하기에 적절한 교회를 선호할 것입니다. 저희 목회자 모임에서는 이러한 재편의 시대에 지역교회가 지역사회와 밀접하게 소통하는 데 많은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관공서의 손길이 닿지 않는 그늘진 데와 독거노인 등에 계속 관심을 두어 봉사를 하고, 최근에는 헌혈이 필요하다고 해서 저희가 앞장서서 헌혈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미 한국교회의 재편은 시작됐고, 코로나19로 인해 한국교회의 재편은 가속화될 것으로 봅니다."

태그:#코로나19, #개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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